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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가장 무서운 예언 사건 ㅣ 요다 픽션 Yoda Fiction 3
곽재식 지음 / 요다(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21년 6월
평점 :
‘친근한 트위터리안’으로 기억하고 있는 곽재식 작가의 작품은 전작 <가장 무서운 이야기 사건>으로 처음 접했다. 개성 있는 캐릭터와 장면 묘사, 깔끔한 복선 회수가 오밀조밀 이어져 있어 작가님이 생각보다 꽤 아기자기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
줄거리:
전작에서 주인공 한규동은 이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구조조정으로 실직을 당한 후 가망 없는 구직활동을 이어가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름의 거창한 길이만큼 수상한 ‘차세대 인터넷 미디어 벤처 기업’에 면접을 보러 가게 된다. 비좁고 지저분한 사무실에 누워 있는(!) 것은 사장인 이인선. 자신이 아는 가장 무서운 이야기, 돈이 되는 이야기, 불륜 이야기를 해 보라는 영문 모를 면접을 마친 후 한규동은 그 자리에서 이 수상한 2인 벤처 기업의 유일한 직원으로 채용되어버리고 만다. 그리고 자신이 들려준 무서운 이야기로 ‘돈 될 거리를 만들어보자’는 이인선의 말에 영문도 모른 채 이야기의 배경이 된 오래전 화재가 일어났던 공장으로 향하게 되는데…
최근 발간된 <가장 무서운 예언 사건>에서 역시 한규동은 ‘차세대 인터넷 정보 융합 미디어 플랫폼 스타트업 벤처 기업’의 사장 이인선과 함께다. 이번에는 ‘융합’을 포함한 몇 개 단어가 더 붙었다. 도대체 이놈의 회사는 어떤 수익 구조를 하고 있는지, 무슨 일을 해서 돈을 버는 것인지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던 어느 날, 이인선의 옛 친구인 오현명 신문사 차장으로부터 ‘예언자’에 대해 조사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두 사람은 지하철역 한 켠의 ‘관계자 외 출입 금지’구역으로 발을 내딛게 된다. 마치 복도와 같은 구조의 텅 빈 방에 남아있는 것은 “오늘 자정에 이 세상 모든 것은 끝난다.”고 손으로 쓰인 종이 한 장. 이 방에서 얻은 ‘예언자’에 대한 단서를 쫓아 ‘최후연구회’, 게임 회사 대표, ‘BRA人연구소’를 차례로 방문하던 세 사람의 머릿속에는 어떤 의문이 점점 싹트기 시작한다.
신간 발매 소식을 듣고 리뷰를 찾아보다가 된통 스포일러를 당했는데, 소재가 참신해서 오히려 도전 욕구가 불타올라 읽게 되었다. 확실히 ‘알고도 당하는 재미’가 있었다. 작품 속에 작가 본인이 다양한 방식으로(!) 등장한다는 점이 또 새롭다.
소설 중간에 놓인 ‘작가의 말’까지, 통통 튀는 아이디어를 시험해보기 위해 다양한 구성을 놓고 이리저리 고민했을 작가의 노력이 엿보인다.
아직 책을 읽지 않고 이 리뷰를 읽는 사람이 있다면, 작가의 제안대로 시간별로 구성된 각 장을 아침 9시부터 읽어 내려가 보는 것은 어떨까.
덧) 곽재식씨 정말… 너무 귀엽다;; 작가의 약력이나 작가가 살아온 삶의 경험이 소설에 반영되는 일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 연작 소설을 읽으며 작가가 지나온 시간을 반추해보는 일은 왕왕 있었는데, 소설을 읽으며 작가가 귀엽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흔하지는 않은 경험이라 글로 남긴다.
사실 내가 읽은 두 소설 다 굳이 따지자면 내가 선호하는 스타일은 아니었음에도 작가님이 너무 귀엽고 유쾌한 나머지 즐겁게 읽었다. (무슨 뜻인지는 책을 다 읽으면 알 수 있으리라.)
그러므로, 나는 이 소설을 읽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하루를 정해서 아침 9시부터 정확히 한 시간에 한 도막씩 읽어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P392
검정색 휴대용 컴퓨터를 펼쳐놓고 소설이라도 쓰고 있는지 부지런히 타자를 하고 있는 좀 뚱뚱한 남자도 한 명 보였다. - P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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