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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아토피 자연치유력으로 낫는다 - 건강한 먹거리와 자연주의로 제시하는 개 아토피의 새로운 패러다임
박종무 지음 / 리수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개를 길러본 적이 사실 한 번도 없다. 이 책을 읽은 이유는 첫째 딸이 아토피가 있어서이다. 이제 만 35개월 4살인데, 태어나고 거의 몇 주 지나지 않았을 때 얼굴에 태열이 생기고 그 이후 아토피가 이어졌다. 밤에 아이가 가려워서 자지 못하고 자다가도 중간에 깨서 온몸을 긁는 소리를 드는 괴로움은 경험해 본 사람만 알 수 있다. 특히, 얼굴, 팔, 다리, 등에 있는 아토피를 보면 이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모르기 때문에 두려움과 괴로움이 더 크다.
아토피는 몇 달 만에 낫기도 하고, 돌이 지나면서 몸에 면역력이 생겨서 낫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아이들은 30대가 되어서도 여전히 스테로이드를 바르며 간지러움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 차이를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첫째가 아토피라는 것을 알고 주변에서 여러 관심과 도움을 보내오셨다. 숯이 좋다고 하여 숯을 방에 갖다 놓기도 하고 편백나무가 좋다고 해서 갖다 놓기도 했다. 아토피 치유방식이 너무 다양해서 어떤 방법을 써야 하는지 혼란스럽기도 했다. 하여간 이런 시간을 보내다 보니 아토피에 대한 책이 눈에 띄면 일단 읽어보게 된다.
<개 아토피 자연치유력으로 낫는다>의 저자는 작은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수의사다. 저자는 병원에 오는 개를 보면서 계속 재발하고 완치되지 않는 아토피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서양의학 시스템에서 수의학을 공부한 저자는 처음에는 증상에 집중하게 된다. 결국 염증을 잠재우는 처방이다. 그러나 이는 아토피 근본 원인을 제거하지 못했다. 그는 서양의학에서 벗어나 자연주의, 홀리스틱 요법, 전인주의 프레임에서 아토피를 보게 된다.
"서양의학이 대증요법, 즉 나타나는 증상에 대한 처방이라면, 자연주의, 홀리스틱, 전인주의 프레임은 증상이 나타나는 근본적인 원인을 알아내어 그에 따른 처방으로 접근하며, 궁극적으로는 건강한 상태로의 치유를 염두에 둔다."
저자는 아토피를 벗어나는 방법은 바로 스스로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는 면역력과 자연치유력을 회복하는 길이라고 이야기한다.
일반적인 아토피 치료는 스테로이드 같은 소염제로 염증을 가라앉히는 것이다. 나도 첫째를 데리고 동네병원부터 대학병원까지 다녀봤지만 결국 처방은 스테로이드였다. 동종요법은 아토피를 다르게 본다.
"동종요법의 측면에서 바라보았을 때 아토피가 재발하는 이유는 명쾌했다. 아토피는 몸에 해로운 어떤 물질이 체내로 들어왔기 때문에 그것을 제거하기 위한 면역 반응이고 치유의 과정이다. 어떤 원인이 계속되어 지속적으로 몸의 면역작용을 과도하게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럴 때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몸에 그런 반응을 일으키는 근원적인 원인을 찾아서 제거해주어야 한다. 그런데 서양의학은 그 원인은 그냥 두고 증상만을 억제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토피는 끝없이 재발하는 것이었다."
증상은 질병이 아니라 치유 과정의 일부라는 것이 동종요법의 핵심이다. 더불어 건강에 대해서도 "건강하다는 것은 끝없이 변화되는 상태 속에서 평형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이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뜻이 아니다"라고 설명한다. 또한 신체의 증상을 부분이 아닌 전체와의 관계 속에서 이해하려고 한다.
저자는 아토피 증상은 면역세포를 불러 모아 문제를 해결하려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서양의학은 면역세포의 작용을 차단한다는 것이다. 아토피 약은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일시 방편이라는 점이다. 결국, 어떤 알레르겐에 예민하게 반응하여 아토피 증상이 일어나는지를 파악하여 그 원인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토피는 1980년대 이후에 심해졌다. 이것이 아토피 원인을 찾는 출발선이다. 저자는 진드기, 유전 등이 원인이 아니라 음식을 아토피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다. 그 예로 사료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수입되어 판매된 것이 1980년 이후라고 덧붙인다. 사료는 재료가 신선하지 않다는 것과 사료첨가물이 문제이다. 또한, GMO 사료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반려동물의 피부를 손상시키는 다른 원인은 바로 계면활성제가 들어간 샴푸이다. 계면활성제는 보습 역할을 하는 지용성 보승 성분을 제거한다. 이에 따라 피부의 보호막이 사라져 가려움증이 심해진다. 신축 건물의 마감재나 건축자재에서 배출되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도 피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톱밥 접착제에서 나오는 포름알데히드도 유해물질을 내뿜는다. 쓰레기 시멘트도 문제다. 통풍이 잘 안되고 습도 조절도 안되는 아파트 구조도 문제다. 이 모든 것들이 아토피를 만들고 악화시킨다.
심리적인 상태도 피부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고 저자는 말한다. 정신적 스트레스도 가려움증이 심해지는 원인인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반려견은 좁은 집에 있는 것 자체로도 스트레스고 이는 면역력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에 꼭 산책을 시켜 줄 것을 권한다.
면역력과 치유력 회복을 위하여 먹거리를 개선해야 한다. 살충제와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 식품을 추천한다. 저자는 실제로 반려견들의 사료를 바꿨을 때 76.3%의 반려견들이 피부와 털 상태가 좋아졌다고 조사 결과를 소개한다. 반려견들에게 수제 사료와 수제간식을 줄 것을 권한다.
집 관리도 잘 해야 한다. 수시로 집 공기를 환기시켜 주고 집 먼지 진드기가 증식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가정 내 습도는 40~50%를 유지하라고 조언한다. 공기 정화 효과가 있는 식물을 기는 거나 숯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장기적으로 아토피를 관리하는 방법으로 동종요법이나 아로마테라피 같은 대체요법을 이야기한다. 동식물, 광물, 세균, 곰팡이 등으로부터 원료를 만들어 희석한 약물인 레메디를 몸에 바르는 것이다. 가려움증을 완화하기 위하여 에센셜 오일을 이용한 아로마테라피도 자세히 설명한다.
반려견 아토피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는 사람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아토피의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여서 그에 대한 해법도 너무나 다양하다. 결국, 어떤 방법으로 예방하고 치료할지를 공부하며 찾아가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도움이 되는 책 <개 아토피 자연치유력으로 낫는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