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말하기> 저자는 2000년부터 2009년까지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하며 그의 말을 기록하였다. 그리고 그중의 일부를 통하여 노무현 대통령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말했는지 정리하고 있다. 저자가 받아 적은 결과물이 무려 50여 권의 휴대용 포켓 수첩과 100권의 업무수첩, 그리고 1,400여 개의 한글 파일이라고 하니 그 양이 방대하다. 언젠가 이 내용들이 책으로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언제 다 정리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들었다. 책의 서문에 저자는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지도자의 말'에 대해 이야기한 부분을 인용하며 말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철학을 소개한다. "말을 잘하는 것과 말재주는 다른 것이다. 국가 지도자의 말은 말재주 수준이 아니고 사상의 표현이고 철학의 표현이다. 가치와 전략, 철학이 담긴 말을 쓸 줄 알아야 지도자가 되는 법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항상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양심에 따라 성실하게 해야 국민의 지지를 받는다고 믿었다. 그는 무엇보다 자신의 생각을 소신 있게 솔직하게 말하는 사람이었다. 또한 문제의 핵심이나 본질을 회피하지 않았다. 이것이 말하기의 '기본'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대통령의 말하기에는 듣는 것도 포함된다. 즉 소통을 하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아닌 것에 대해서는 '아니오'라고 말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의 의견에 '아니오'라고 말하는 것도 충분히 들으려고 노력하였다. 이렇게 끊임없이 듣고 말하며 소통하려고 한 사람이 바로 노무현 대통령이었다. 대통령 중에 노무현 대통령만큼 직접 설명하고 해명한 대통령도 없을 것이다. 그의 지론이 바로 '독재자는 힘으로 통치하고 민주주의 지도자는 말로써 통지한다.'였기 때문이다. 저자는 말하기(연설문)와 글쓰기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무엇보다 호흡을 고려해야 하고 청중의 입장에서 쉽게 이해되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은 상황에 맞는 적절한 비유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탁월하게 전달했다. 책에 그의 다양한 비유가 나오는데 하나하나가 주옥같다. 그리고 반전 화법도 많이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을 들어오면 알겠지만 중간중간 유머가 있음을 보게 된다. 유머를 통해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는 것이다. 그리고 대중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 또한 필요에 따라 구체적인 숫자를 언급하기도 하고 감성적인 언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대통령의 말하기>는 노무현 대통령의 말을 중심으로 어떻게 하면 더 잘 말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중요한 것은 그 요소를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나의 말하기에 적용해보는 것이다. 책에서 말하는 방법들을 한 번에 다 적용하지는 못하더라도 하나씩 적용하고 의식해서 말하는 연습을 해야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