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식품 - 만드는 사람은 절대 먹지않는
아베 쓰카사 지음, 황미숙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저자는 첨가물 관련 일에 종사했는데 10년간 약 100종의 가공식품 개발 관련 일을 했다. 어떤 첨가물을 사용하면 식품이 잘 팔리는지를 말하고 다니는 '첨가물 상담사'같은 일을 한 것이다. 기본적으로 가공식품이나 완조리 식품에 첨가물이 들어간다. 첨가물에 대한 저자의 기본적인 견해는 다음과 같다. 

"첨가물의 화학물질에 독성이 있는지 여부는 인체실험에 근거해서 허가가 난 것이 아닌 이상 안전성이 완전히 해명되었다고는 할 수 없다. 그냥 사용하도록 두다가도 갑자기 사용 금지 조치가 내려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해준다." 

그런데 저자는 10년 동안 종사하다가 왜 갑자기 내부 고발자가 되었는가? 저자는 사랑스러운 딸이 세 살이 되던 생일날 자신이 개발한 미트볼을 가족이 맛있게 먹는 것을 본 순간에 정신이 번쩍 든다. 다음날 회사에 사표를 던진다. 

"정체불명의 식품을 자식에게 먹여도 될 리가 만무하다. 어린아이에게 첨가물을 계속 먹이면 몸에 부담이 가는 것은 누가 봐도 자명한 일이다." 

저자는 아토피 등 알레르기가 첨가물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아이들이 참을성이 없어지고 쉽게 폭발하는 현상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저자가 가공식품을 개발할 때 첨가물을 과도하게 넣지는 않았다. 법에서 정한 기준치를 넘는 첨가물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첨가물을 넣은 것 자체에 대해 당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국가에서 하가했다고 해서 안전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첨가물의 위해성은 전부다 밝혀지지 않았다. 저자는 한 종류의 첨가물에 대해서는 안정성 테스트를 하는데 여러 첨가물을 동시에 섭취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동물실험이 이루어지지 않다고 꼬집는다.  

"하루에 300~500종류나 되는 첨가물을 동시에 섭취할 경우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라면은 뜨거운 물만 넣어도 3분이면 면이 다 익는데 국수는 왜 안 익는 걸까? 이에 대해, 저자는 둘 다 보존식이라서 수분을 제거하는 것까지는 똑같은데 국수는 생면을 그대로 말려서 물기를 빼는 반면, 라면은 수분을 빼기 위해 기름에 튀겨낸다고 설명한다. 즉, 라면은 삶아서 튀긴 것이다. 그런데 라면 한 봉지 열량이 500킬로칼로리인데 이 중에서 지질(기름)이 차지하는 양이 200킬로칼로리 정도 된다는 점이다. 이런 식으로 기름은 여기저기 쓰이며(육류 조리, 마요네즈 등) 아이들은 고열량, 고지방질을 섭취하게 되고 성인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초등학교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간식 중 하나가 바로 컵라면이다. 밥도 아니고 간식으로 즐겨 먹는다. 부모들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햄버그스테이크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말한다. 더불어 패스트푸드점의 햄버거 하나에만 60가지 넘는 첨가물이 들어간다고 한다. 

"유감스럽게도 시판되는 햄버그스테이크에는 기름이 들어가지 않으면 맛이 없다. 우리는 이미 고기 자체의 맛보다도 기름이 만들어내는 부드럽고 매끄러운 혀의 촉감, 그 쾌감을 맛이라고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붉은 살 부분은 푸석푸석하고 풍미가 좋지 않아 가격이 싼데, 그것에 기름이 많은 안심을 20% 정도 섞은 것이 햄버거에 이용된다. 물론 기름과 유화제, 결착제 등을 넣어서 육질을 부드럽게 만든다." 

살살 녹는 치즈도 첨가물이 들어간다. 본래 치즈는 늘어나는 성질이 없다. 폴리린산나트륨이나 구연산나트륨 등을 조합하여 녹을 수 있게 만든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문제는 이런 첨가물을 통한 인공적인 맛이 처음에는 꺼려지지만 계속 먹으면 그 맛에 익숙해지게 된다는 것이다. 자연의 맛을 맛있다고 느끼는 대신, 인공의 맛을 맛있다고 느끼게 된다. 마치, 예전에 집에서 맛있게 먹던 콩나물국이 사실은 다시다 맛인 것처럼 말이다. 

저자는 기름과 더불어 염분과 당분도 과다 섭취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염분, 당분, 유분을 '과다섭취 삼형제'라고 저자는 부른다. 더 큰 문제는 짠맛을 희석시키려고 여러 화학조미료를 넣어 미각을 마비시키고 우리의 혀가 점점 더 진한 맛을 원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당분 역시 마찬가지이다. 설탕은 원가가 비싸서 음료수에 사용하지 않는다. 포도당액을 과당액으로 변화시킨 다음 포도당과 과당을 배합하여 단맛이 강한 시럽인 '포도당과당액당'을 만든다고 설명한다. 놀랍게도 이 시럽만 넣으면 너무 달아서 못 마시는데 여기에 신맛이 나는 산미료라는 '첨가물'을 넣으면 아이들은 맛있다고 한다. 

섭취과다 삼형제가 포함된 식품의 대부분이 정크푸드라 불리는데 인스턴트라면, 스낵과자, 패스트푸드 등이 대표적이다. 청량음료, 도시락, 레토르트 국수까지 정크푸드로 분류하기도 한다.  

밖에서 사 먹는 정크푸드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여전히 화학조미료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저자는 경고한다. 가장 대표적인 화학조미료는 '글루타민산나트륨'이라고 한다. 

화학조미료 맛에 익숙하더라도 희망은 있다. 최소 3일에서 7일 정도 무첨가 재료로 식단을 짜면 미각이 본래대로 돌아온다고 저자는 알려준다. 원래대로 돌아가면 화학조미료를 먹을 때 거부감을 느끼게 된다. 

편의점에 진열되어 있는 샌드위치 등의 식품들은 왜 하루 이틀이 지나도 변하지 않고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 바로 착색료, 조미료, 장기간 보존을 위한 pH 조정제 등 수많은 첨가물이 들어서이다. 삼각김밥에도 첨가물이 20~30종류 들어 있다고 한다. 삼각김밥은 며칠 놔둬도 밥알이 딱딱해지지 않는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 점점 편의점에서 사 먹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편의점도 다양한 상품을 선보인다. 이 과정에서 과연 건강에 아무런 해가 없을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라벨표시에도 문제가 많다. 일괄 표시라고 해서 같은 목적으로 사용하는 첨가물은 하나로 표시하게 된다. 첨가물명을 하나씩 다 안 적어도 되는 것이다. 더불어 '가공 조제'라고 해서 가공 과정에서 사용한 것 중에서 중화 또는 제거된 것은 기재할 필요도 없다고 한다. 저자는 표시 의무가 없는 첨가물에 대해 '건강한 수캐 낯짝'이라고 알려준다.(건강 보조제 목적, 가공조제, 소포장, 캐리오버, 낱개판매, 작게 나는 것) 

식품제조업체가 첨가물을 사용하는 이유를 크게 다섯 가지로 설명한다. 바로 싸고 간단하고 편리하고 모양새가 좋고 맛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건강과 관련된 항목이 하나도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식품제조업체는 기본적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조직이지 먹는 사람의 건강을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안 그럼 식품제조업체도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의식이 있는 소비자라면 이런 업체들을 찾아서 비싸더라도 적극적으로 물건을 구매해야 한다. 

"안전하고, 무엇보다 맛있고 영양가 있는 야채를 만들려고 농약도 화학비료도 사용하지 않고 잠도 아껴가며 열심히 일하는 생산자는 하나같이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한다." 

저자는 지금 무농약, 무화학 비료를 사용하는 유기농업의 판정원이다. 유기농을 하는 이들은 남들 배 이상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문제는 이런 유기농 제품에 대한 판매가 늘어나지 않으면 농가에서는 유기 재배에 손을 떼게 된다. 

"안정적으로 일정량을 생산할 수 있고 수확 시기도 길고 모양이 예쁘고 변색도 일어나지 않을 것, 벌레도 먹지 않고 휘지도 않을 것. 이것이 그 사람의 희망사항이겠지만 그것은 농약의 힘을 빌었을 때 가능한 결과이다." 

마지막으로 음식을 식탁에 올리는 기준을 제시한다. 먼저 어려운 첨가물 이름을 외울 필요는 없다. 다음으로 직감을 믿으라고 한다. '설탕을 사용하지 않았는데 단맛이 난다'라는 등 상식적인 선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라벨에 잘 모르겠지만 이상한 이름이 많은 제품들도 패스해야 한다. 얼굴 모르는 남이 만든 음식도 의심하라고 조언한다. 싱겁게 요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저자는 전통적인 시골 요리를 먹으려고 애쓴다. 저자의 식생활 모토는 소전박싱(소식, 전통식, 소박한 식사, 싱거운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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