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갱스터/린치핀>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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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치핀 - 당신은 꼭 필요한 사람인가?
세스 고딘 지음, 윤영삼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 팝아트의 선구자 앤디워홀, 빈민의 어머니 마더 테레사... 이들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는가? 위대한 사람들이라는 공통점과 함께 또다른 공통점은 바로 세상에 '변화'를 선물했다는 것이다. 세종대왕은 백성들이 쓰기 편리한 한글을 만들어 보급함으로써 문자사용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앤디워홀은 판화를 이용하여 작품을 대량으로 찍어냄으로써 기존 예술작품들이 가지던 희소성에 도전했으며 고귀한 것만을 작품으로 여기는 예술의 권위주의를 타파했다. 마더 테레사는 어려움에 처한 대중을 한꺼번에 구하려 한 것이 아니라 '한 번에 한 사람씩' 도움을 줘나감으로서 수많은 사람을 곤경으로부터 구해낼 수 있었다.
세상에 변화를 선물한 사람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부를 때 '린치핀Linchpin'이라고 하면 된다. 또한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꼭 필요한 존재이자 조직의 핵심인재들도 '린치핀'이라고 부르자. 이들은 끊임없이 세상에 변화를 선물한다. 세상은 이러한 선물을 기쁘게 받아들이며 린치핀의 가치를 인식하기 시작한다. 린치핀의 존재는 그가 속한 사회, 조직 등에 있어서 축복이다. 그들은 변화를 이끌어 낼 뿐만 아니라, 주눅들어 있던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며 또한 그들이 지닌 재능과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유감없이 발휘하기도 한다.
존재만으로도 높은 가치를 지니는 린치핀, 우리는 이러한 린치핀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은 공장기계 속 톱니바퀴와 같은 존재가 되는 것 밖에는 없다. 쉽게 대체될 수 있으며, 최대한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으면 그만인 존재들 말이다. 그런 존재로 대접받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 선택해야 한다. 린치핀이 될지, 그렇지 않고 현실에 안주할지를 말이다.
앞서 말했듯 린치핀은 세상에 변화를 선물한 사람들이며,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꼭 필요한 존재들이다. 이들은 일에 대한 새로운 해답, 새로운 관계,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는 천재적인 사람들이다. 많은 사람들이 기피하는 감정노동을 기꺼이 해내는 존재들이다.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을 줄 안다. 낙관적인 태도로 긍정적인 현실을 만들어 내며, 설사 부정적인 상황 속에 있더라도 이를 결코 확대해석 하여 불안해 하지 않는다. 오히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임으로서 주어진 환경에 잘 대처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들은 이제 이 세상에 매뉴얼이 존재하지 않음을 안다. 더이상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해결해 나간다. 다른 사람들이 나아가지 않은 길, 혹은 결코 나아가려 하지 않는 길을 나아갈 줄 안다. 기존에 없던 것을 창조해내는 예술가의 길을 걷는다. 다른 사람들이 불가능한 일이라며 포기하고 있을 때에도, 불가능하기에 도전할 수 있는 거라고 말하는 이들이 바로 린치핀이다.
그런데 정말로 우리가 과연 린치핀이 될 수 있을까? 린치핀과 같이 위대한 사람이 되려고 결심했다고 해도 여전히 우리가 넘어야 할 장벽들은 만만하지 않다. 특히 우리 뇌 속에 존재하는 도마뱀뇌가 린치핀이 되려는 우리의 시도를 가로막는다. 우리의 본능을 이용하여 강력하게 저항하는 것이다. 이 도마뱀뇌는 우리 뇌에서 가장 먼저 진화한 부분으로써 측두옆 안쪽에 있는 편도체와 해마로 구성된 변연계 끝쪽에 있는 아미그달라(소뇌편도)이다. 아미그달라는 우리의 감정을 조절하는 기관인데 특히 감정 중에서도 두려움의 정서를 다루며 강한 충격이나 공포의 기억을 저장함으로써 생존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 도마뱀뇌가 두려움을 넘어 도전하려는 우리의 시도를 방해한다는 데 있다. 도마뱀뇌에게 있어서 변화란 고통을 의미하고 고통이란 것은 피해야 하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그렇다. 그렇기에 도마뱀뇌는 우리에게 새로운 일을 시도하기보다 틀에박힌 일을 하도록 종용하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도마뱀뇌에 굴복해야 하는 것일까. 당연히 그렇지 않다. 우리는 생존 본능인 도마뱀뇌를 항상 이길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극복할 수는 있다. 도마뱀뇌가 우리 안에서 저항, 핑계, 두려움, 유혹으로 작용하여 익숙함과 안전함을 추구할 때 이것에 맞서 불편함을 자처하도록 하자. 불편함은 변화와 차이를 이끌어 낸다. 가령 책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언급된 시간관리 매트릭스(긴급-중요)에서 중요한 일이지만 긴급하지 않은 일(제2사분면)을 처리하는 것은 우리 삶을 더욱 풍성하고 성숙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린치핀이 되려는 길은 험난하다. 거기에는 지도한장 없다. 게다가 저항 또한 만만치 않다. 하지만 나아가지 않을 수 없다. 세상이 원하고 조직이 원하는 사람은 똑같이 고만고만한 모습으로 일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는지도 모른다. 이제 그만 망설이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첫 발걸음을 떼자. 린치핀이 되는 거다! 어제와 다른 오늘이 아니라면 당신은 가만히 현상유지를 하는 것이 아니라 퇴보하고 있는 것임을 명심하라. 자, 이제 당신은 어떤 선택을 내릴 것인가?
p.s)
이 책 린치핀에는 린치핀이 되는 방법이 들어있지 않다. 붕어빵에 진짜 붕어가 들어있지 않듯이 말이다. 그대신 붕어빵에 들어있는 달콤한 팥앙금처럼 린치핀이 어떠한 존재이며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 매력적으로 설명을 해준다. 그런데 만약 이 책에 린치핀이 되는 10가지 방법이 쓰여져 있다면 어떨까? 그렇다면 나는 이 책을 주저 없이 쓰레기 통으로 던져버릴 것이다. 린치핀이 되는 것에는 결코 메뉴얼이 존재하지 않는데 그 메뉴얼을 제시해 주는 것은 뭐란 말인가. 그 방법을 찾는 것은 이 책을 읽는 오로지 독자의 몫이다. 남이 그려놓은 지도를 언제까지 쳐다보고 있을 것인가. 이제 자신만의 지도를 그릴 때가 되지 않았는가. 린치핀의 특성을 살펴보며 우리 자신이 나아갈 길을 그려보자. 당신과 나, 우리 모두 린치핀Linchpin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