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나쁜 사마리아인들' 이후 3년만에 쓰여진 장하준씨의 새 책이 바로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이다. 자본주의 중에서 자유시장주의가 줄 수 있는 혹은 주어왔던 폐해에 대해서 설명하는 책이 되겠다. 이 점은 지난작 '나쁜 사마리아인들'과 마찬가지이지만 이전작이 개발도상국의 문제 위주로 다루어졌던 것과는 달리 조금더 폭넓은 스펙트럼을 갖고서 자유시장주의의 문제에 대해 접근한다. 자유시장주의자들은 모든 것을 말하지 않는다. 장점은 부각시키고 단점은 결코 드러내지 않으려 한다. 이점이 저자로 하여금 이 책을 쓰도록 한 것이다. 저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르고 있던 자본주의의 문제를 23가지 주제로 이야기 한다. 저자가 말하듯 이 책은 분명 쉽게 쓰여져있다. 경제학이 생소한 사람이라도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다는 말이다. 그만큼 이 책의 독자는 다양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같이 경제학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도 두려움 없이 도전해볼만한 책이다. 쉽게 쓰여졌다고 해서 그 논리가 터무늬 없다거나 그렇지는 않다. 쉽게 쓰여졌다는 것은 읽는 독자들이 이해하기가 쉽다는 이야기이고 잘 생각해보면 이것이 얼마나 어려운 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저자의 내공이 돋보이는 것이 아닐까. 다만 한가지 아쉬운 것은 이 책은 분명한 의도와 관점을 가지고 쓰여졌다는 것에 있다. 당연한 것이겠지만 저자는 저자의 주장에 부합하는 다른 사람들의 주장과 논문 또는 사례들을 가지고 온다. 그것들 중에 약간은 논란이 될만한 것도 있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굳이 그 내용을 지금 밝히지 않는 것은 보는 사람에 따라서 관점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독서에 필요한 것이지만 이 책 또한 약간의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읽는다면 두말할 것 없이 유익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당신이 이 책을 선택하기에 주저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혹은 얽매여 있는 자본주의에 대한 심도있는 통찰과 이해를 얻을 수 있으니깐 말이다. 한편 이미 나쁜 사마리아인들 읽었고 하려는 이야기가 비슷할 것 같아서 고민하고 있다면 나는 주저없이 이 책을 사보라고 말하고 싶다. 또다른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아는 만큼 더 재밌게 이 책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