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나의 운명을 원망하지 않으리라 - 쇼펜하우어의 인생에 대한 조언(1851) 라이즈 포 라이프 2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김요한 옮김 / RISE(떠오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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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까지 학창시절 쇼펜하우어에 대해 배웠던 내용이 염세주의 철학자라는 이유로 쇼펜하우어가 쓴 책은 거의 읽어본 적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다른 서양철학을 다룬 책들을 읽다가 내가 학교에서 쇼펜하우어에 대해서 배웠던 내용은 아주 지엽적인 사실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 이후로 쇼펜하우어에 대한 책도 찾아서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이번에 이 책 <결코 나의 운명을 원망하지 않으리라>를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모두 4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장의 주제는 다음과 같다.
1장_일반적인 처세
2장_자신과의 관계
3장_타인과의 관계
4장_세상과 운명에 대한 처세


1장 첫 머리에 나오는 '우리 인생의 목표는 삶의 쾌락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삶의 고통을 피하고자 노력하는 것이다.'라는 내용은 평소 내가 생각하고 있던 바와 매우 흡사해서 놀랐다. 이 말은 아리스토텔레스가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언급한 내용과 비슷하다. "현명한 사람은 고통이 없기를 바라고 쾌락을 추구하지 않는다." 이 말은 모든 행복이나 쾌락은 부정적(소극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지만, 고통은 긍정적(적극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에 기반한다.


우리는 쾌락, 재산, 지위, 명예 등에 대한 요구를 적게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행복해지기 위해서 애쓰고 쾌락적인 삶을 살고자 노력하는 것은 큰 불행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자신의 요구를 줄이는 건 현명하고 지혜로운 태도다. 불행하다는 건 조금도 이상하지 않지만, 행복해지는 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행복의 정의도 이런 사실에 부합하는 것 같다. 나는 욕심을 조금 내려놓기만 해도 행복에 가까워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현재만이 진실이자 실재이고, 실제적인 시간이며, 오로지 현재 속에서 우리의 존재가 있다. 따라서 우리는 언제나 현재를 기쁘게 받아들여서 견딜 수 있는 고통과 분노에서 벗어난 시간을 있는 그대로 즐겨야 한다. 과거의 실패나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얼굴을 찡그리지 말아야 한다.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현재의 시간을 불쾌한 것으로 만드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현재에 충실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만드는 멋진 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세네카는 다음과 같은 말로 우리에게 가르침을 준다. "사람은 자신이 가진 것과 다른 사람의 것을 비교하지 말고 기뻐해야 한다. 자신보다 더 행복한 사람을 보며 괴로워하는 사람은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 자신보다 나은 사람들이 많이 있다면, 자신보다 못한 사람들도 많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라." 평소 나는 다른 사람들과 나를 비교하는 것 자체를 싫어하기 때문에 이런 일로 인해 괴로워하거나 하는 경우는 없다. 세네카의 말이 진리라고 나는 생각한다.


'명백한 실수를 저질렀다면 이를 덮어버리거나 변명하려 하지 말고, 우리가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질렀는지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만 앞으로 그런 실수를 피할 수 있도록 단단히 결심할 수 있다. 물론 이는 자기 자신에 대한 불만을 가진다는 자괴감을 수반한다. 하지만 불행을 겪지 못한 사람은 현명해지지 못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실수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이 꽤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당신이 그들에게 독립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따라서 남녀를 불문하고 당신이 상대방 없이도 잘 지낼 수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면 우정은 강화될 것이다. 또한, 사람들에게 약간의 경멸을 섞어 대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렇게 하면 그들은 당신의 우정을 더욱 소중하게 여길 것이다.' 사람들과의 관계때문에 고민이 많은 사람들에게 매우 적합한 조언인 것 같다.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우리의 상황에 맞춰 결단을 내리며, 그 결단이 최종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가기를 바라는 것이다. 여기서 모든 사건과 우리가 의도하는 것은 다른 방향으로 끌어당기는 두 가지 힘과 비슷하다. 그리고 우리의 인생 항로는 이 두 힘에 의해 생기는 대각선으로 표현될 수 있다. 이에 대해 테렌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인생은 주사위 놀이와 같다. 가장 필요한 숫자가 나오지 않더라도 우연이 주는 것을 잘 이용해야 한다."


이 책에는 쇼펜하우어가 남긴 다양한 인생에 대한 조언이 담겨 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쇼펜하우어라고 하면 염세주의 철학자라는 선입견으로 쇼펜하우어를 멀리 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생각이 바뀌었다. "왜 내가 이런 위대한 철학자의 책을 멀리 했을까?"라는 후회가 들었기 때문이다. 남은 삶을 후회없이 살아가기 위해서 앞으로 나는 늘 이 책을 책장에 가까이 두고 자주 읽으면서 배움을 얻어가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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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 근대 국가를 규정할 새로운 군주의 탄생 클래식 아고라 6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김종법 옮김 / arte(아르테)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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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은 마키아벨리가 로렌조 데 메디치 전하에게 바친 책으로 알려져있다. 책의 앞부분에 있는 '로렌조 데 메디치 전하께'라는 글 중 일부를 인용해본다. "오랜 천착을 통해 알게 된 지식을 집대성하여 오랜 시간에 걸쳐 성실하고 부지런하게 연구하고 분석하여 얻은 지식을 집약하여 저술한 미천한 책을 전하께 보내드립니다. 비록 저의 보잘것없는 이 책이 그다지 귀한 내용을 다룰 정도의 가치 있는 책은 아닐지라도, 제가 전하께 이보다 더 나은 가치 있는 귀한 선물을 드리지 못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가 오랜 시간 동안 수많은 역경과 위험을 겪으면서 습득하고 알게 된 모든 지식과 경험을 쉽게 이해하실 수 있는 능력을 갖추신 전하의 인품이라면 틀림없이 받아들여지리라 믿습니다"


이 책의 번역자인 김종법교수에 따르면 이 책의 번역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원칙과 기준에 의해 번역을 진행했다고 한다. '첫째, 이탈리아어 판본이 아닌 토스카나어 판본으로 번역을 진행한다는 원칙이었다. 둘째, 기존 번역서들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면서 이탈리아에서의 연구 경향과 해석을 중심으로 해설 부분을 덧붙이고자 했다. 셋째, 토스카나어에서 한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가능하면 문맥과 마키아밸리의 생각이 한국적인 사고에 더욱 적합할 수 있는 윤문 번역을 진행했다. 가장 중요한 또 하나의 기준은 용어 선택의 문제였다. 이 문제는 여전히 기존 번역서에서 지속해서 논란과 논쟁이 되는 부분이다. 특히 자질이나 역량 등으로 번역되는 비르투나 행운, 운명, 여신 등으로 번역되는 포르투나 등의 용어는 한국어로 번역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오해나 오류 가능성으로 한국어로 번역하지 않았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도 다른 번역가가 번역한 '군주론' 몇 권을 읽어보기는 했지만 내 전공이나 평소 나의 관심사와는 조금 다른 부류의 책이다 보니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까지 수많은 번역가가 번역한 '군주론'이 시중에 이미 많이 나와있는데도 불구하고 꾸준히 '군주론'이 새롭게 번역되어 출간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마키아벨리가 살았던 시대와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처한 상황이 많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군주가 가야할 길을 제시하고 있는 면이 현 시대에도 적용될 수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서 가장 이상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제사레 보르자는 현실정치 영역에서 마키아벨리가 요구하고 있는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장 잘 활용하는 인물이다. 보르자 가문의 이해와 마키아벨리가 제시하고 있는 바람직한 군주로서 체사레 보르자를 파악한다는 것은 마키아벨리가 제시하는 정치권력에 대한 이해에도 중요한 일이다. 마키아벨리가 제시한 주요 정치사상은 세 가지 정도로 집약할 수 있다. 첫째, '현대 군주'로 상징되는 국가론이다. 둘째, 정치사상의 핵심은 통치론이다. 셋째, 현대에 와서 더욱 주목하고 있는 공화주의 사상이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근대 국가를 열망하고, 새로운 질서의 사회를 만들어 내는 데 필요한 조건과 행동 그리고 그러한 행동을 가능하게 하는 혁명가로서 '신군주'를 다루고 있다. 이러한 출발점과 사상적인 유사성은 근대 국가의 시작 과정에서 군주라는 개념을 통해 정체의 문제, 국민개병제에 기반한 군대문제, 이를 위해 계급 구분을 통한 국민국가의 정당성 부여 문제, 귀족과 민중의 이분법적 계급대립 구조, 국가 내부의 사회적 제도로서 종교와 법률의 상정 문제 등은 마키아벨리가 추구하고자 했던 근대 국가 개념이 논리적으로나 이론적으로 시대를 뛰어넘는 생명력을 갖게 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요즘 우리나라의 정치상황을 빗대어 봤다. 지금 우리나라의 정치가 진정 국민을 위한 민주주의라고 할 수 있겠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진정한 지도자라면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서 제시하는 바람직한 군주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본받아서 진정 국가와 민족을 위한 지도자로 거듭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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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 상품 -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히트상품의 비밀
김방희 지음 / 토트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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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 이름을 봤을 때 도대체 '환상 상품'이란 무엇일까?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내가 현재 회사에서 총괄하고 있는 자재몰에서 취급하는 상품 중에서 환상 상품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게 되었다. 자재몰이 출범한 지도 10 여 년이 되었지만 성장 추이가 더디다 보니 앞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점이 많은 데 그 타개책으로 환상 상품을 찾아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가 이야기하는 환상 상품이란 과연 무엇일까? "명품은 환상을 소비하기 위한 것이다. 명품 브랜드 자체가 환상의 일부다. 명품 기업은 디자이너, 브랜드, 스토리텔링, 심지어 높은 가격을 통해 환상을 자극한다. 거꾸로 소비자는 그런 요소를 통해 환상을 구축하기도 한다. 현실적 필요, 즉 실용성은 환상 상품에서 핵심 요소가 아니다. 환상 상품은 실제로 필요할 수도,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고가의 피규어나 레고 모델에 빠진 소비자는 실용적인 목적에서 구매하는 것이 아니다."



환상 상품의 대표 격인 명품과 필요의 관계에 대해서 프랑스 명품시계 브랜드 까르띠에의 CEO 시릴 비네론이 잘 설명한 바 있다. "럭셔리란, 불필요하면서도 필요한 것입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기본적인 필요가 충족되면 그 이상을 찾게 됩니다. 그 이상은 사실 실제 쓰임에 비하면 불필요한 것이지요. 이것이 럭셔리입니다. 사람마다 정도가 다르지만 누구나 추구하는 법입니다. 누군가에게는 보석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예술, 그림, 집, 자동차, 악기일 수 있지요. 처음에는 불필요한 것이었지만 익숙해지면 어느새 필요가 되고 그러면 또다시 그 이상을 찾게 됩니다. 결국 인간은 영원히, 끝없이 럭셔리를 추구하게 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럭셔리는 인간 본성의 한 부분일 것입니다. 어떤 이유로 지구상에 다이아몬드가 하나도 안 남았다고 합시다. 그러면 우리는 다른 종류의 럭셔리 돌을 기어코 찾아 내고야 말 것입니다."



"언뜻 보기에 성립하거나 성공할 수 없어 보이는 이 패션 유통업은 사실 '누군가 나를 대신해 내 취향에 꼭 맞는 옷을 전 세계에서 구해줬으면 좋겠다'는 욕구에 기반한다. 따라서 편집숍에 지불하는 가격은 해당 브랜드 의류 가격에 부대 비용을 더하고 소비자의 안목을 포착하여 관련 상품을 구해준 프리미엄이 더해진 것이다. 안목 프리미엄은 환상 상품 가격의 상당 부분을 이루는 중요한 구성 요소다. 그런 상품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수준 높은 취향과 스타일을 드러낸다는 의미가 있다. 오늘날 소비자는 자기표현을 위해 안목 프리미엄을 지불할 각오가 충분하다."



이 책에서 저자가 제시하는 환상 상품 성공전략 10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대중의 환상을 파악하라. 둘째, 대중에게 환상을 심어라. 셋째, 소소한 환상을 자극하라. 넷째, 환상 트렌드를 예측하라. 다섯째, 비전통적 마케팅을 고민하라. 여섯째,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라. 일곱째, 카테고리 변화를 시도하라. 여덟째, 소비자의 관심을 적절히 배분하라. 아홉째, 작은 차이에 큰 의미를 부여하라. 열째, 불변의 히트 공식을 활용하라. 내가 현재 총괄하고 있는 자재몰에서 환상 상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저자가 제시하는 성공전략을 제대로 숙지하여 실무에 적용을 해봐야겠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저자가 제시하는 '환상 상품'을 한번 나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은 내가 현재 총괄하고 있는 자재몰의 핵심 품목 중에서 환상 상품을 만들어보고 싶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다양한 환상 상품과 환상 상품이 어떻게 만들어 지는지에 대해 제대로 숙지를 하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 책을 읽은 많은 독자들을 통해서 우리나라에서도 환상 상품이 많이 탄생하기를 기대해 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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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독서 모임 호스트 - 지속 가능한 모임 운영 가이드
동네언니 지음 / 마음연결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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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처럼 나도 어쩌다 독서 모임 호스트가 된 경우라서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나는 10여년 전부터 동대문도서관 세미나실에서 월 1회 진행되던 독서모임에 다니다가 원래 진행하던 분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모임에서 나가는 바람에 작년 1월부터 독서모임을 운영하게 되었다. 모임을 보다 알차게 운영해 보려고 신규회원 모집공고도 내보고 했지만 기대만큼 회원 수를 늘리는 게 쉽지 않아서 현재는 소수정예로 4~5명이 꾸준히 참석하는 모임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 책의 저자는 어떻게 유료 회원 수를 짧은 기간에 많이 모집했는지 그리고 어떠한 방식으로 독서모임을 운영하는지가 무척 궁금했다.


"4명이 '방황'을 주제로 한자리에 모였다. 오늘의 책은 박지현 작가의 <참 괜찮은 태도>. 서로가 방황에 관해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지부터 나누기로 했다. 나에게 방황은 앞이 보이지 않아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한 게스트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방황한다는 건 다양한 상황에 쓰이지만 '나를 찾기 위한'이라는 단어가 붙으면 긍정의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시간에 노력을 녹이면 무조건 된다고도 덧붙였다. 시간에 노력을 녹인다는 말로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돌아볼 수 있었다. 찰나의 위로였고 긴 시간 동안 마음에 남는 사색이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여러 독서모임에 참여해 본 경험이 있기는 하지만 참여했던 모임마다 운영하는 방식이 조금씩 달라서 현재 내가 운영하는 모임은 각 모임에서 내가 경험했던 부분의 장점만 주로 조합을 해서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읽을 책은 다양한 장르의 도서 중에서 내가 2배수의 책을 선정하고 투표를 통해서 상반기와 하반기 도합 연간 10권의 책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정하고 있다. 그리고 독서 모임을 하기 전에 내가 먼저 책을 읽고 발제를 해서 참석자들에게 사전 공지를 하고, 발제한 내용을 중심으로 모임에서 토론을 진행하며 모임을 시작하기 전에 개별 근황에 대해 얘기를 하면서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어가는 편이다.


이 책의 저자는 독서 모임을 할 때 '타인의 생각을 주워가야 한다'라고 강조하면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람마다 배경이 다르고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내 MBTI가 T인데 유달리 F인 사람들이 많은 모임이라면 감성적인 글을 쓸 때 인사이트가 된다. 자연스럽게 쓰는 감성적인 언어가 내게는 없기 때문이다. 그 단어들을 차곡차곡 모아 에세이를 쓰기로 결심한다. 글을 쓸 때 소재로 큰 도움을 받아서인지 독서 모임은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독서 모임이 작가의 성장과 창작 활동에 영감을 불어 넣기를 바란다." 나 또한 저자의 이러한 주장에 전적으로 공감하는 바이다. 내가 꾸준히 독서모임을 하는 이유 중의 하나도 작가가 되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독서 모임 장소를 찾는 현실적인 8가지 방법'을 비롯하여 저자가 직접 부딪혀가며 체득한 다양한 모임 운영 방법이 담겨 있다. 저자는 책의 말미에 독자들에게 이런 당부를 하고 있다. "'책으로 모이고 싶다'는 작은 용기가 오늘의 나로 구현된 것이다. 폐강을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실패해도 가고 싶은 길이기 때문이다. 빠르게 실패하는 모임을 하면서 나에게 성장은 성공보다 실패에 가깝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성장이 모여 성공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책을 읽는 여러분도 해낼 것을 믿는다. 우리는 아직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을 읽고나서 현재 운영하고 있는 독서모임을 보다 알차게 꾸리기 위해 유용한 팁을 많이 얻을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독서모임을 운영할 계획이 있거나 운영하고 있는 분들에게 꼭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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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독서모임호스트 #지속가능한모임운영가이드 #동네언니 #마음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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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예찬 - 위대한 사상가들의 실패에 대한 통찰
코스티카 브라다탄 지음, 채효정 옮김 / 시옷책방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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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라면 누구나 성공을 좋아하지 실패를 좋아할 사람은 아마 없을 듯하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 '실패 예찬'을 봤을 때 '실패를 찬양하다니 이게 말이 되는 소린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책을 읽어 가면 갈수록 실패도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찬양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실패는 인간으로서 우리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요소다. 실패에 관여하는 방식이 우리를 규정하는 것인 반면에 성공은 부차적이고 일시적인 것일 뿐 그리 많은 걸 밝혀내지 못한다. 성공없이 살 수는 있지만, 우리가 완벽하지 못하고 불완전하며 언젠가는 죽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과 합의를 못 하면 사는 의미가 없으며 이 전부를 깨닫게 하는 게 바로 실패다."

이 책에서 저자는 실패에 관해 4가지의 해석을 하고 있는데, 동심원들을 기준으로 하여 가장 바깥쪽 원에서 시작해서 한 원씩 서서히 이동하여 우리와 가장 가깝고 친밀한 형태의 실패로 나아가고 있다. 물리적 실패-정치적 실패-사회적 실패-생물학적 실패가 바로 그것들이다. 저자는 실패를 서문에서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실패는 무언가가 예상대로 존재하거나 작동하거나 발생하는 것을 멈췄을 때, 우리가 세상과 상호작용하는 정형화된 과정에서 그게 무엇이든 간에 우리가 단절과 지장과 불편으로 경험하는 것이다." 

"우리의 달라진 존재를 규정하는 것은 새로운 겸손이다. 실패가 우리를 겸손하게 만들었고 거기서부터 치유가 올 수 있다. '겸손'이라는 말은 도덕적 의미를 함축하고 있지만 협의의 가치라기 보다는 세상 속으로 들여보내지는 특정한 유형과 인간 조건을 경험하는 독특한 방식을 수반한다. 겸손은 '모든 가치 가운데 가장 어렵고 핵심적인 것'이라고 아이리스 머독이 일깨워 주듯이 겸손은 평범한 가치가 아니다."

'간디의 남아프리카공화국 특파원은 삶에 대한 간디식 접근법의 핵심적인 특징을 아마 우연히 발견했을 것이다. 바로 실패가 아니면 안주하지 말 것. 실패가 삶의 기술의 하나로 이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삶을 잘 영위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영원한 실망의 현장에 놓고, 자신이 될 수 있는 최악의 사람에서 시작한 다음 그로부터 점차 자신을 만들어가야 한다. 이 방식에 의해 당신의 삶은 실패로부터 가치를 추출할 수 있을 만큼의 가치를  획득한다. 실패하면 할수록 자신의 가치를 실현할 기회가 많아진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은 우리가 뒤로 한 걸음 결정적인 발걸음을 옮겨 그대로 서서 우리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게 해준다. 우리의 고요함과 거리 두기 덕분에 우리는 우리가 처한 상황을 보다 진실된 관점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내면에 가지고 다니는 그 끔찍한 공허감을 이해했을 때 우리는 회복되기 시작했음을 알게 될 것이다.'

'궁극의 실패의 원에 대해 기인한 점의 이상한 점은 우리가 그 원을 통과해 나가면서 이전 원들에서 경험한 실패들을 가지고 간다는 것이다. 사물의 실패, 정치적 재앙, 피할 수 없는 사회적 실패, 그 모두는 우리가 나가기 직전에 나타난다. 이를테면 파티에 가려고, 작별 파티에. 우리가 죽는 시간이 다가올 때 당신이 깨닫든 깨닫지 못하든 우리 삶에서 놓친 모든 것이, 우리의 실패와 단점과 부끄러운 행동과 우리가 겪은 고통과 우리가 망쳤거나 끝내지 못한 일들 역시 모두 거기 나와서 용서를 받는다. 일종의 오리겐적 아포카타스타시스로, 소규모의 개인적 규모에 국한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평소 인문학에 대한 관심은 있었지만 체계적인 학습이 너무 부족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내 기준으로 볼 때 책의 내용이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평소 접하기 어려운 프랑스어판의 번역본이어서 그런지 더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 하지만 실패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통해서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남은 내 삶에 있어서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기에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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