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에 다리가 하나여도 웃을 수 있다면 - 왜 이리 되는 일이 없나 싶은 당신에게 오스카 와일드의 말 40
박사 지음 / 허밍버드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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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오스카 와일드의 일생과 그의 말을 저자 자신의 삶과 연결하며 생각을 풀어 낸다. 사람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누군가로부터 항상 영향을 받는다. 그중에서도 특별한 영향을 미친 사람이 있는데 저자에게는 오스카 와일드가 그런 특별한 사람이었던 것 같다. 오스카 와일드에 대하여 잘 몰랐는데 이번 기회에 나도 그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그의 명언을 하나씩 읽다 보면, 그 매력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젊을 때는 인생에서 돈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겼는데, 나이가 들고 보니 그게 사실이었잖아!"

오스카 와일드의 말이다. 이 말을 읽는데 갑자기 박명수가 생각나는 것은 왜 일까? 박명수의 현실적인 명언들 중에 몇 가지 추려내면 다음과 같다.

"티끌 모아봤자 티끌이다."

"선배는 입 닫고 지갑 열어라."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이미 늦었다."

"감사의 표시는 돈으로 하라."

오스카 와일드는 '개의치 않음'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다. 사회의 갈채를 받을수록 더욱 사회를 비웃었다. 지금 사람들은 지나치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의식해서 문제이다. 특히, SNS는 사람들을 가만 놔두지 않는다. 좋은 이야기든, 안 좋은 이야기든 흘러흘러 듣게 되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때 한 마디, 한 마디에 경거망동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누가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 개의치 내 개성을 유지하며 살면 된다.

"나는 나 혼자 떠드는 것이 좋다. 그럼 시간도 아끼고 논쟁도 막을 수 있다."

이것도 오스카 와일드의 말이다. 가끔 사람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이제는 좀 그만 대화하고 개인 시간을 가지고 싶을 때가 있다. 차라리 혼자서 책 읽으면 그 시간이 더 유익할 것 같은 마음이 든다. 예전에는 그래도 사람들과 대화하면 하나라도 건지기 위하여 필사적으로 귀를 기울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냥 책을 읽으며 지식과 사고를 확장하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스카 와일드는 다른 차원으로 접근한 거 같다. 쓸데없는 이야기를 안 듣기 위하여 대화를 안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대화를 이끌어간 것이다. 나보다 한 수 위의 방법이다.

저자는 대화가 서로를 완벽하게 파악하게 해줄 거라는 생각은 큰 착각이라고 말한다. 저자의 이 말은 오스카 와일드의 말만큼 통찰력 있고 예리한 말이다. 우리는 종종 대화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거라는 무한 신뢰를 보인다. 그런데 실제로는 대화하다가 더 갈등이 커지고 오해가 생기는 경우도 허다하다. 왜 그런 것일까? 바로 대화하는 법을 잘 모를뿐더러 스스로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조차 잘 모르는 사람이 많아서이다. 이 경우, 아무리 대화를 한다고 해도 해결책이 나올 가능성은 매우 낮다.

"착한 사람이 되려면 자기 자신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불화는 남들과 억지로 조화를 이룰 때 생긴다."

이 말도 위트와 조롱이 함께 녹아 있는 명언이다. 우리는 언제나 억지로 조화를 이루려고 노력하고 그로 인하여 불화가 생긴다. 가장 먼저 나 자신과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데 사람들은 우선순위를 바꾸어 버린다. 내 생각과 마음이 정리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다른 사람과 조화를 이룰 수 있겠는가.

"이기심은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남들더러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살라고 하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우리 사회는 이기심으로 가득하다. 일단, 부모들부터 반성해야 한다. 부모들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자식들이 살기를 기대한다. 기대를 넘어서 무언의 압력을 넣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오스카 와일드가 말하는 이기심이다. 이기적인 부모가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그러나 저자의 말처럼 지금 젊은 세대는 자신을 희생하지 않으려 한다고 윗세대로부터 이기적이라고 비난받는다. 그들은 자신들의 행동이 오히려 더 이기적이라는 것을 결코 이해하지 못한다.

"어떤 사람을 판단할 때는 그가 친구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따져야 한다."

이 말을 읽고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나는 친구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물론 이는 친구들에게 물어봐야 하는 질문이다. 친한 친구들에게 내가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한 번 생각해보고 알려달라고 해야 될 것 같다. 친한데도 아무런 영향을 못 미치고 있으면 그 또한 문제이다. 안타깝게도 오스카 와일드는 '나쁜 친구' 때문에 가족과 생이별을 하고 재산을 모두 잃었으며 혹독한 감방 생활의 영향으로 수명마저 짧아졌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사람들은 자기와 상관없는 사람에게는 늘 친절하다."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친한 사람, 안 친한 사람, 싫은 사람으로 자연스럽게 분류가 된다. 그런데 지금까지 보면 직속 상사와 가깝고 친하게 지내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반대로, 다른 부서 사람이고 나와 업무상 부딪힐 일이 없는 경우는 보통 사이가 원만하며 친절을 베풀게 된다. 저자는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가까운 이들에게 베푸는 친절이라고 설명한다. 나의 직속 상사, 나의 가족 등 가까운 사람에게 더 친절한 사람이 되고 싶다.

책을 읽으며 저자처럼 명언을 곱씹으며 내 삶을 비추어 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나의 잣대를 통하여 나에게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고 잘하고 있는 부분은 더 잘할 수 있다. 이러한 잣대가 없으면 내가 어디로 가고 있고 어떻게 살고 있는지 인지하기가 쉽지 않다. 나도 나만의 '오스카 와일드'를 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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