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 없는 새끼들 때문에 열받아서 쓴 생활 예절
김불꽃 지음 / 팬덤북스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얼마나 열받았는지 느껴지는 제목이다. 제목은 사실 시작이다. 책장을 넘기면 본격적으로 열받은 것을 이야기한다. 보는 내내 속이 다 시원했다. 

결혼을 직접 해보니 모바일 청첩장으로 돌리는 것이 이해는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친한 사람한테는 직접 만나서 받고 싶기는 하다. 결혼 청첩장 나눠 준다고 자리 마련하면 보통은 결혼하는 사람이 쏜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는 사실이 좀 충격적이긴 하다. 물론, 꼭 결혼하는 사람이 사라는 법은 없긴 하다. 

저자가 책에서 소개하는 친구는 "축의금을 얼마 낼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밥을 사야 하냐'라고 말한다. 그리고 친구는 저자와 연을 끊는데 저자는 당시 기분이 '참으로 담백하고도 엿 같았다.'라고 솔직히 이야기한다. 충분히 백번 공감 가는 기분이다.    

저자는 자신의 책을 통해 많은 이들이 좀 더 용감하게 목소리를 내면 좋겠다고 이야기한다. 시작이 어렵지 누군가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공감하며 비슷한 생각을 한 이들이 한두 명씩 나타난다. 미투 운동이 그랬던 것처럼. 

사이다 같은 저자의 말을 뽑아 보았다. 

"청첩장은 기본이 서면 제출이다. 청첩장을 어떻게 받을 것인가는 받는 사람이 정하는 것이지 당사자가 정하는 것이 아니다. 모바일 청첩장은 보내는 사람이 아닌 받는 사람의 편의를 위해 존재한다." 

결혼 발표는 신랑 신부가 함께 하는 거라는 대목도 공감한다. 나도 결혼하기 전에 고등학교 친구들을 불러 아내와 함께 참석하고 내가 1차를 지불했던 기억이 있다. 그 이후로 친구들은 결혼하기 전에 자리를 마련하여 신부를 소개하고 함께 결혼을 축하하는 자리를 이어가고 있다. 

편도 2시간 이상 걸려서 결혼식에 참석하는 친구에게는 단돈 만 원이라도 쥐여주는 것이 도리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대구에서 결혼하는 친구가 10만 원을 주었던 기억이 난다. 특히, 주례, 사회, 축가 등을 해 주었다면 당연히 감사금을 전달해야 한다. 저자는 신혼여행 다녀와서는 필히 안부 전화를 돌리라고 말한다. 이 대목을 읽는데 뜨끔했다. 

신혼부부가 손님을 초대할 때는 배달 음식이라도 최소한 예쁜 그릇에 옮겨 닮으라고 조언한다. 또한, 집안 식구들 동의하에 초대하라고 말한다. 특히 자취생은 웬만하면 하지 말라고 특별히 충고한다. 

"집들이는 일방적으로 하는 게 아니다. 집안 식구들 모두가 동의했을 때 하는 거다. 손님 불러다 놓고 마치 집들이 따윈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았는데 무작정 남의 집 쳐들어온 진상 손님으로 만들지 마라." 

출산과 관련해서는 연락은 남편이 돌리라고 말한다. 특히, 장인어른, 장모님 오시면 남편들 인사 제대로 하고 산모 잘 지켜라고 조언한다. 

"죽다 살아난 산모 손에 핸드폰 쥐여주면서 '그래도 어른들께 연락은 드려야지'하는 자식들 있는데 죽여 버리는 수가 있다." 

부부에게 하는 조언도 주옥같다.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필요할 때만 찾는 존재가 아니다. 다툴 때도 이판사판 덤비지 말고 슬기롭게 다투라고 말한다. 무차별적인 폭언과 폭력, 맹목적인 비난, 인신공격은 무조건 하면 안 된다.  

부모들이 자식을 대할 때도 자랑용 액세서리로 대하지 말라고 말한다. 자식은 재산 증식을 위한 수단도 결코 아니다. 반대로 자식은 부모 덕 보려고 하지 말고 탓할 생각도 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또한 '부모 재산은 네 재산이 아니다'라고 직언한다. 

저자는 손님 초대할 때 집주인도 제발 복장 좀 갖추어 입으라고 말한다. 이 대목을 읽으며 너무 편한 옷을 입고 손님을 맞이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특히, 더운 여름에는 맨발에 운동복 반바지를 입는 경우가 꽤 있었는데, 책 읽고 나서는 손님 초대할 때, 최소한 복장을 좀 갖추려고 의식하게 된다. 

전화 예절 관련해서는 업무에 관하여 문의할 때 '저 몰라요', '그걸 왜 저한테 물으세요?' 등으로 응대하는 사람들에 대해 말한다. 모르면 신속히 담당자 연결을 하거나 해결할 생각을 하라고 조언한다. 나는 이것도 이거지만 실컷 설명했는데 담당자 아니라고 말하며 끊거나 돌려줄 때 허무함을 느낀 적이 있다. 모르면 빨리 모른다고 말하고 돌리든지 끊든지 하자. 

직장 내 식사 매너에서는 '말도 안 되게 빨리 처먹지 마라'읽고 엄청 웃었다. 

"밥을 음료수 원 샷 때리듯 후루룩 처마셔 버리고는 5분 만에 숟가락 탁 내려놓고 밥 빨리 안 먹는다고 눈치 주는 새끼들 많다." 

이렇게 화끈하고 속 시원한 책을 만나서 책 읽는 내내 너무 즐거웠다. 물론 비슷한 레퍼토리도 많긴 하지만 다르게 보면 상식이라는 것이 관계와 장소에 따라 모양만 조금 바뀌지 다 거기서 거기라는 말이기도 하다. 즉, 조금만 신경 쓰고 노력하면 욕 안 먹는 선에서 말하고 행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니라서 저자처럼 직설적으로 알려주는 사람도 필요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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