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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쁘지 않습니다 - 화장을 지우고 페미니스트가 되다
배리나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8년 10월
평점 :
모두가 한 번은 읽어봐야 하는 책이다. 저자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게 되고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사회는 여성에게 아름다움을 강요한다. 여성은 긴 머리를 유지해야 하고 화장을 해야 하고 더 예뻐지기 위해서 스트레스를 받도록 강요당한다. 이것이 정당한가? 저자는 이 사회에 문제를 제기한다. 단지 자신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모든 여성의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밝힌다.
이런 스트레스를 받는 남성은 매우 드물다. 더 멋있는 옷을 입으려고 하루 종일 고민하는 남성을 내 주변에서는 보지 못했다. 화장품에 몇 백만 원을 쓰는 남성도 보지 못했다. 남성은 이런 비판과 강요로부터 자유롭다. 오로지 여성이 이러한 고통을 당하고 있고 많은 남성들의 관점과 시선, 가치관이 만들어낸 사회적 문제이다. 저자는 '예쁘지 않은 여자에 대한 세상 사람들의 언어폭력과 시선 폭력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어릴 때부터 화장에 관심이 많고 많은 연습을 통하여 화장을 잘하는 기술을 익히게 되었다. 그래서 유튜브에 화장 관련 영상을 업로드하게 된다. 그러다가, 탈코르셋을 접하게 되고 자신이 어느 길로 가야 할지를 확실히 인지하고 결정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예쁘지 않습니다>를 촬영하고 탈코르셋을 선포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놀랍다. 메이크업 영상을 올리던 뷰티 크리에이터가 탈코르셋을 선언하다니!
저자도 유튜브에 올리고 책을 내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고 무섭고 두려웠다고 솔직히 말한다.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도저히 알 수 없어서 더 두렵다. 이 과정 자체가 큰 도전이자 성장이다. 그 난관을 헤치고 결과물을 만들어 낸 저자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이제 더 이상 외모 때문에 상처받지도 말고 좌절하지도 말자는 다짐을 해본다. 자신의 가능성을 고작 겉모습 때문에 의심하는 일은 없어져야 하니까. 우리는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멋진 사람들이니까. 그러니까, 예쁘지 않아도 괜찮다고 꼭 말하고 싶다."
책을 읽으려 '탈코르셋'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다. 코르셋은 상반신을 꽉 죄는 보정속옷을 말하는 것인데, '여성스럽다'의 상징으로 보인다. 따라서 탈코르셋은 '여성스러움'을 거부한다는 것이다. 화장, 긴 생머리 등 사회에서 여성에게 요구하는 것을 거부한다.
"이미 많은 여성들이 머리를 자르고 화장을 거부하고 있었어요. 그들은 예뻐 보이지 않았지만, 그래서 언뜻 보면 남자 같았지만, 표정은 당당하고 몸짓은 활기찼어요. 화장한 내가 더 예뻤는데, 그래서 내가 더 행복해야 하는데, 이상하게도 그들이 더 행복해 보였어요. 너무나 자유로워 보였어요."
화장이 좋아서 화장을 하는 여성도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많은 여성들이 남들의 시선 때문에 다이어트를 하고 화장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탈코르셋을 하려면 큰 용기가 필요하며 잡음을 견뎌내야 한다.
화장뿐만이 아니다. 여성들도 꾸미지 않고 옷을 편하게 입을 자유가 있다. 그런 모습을 영상에서 보거나 거리에서 본다고 하여 왈가불가 할 수 있는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그런 사람들은 거울을 보며 자신들의 모습에 대해서만 왈가불가해야 한다.
외무 지상주의도 문제다. 예쁘고 잘생겼다고 모든 일을 잘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저자는 '외모와 상관없이 내 가능성은 무한하고 무엇이든 해낼 수 있습니다'라고 당당히 밝힌다. 겉포장에 넘어가서는 안되고 실질을 꿰뚫는 안목이 필요하다. 그 사람이 하는 말의 핵심과 업무의 핵심을 제대로 파악하고 평가하는 것이 필요한 역량이다.
"예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아름답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뚱뚱해도 괜찮습니다.
어떤 모습이건 다 괜찮습니다."
저자는 외무 코르셋뿐만 아니라 도덕적인 코르셋도 여성을 조인다고 설명한다. 이 모든 것이 사회와 미디어, 사람들이 만든 암묵적인 요구들이다.
"여자는 조신해야 하고, 애교를 부려야 하고, 상냥하게 웃어야 하고, 얌전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잣대."
탈코르셋을 선언하고 저자는 건강을 위해 먹는 것을 조절하고 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화장품도 거의 사지 않으며 뷰티 프로그램도 보지 않고 다이어트 약도 전부 내다 버렸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어릴 적, 골반에 종양으로 인해, 오랜 시간 입원해 있어야 했고 살이 찔 수밖에 없었다. 그로 인하여 초등학교 내내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당한다. 어쩔 수 없이 6학년 졸업을 앞두고 캐나다로 혼자 유학을 가게 된다. 캐나다는 아무도 저자에게 경멸 어린 시선을 보내지도 않고 비웃거나 놀리지도 않았다. 결국, 이를 통해 보면, 한국 사회가 만든 암묵적인 요구들을 초등학생들도 무의식적으로 배우고 익힌다는 것이다. 건강하지 않은 비뚤어진 가치관이 자동으로 심어지는 것이다.
한국만큼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는 사회도 드물다. 왜 이런 사회가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책을 찾아 읽고 고민해봐야 될 것 같다. 그러나, 그에 앞서 이러한 현상이 문제이고 바뀌어야 된다는 인식을 가지는 것이 우선이다. 그러기 위해선, 저자와 같이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 또한, 함께 지지하고 응원하며 그 길에 동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