제4의 식탁 - 요리하는 의사의 건강한 식탁
임재양 지음 / 특별한서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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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37년 된 외과 의사로 25년 전 유방암 검진 클리닉을 열었다. 2000년 들어 유방암이 급증하자 원인이라고 얘기하는 서구화된 생활 습관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 결과 건강한 먹거리를 찾아 교육하고 환경 운동도 하며 현미 채식을 하며 체중을 줄인다.

 

유방 환자들을 만나며 유방 염증의 원인이 자가면역질환이라고 추측하게 된다. 저자는 자연 치유에 주목하며 부작용이 많은 스테로이드를 쓰지 않고 수술도 하지 않고 관찰만 하는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그 결과 관찰만 하는 치료가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이야기한다.

 

"관찰한다고 그냥 지켜보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2주일에 한 번 정도 병원을 방문하면 끈적끈적한 고름 부분들을 정리해주고 상태를 살펴본다. 그리고 병의 원인이 되는 환경호르몬과 관계된 음식물 교육을 더 열심히 한다. 어떤 경우는 음식물 교육만 해도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이기도 한다. 이제는 이러한 유방 염증이 환경호르몬과 관계있는 병이라고 확신한다."

 

우리 몸의 수용체는 진짜 호르몬과 환경호르몬을 구분하지 못하여 이상한 병을 일으킨다. 더군다나 환경호르몬은 반감기도 매우 길어 잘 줄어들지도 않고 지방에 축적된다. 그러면 어떻게 환경호르몬을 피할 것인가? 저자는 먼저 샴푸나 세안제 사용을 끊었다. 먹거리는 유기농만 고집하고 공기 청정기를 설치하여 미세먼지에 신경 썼다. 그러다 저자는 고기, 생선, 유제품조차 먹지 않는 비건을 선택하게 된다.

 

"채식주의자가 된 논리적인 근거는 이렇다. 환경호르몬은 가축, 생선, 유제품의 지방에 축적된다. 유기농을 먹어도 어느 정도 환경호르몬 섭취를 줄일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환경호르몬이 붙어 있는 지방의 섭취를 줄이는 길, 채식밖에 답이 없다고 생각했다."

 

채식을 하기 전까지 저자는 체중은 95Kg였고 한자리에 고기를 5인분이나 먹을 정도로 고기를 좋아했다. 그런데 현미채식을 하자 별다른 운동을 안 했는데도 살이 빠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몸이 가벼워지고 쉽게 피곤해지는 증상이 사라졌다. 현미채식을 적게 먹는 것도 아니다. 일반인의 두 배 정도 먹는데도 저절로 살이 빠지고 몸이 가벼워지는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다. 채식만 해도 영양학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고 덧붙인다.

 

채식주의자의 다른 관심은 어떻게 건강한 먹거리를 구하느냐이다. 일단 제철 재료로 음식을 해 먹는 것이 가장 기본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더불어 공동으로 땅을 매입하여 농사를 시작했다.

 

요리를 할 때 조리 과정을 단순히 해야 한다. 저자는 기름에 무치고, 볶고, 튀기지 말라고 조언한다. 고기를 먹고 싶으면 기름이 없는 고기로 아예 스테이크를 먹되 소스는 뿌리지 말라고 이야기한다다. 배가 고프면 간식을 먹지 말고 물을 마시라고 덧붙인다.

 

저자는 꽉 막힌 것 같지만 또 융통성이 있다.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한다. 5년 동안 비건이 되고 보니 외식을 할 때 상대방이 메뉴를 정하는 것도 불편해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서 지금은 집에서 굳이 고기를 먹지는 않지만 약속 장소에서는 편하게 먹는다고 이야기한다. 저자의 이런 유연함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많은 약속을 집으로 불러서 건강한 밥을 직접 차려준다. 나도 이 경지에 이르고 싶다!

 

"나는 지금 온갖 불건강하지만 맛있다고 알려지 음식을 간혹 먹는다. 먹는 음식을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게 접근하지 말자고 시작한 일인데, 사실 나도 이런 음식을 먹으면 맛있다. 그리고 죄책감도 없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사실 이제 불건강한 음식은 입에 당기지 않는다. 먹어도 몇 점만 먹는다. 옛날에는 삼겹살이 그렇게 맛있었다. 기름만 골라서 먹었다. 이제는 역겨운 냄새가 난다."

 

손님을 초대하고 요리를 준비할 때 저자가 세운 원칙은 다음과 같다. 식탁의 교제를 하는 것은 관계의 발전에 매우 좋지만 무리한 식사 준비는 심신을 지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점점 손님 초대를 안 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가 세운 원칙은 손님을 지속적으로 초대할 수 있는 지혜로운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 간단하게 준비한다.
- 준비 시간은 한 시간을 넘지 않도록 메뉴를 정한다.
- 손님은 음식 준비를 돕기도 하고 그릇을 나르기도 한다.
- 설거지는 같이 한다.
- 오는 사람들은 그냥 와인 한 병 정도 들고 오면 된다.

 

대변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도 귀담아들어야 한다. 만성 변비에 대한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하다. 식이섬유를 많이 먹으면 된다. 이제는 거의 다 좌변기를 사용하는데 저자는 예전의 쭈그려 앉는 화변기가 해부학적 구조로 대변을 보는데 유리한 자세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추진력과 실행력이 대단하다. 한옥으로 병원을 지으며 야외에 화변기를 설치했다. 대안으로 좌변기에 앉을 때 다리 밑에 받침대를 두면 쭈그려 앉는 것과 비슷한 자세가 된다고 알려준다.

 

저자는 직접 빵을 만들어 환자들에게 무료로 나누어 준다. 빵이 몸에 해로운 것은 상업적으로 대량생산하며 판매량을 늘리기 위하여 제조 과정에서 설탕, 유화제, 방부제, 각종 첨가물을 넣기 때문이다.

 

"밀가루가 건강에 안 좋은 것이 아니었다. 통밀로 만든 빵에 샐러드를 충분히 곁들어서 먹으면 건강한 기준에도 전혀 손색이 없다. 설탕이나 버터가 잔뜩 들어간 빵에 당분이 농축된 잼을 발라서 먹으니 열량이 많을 수밖에 없다."

 

책 제목인 '제4의 식탁'은 세계적 요리사인 댄 바버의 '제3의 식탁'에서 나왔다. '제3의 식탁'은 환경도 살리고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하여 요리사가 주도적으로 식탁을 차려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음식은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에 이제는 의사도 식탁의 중요성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하며 '제4의 식탁'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심지어 댄 바버가 운영하는 뉴욕에 있는 블루힐 레스토랑에 직접 방문하기도 한다.

 

채소는 거친 채소를 먹어야 한다. 약을 안 쳐서 말라비틀어진 모양의 채소를 적극적으로 구매하고 먹어야 한다. 이것은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깨어 있는 많은 소비자들이 연대하여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부들에게 힘을 불어 넣어야 한다. 벌레 먹고 억센 농산물을 제값 주고 사는 훈련이 필요하다.

 

"농민이 거짓말하도록 만들고 진정한 농민들이 죽도록 만들면 우리들의 건강도 같이 죽는다. 식이섬유의 놀라운 효과를 아는 의사가 나서서 그 효능을 설명하고, 농부들은 그런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하고, 소비자는 그런 농산물로 음식을 만드는 그런 식탁-의사가 주도적으로 건강한 먹거리를 알리는 '제4의 식탁'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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