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EBS 자본주의 제작팀 지음 / 가나출판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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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자본주의에 대한 공부는 불가피하다.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는 입문서로 괜찮은 책이다. 다만, 자본주의와 경제, 금융시스템에 대하여 어느 정도 지식이 있는 분들은 정리 차원에서 가볍게 읽을 만하다. 정지은 담당 PD는 10여 년간 약 1천여 권의 경제학 서적을 섭렵하였고 이를 기반으로 기획하며 취재하였다. 따라서 <자본주의>는 돈과 경제와 관련된 핵심 내용을 담고 있다.

기본적으로 돈은 신용이라는 개념을 알고 있어야 한다. 고객이 은행에 돈을 예치하면 은행은 국가가 정한 일정 비율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대출할 수 있다. 그 비율을 지급준비율이라고 한다. 즉 고객이 백만원을 예치하고 지급준비율이 10%이면 은행은 90만원을 대출할 수 있다. 90만원을 대출받은 또 다른 은행은 10%인 81만원을 대출해줄 수 있다. 이렇게 100만원으로 계속해서 새로운 돈이 창조된다. 물론, 모든 고객이 한꺼번에 돈을 찾으러 은행에 몰려들면 은행은 파산하게 된다.

이렇게 시중에는 통화가 유통되는데 이 통화량을 조정하는 것이 중앙은행의 역할이다. 중앙은행은 이자율(기준금리)과 지급준비율을 통하여 통화량을 통제한다. 또한, 화폐를 직접 찍어내며 통화량을 늘릴 수도 있다. 무엇보다 이자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돈을 찍어낼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한다.

경제는 기본적으로 통화량이 늘어나 물가가 오르는 인플레이션과 모든 것이 축소되는 디플레이션이 반복된다. 끝없는 호황과 끝없는 불황은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지금의 경제 상황이 어느 지점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정책과 대응, 투자 방식 등이 결정된다.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돈은 돌고 돌아야 그 양이 증가한다. 그런데, 누군가 대출을 갚으면 그 흐름이 끊어지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누군가는 이자를 갚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저자는 수입이 적고 빚은 많은 사람들, 경제 사정에 어두운 사람들, 사회의 가장 약자들이 파산을 하게 된다고 지적한다. 정리하면 돈은 한정되어 있는데 이자+실제의 돈이 실제의 돈보다 더 많기 때문에 누군가는 이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쟁'이라는 것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시스템에는 없는 '이자'가 실제로는 존재하는 한, 우리는 다른 이의 돈을 뺏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해야만 한다."

자본주의는 구조적으로 빚을 만들 수밖에 없다. 은행은 자선이나 배려 차원에서 약자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돈을 빌려주는 것은 '약자를 공멸로 몰아가는 비정한 원리'라고 설명한다.

"자본주의 구조 안에서 돈은 빚이다. 이자가 존재하지 않는 시스템 안에서 우리는 돈의 노예가 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누군가가 파산을 해야 누군가가 돈을 벌 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더 우리는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

재테크를 위해서 펀드나 금융 상품을 가입할 때는 조심해야 한다.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라구람 라잔 교수는 재테크의 위험을 이야기하며 잘 모르고 덤비다간 손가락이 잘리기 십상이라고 말한다. 은행 창구 은행원이 오로지 내가 돈을 버는 것을 목적으로 재테크 상품을 권하는지 당연히 의심해야 한다. 은행은 보수와 수수료가 높은 상품을 고객에서 1순위로 추천할 가능성이 높다. 펀드, 주식, 보험 등 모든 상품을 투자하거나 가입할 때는 반드시 수수료를 확인하고 약관을 챙겨봐야 한다. 퇴직금이나 전 재산을 날리는 일이 없도록 꼭 의심하고 스스로 공부해야 한다.

"이제 우리는 은행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한다. 은행을 너무 믿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은행과의 거래를 안 할 수는 없다. 모든 투자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도 아니다. 모든 상품은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란 사실을 인식하고, 그 상품의 수익률과 함께 위험성에 대한 설명도 반드시 들어야 한다. 모르면 묻고, 이해가 될 때까지 질문해야 한다. 그것이 '자신의 이익을 먼저 추구하는 은행'과의 공정한 거래법이다."

부모는 자녀가 어릴 때부터 금융에 대한 이해력을 가지도록 도와야 한다. 가계의 상황에 대해서도 자녀들이 정확히 인지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또한 돈에 대해 너무 터부시할 필요가 없음을 알려주어야 한다. 금융 생활의 네 가지 축인 저축, 투자, 소비, 기부에 대한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불량 식품만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다. 불량 금융상품은 온 가족의 삶을 파괴하는 가정파괴범이자 사회악이다."

저자는 지혜로운 소비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인간은 합리적으로 소비하기보다는 어린 시절 형성된 습관의 산물로 소비하게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지혜로운 소비를 하려면 마케팅 전략을 알아야 한다. 오른손잡이가 많기 때문에 반시계 방향으로 돌 때 더 많이 구매한다. 쇼핑 카트가 클수록 더 많이 구매하는 성향도 있다. 시식을 하면 허기를 더 느끼고 더 많이 사게 된다. 이런 전략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심지어 우리 소비 행동은 95% 이상 무의식이 결정한다고 이야기한다.

"소비는 결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것이 아니다. 오히려 소비는 감정에 의해 더욱 영향을 받는다. 슬픔, 불안, 우울, 외로움이 소비를 더 부추기며, 외적 요인인 신용카드가 뇌의 고통을 덜어주어 더 많은 소비를 유발하는 것이다."

자본주의는 여러 구조적 문제를 가지고 있고 소득의 불균형을 야기한다. 그렇다고 자본주의를 버릴 수도 없다. 결국, 고장 난 자본주의를 고쳐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특히 소득의 불균형에 따른 불평등을 어떻게 바로잡을지 고민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분배하고 복지를 마련할지 연구해야 한다. 저자는 퍼주기식 복지가 아닌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생산적인 복지와 약자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건강한 복지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무엇보다 자본주의 소소의 자본가를 위한 시스템이 되어서는 안 된다. 99% 이상의 평범한 사람들을 위해 시스템이 작동 되도록 개선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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