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청년, 대한민국을 걷다 - 혼자가 되었던 1,000km의 걸음과 24일의 시간
김종건 지음 / 책미래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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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대학 때 남들 다가는 배낭여행 한 번 못 가보고 자전거 여행이라든지 도보여행조차 못한 것이 가끔 아쉬울 때가 있다. 사실, 도보여행을 하는 데는 많은 돈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그저, 시간과 의지와 체력, 그리고 몇 가지 필수품만 있으면 가능한데, 왜 시도할 생각조차 못했을까 싶다. 회사원이 되고 가정이 있는 지금은 더 하기 힘들어졌다. 아이들이 클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여기 나의 버킷리스트를 앞서 실행한 롤모델이 계신다! <50대 청년, 대한민국을 걷다>의 저자는 30년의 직상 생활을 마치고 퇴직 후, 1,000km의 국토 종횡단을 했다. 책에는 4개월 동안 체계적인 훈련을 했다고 언급하는데 아무래도 직장생활을 하면서 꾸준히 체력을 단련하며 몸을 만들었던 것 같다. 100km 마라톤도 완주하신 것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30대인 나도 완주하기 힘들 것 같은 100km를!

 

24일 동안 1,000km를 걷는 것도 대단하지만 배낭을 메고 중간중간 텐트를 치고 자야 되는 것도 쉬운 것이 아니다. 특히, 겁이 많은 나는 아직은 시도하기 쉽지 않을 것 같은 도전들이다.

 

임진각에서 부산까지, 그리고 강화도에서 속초까지 이어지는 그의 종횡단은 그의 나이를 감안할 때 결코 쉬운 도전은 아니었을 것 같다. 그만큼 철저히 준비하고 계획한 것을 책 여기저기서 관찰할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저자가 많이 신경을 쓴 것은 바로 배낭의 무게였다. 무조건 배낭의 무게를 줄여야 했기에 1인용 텐트도 1.4kg의 초경량 텐트로 준비한다. 그래서 배낭의 총 무게를 10~12kg으로 만들게 된다.

 

<50대 청년, 대한민국을 걷다>는 그의 '도보여행기'이지만 동시에 그의 '인생사'이다. 길을 걸으며 떠오르는 여러 상념들과 생각들을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돌아가신 형님의 이야기도 있고 저자의 어릴 적 이야기도 나온다. 가장 친한 친구의 이야기도 나오고 가족의 이야기도 나온다. 인생을 여행으로 표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나 싶다.

 

혼자 길을 걷는 도보여행이지만, 저자의 마음에는 함께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결국, 혼자이지만 함께 도보여행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혼자인 것 같은 우리 인생이지만 돌이켜보며 되새겨보면 결코 혼자가 아닌 것이다.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 친구가 함께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렇게 저자는 책에서 그의 여행 여정을 이야기하는 것과 동시에 그의 인생사를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곳곳에 랜드마크처럼 있는 문화재에 대해서도 간략히 소개 및 설명을 하고 넘어간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저자는 미리 그의 행로 근처에 있는 문화재를 미리 공부하거나 체크해두었던 것이다. 그전에 가고 싶었지만 시간이 나지 않아 가지 못했던 곳들을 비롯해 역사적으로 유의미한 곳들을 집고 넘어간다.

 

주유소와 편의점은 그에게 있어 너무나 소중한 존재였다. 곳곳에 위치하고 24시간 운영하는 편의점을 통해 끼니를 해결하고 주유소에서 간단히 씻고 생리현상을 해결한다. 나도 다음에 혹시 국내 도보여행을 하게 되면 저자와 비슷하게 애용하게 될 것 같긴 하다.

 

발이 붓기도 하고 컨디션이 안 좋을 때도 있고 때로는 비가 내리기도 하지만 저자는 24일 동안 매일 목표한 거리를 완수한다. 물론, 중간중간 계획보다 오래 쉬거나 머물게 되면 그만큼 목적지에 늦게 도착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그는 매일 목표한 지점에 도달한다. 

 

그의 여정을 보며 크게 느끼는 것은 절제와 통제를 벗어나는 행동을 하게 되면 그에 대한 책임도 내가 져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것 다하고 놀고 싶은 것 다 놀아도 된다. 하지만, 그에 대한 책임은 내가 져야 하는 것이다. 저자가 좀 더 머물고 좀 더 쉬면 더 피곤해지고 더 늦게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처럼 말이다. 나도 지금 더 놀고 싶고 지금 더 쉬고 싶지만 마음 가는 대로 하게 되면 나중에 두 배, 세 배의 노력을 통해 지금의 공백을 메꿔야 한다. 저자의 여행을 보며 가장 크게 느낀 점 중에 하나이다.

 

저자의 다음 목표는 중국 대륙 5,600km이다. 그리고 그의 꿈은 서울에서 파리까지 걸어가는 것이다. 저자라면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동시에 나도 지금부터 꿈을 꾸고 계획을 세우고 하나씩 실천에 옮겨야겠다는 의지도 생긴다. 특히, 아내와 함께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자는 말을 여러 번 했는데, 구체적으로 언제 갈지, 그리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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