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의 땅 서던 리치 시리즈 1
제프 밴더미어 지음, 정대단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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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수십 년동안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된 미지의 불가사의한 경계구역 X, 이곳에서는 지구의 생태와는 다른 경계속에서의 미지의 생태가 존재하고 이를 중심으로 비밀 정부 기관에서는 그동안 11차례에 걸쳐 탐사대를 파견하여 X구역에 대한 조사를 해왔지만 여전히 미궁에 쌓인 체 구역으로 향했던 탐사대는 실패를 지속해왔던 모냥입니다.. 이제 12차 탐사대가 출발할 시점입니다.. 모두 여성학자로 차출된 탐사대가 X구역으로 들어서고 이들은 구역내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한 후 주변을 탐사하던 중 지하로 이어지는 탑을 발견하게 됩니다.. 탐사대의 주축은 리더격인 심리학자와 측량학자, 인류학자, 그리고 이 소설의 주요 화자인 생물학자가 있습니다.. 생물학자는 자신과 탐사대가 발견한 공간을 탑이라 명명하지만 나머지 동료들은 일종의 동굴적 형태의 터널로 생각하죠, 탑을 발견함과 동시에 이들의 연대는 유리처럼 쉽게 깨어지게 됩니다.. 애초부터 이들은 단순한 탐사의 목적을 가진 각자의 영역에 대한 전문적 조사를 목적으로 X구역으로 향한 인물들인만큼 서로에 대한 각별한 연대의식은 없는 동료들이었습니다.. 생물학자는 탑으로 들어서면서 그 속에서 보여지는 벽에 그려진 일종의 문장을 발견하게 되고 이 문장으로 인해 이들은 대단히 충격적인 심리적 혼란에 휩싸이게 됩니다.. 이들의 리더격인 심리학자는 최면으로 이용한 동료들의 행동적 통제를 하려들고 생물학자는 탑에서 우연히 벽의 문장을 파악하다 벽면에 기생하는 포자를 흡입하여 미지의 바이러스가 자신의 신체에 들어오게 되죠, 이런 신체의 변화가 발생하면서 심리학자의 최면에 반응하지 않게 되고 이들의 각자의 목적을 의심하고 생물학자는 자신만의 조사를 하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다시금 탑으로 향하는 날 동료인 인류학자가 사라진 점에 대해 심리학자를 의심하게 되고, 탑으로 들어간 측량학자와 생물학자는 그 안에서 죽음을 당한 인류학자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다시금 탑 밖으로 나오게 되지만 심리학자는 사라져버린 후죠, 더이상 이곳에서의 탐사에 대한 혼란에 휩싸인 측량학자는 심리적 불안을 느끼게 되고 생물학자는 현 상황이 발생한 이유와 앞으로의 조사적 방법을 위해 등대로 홀로 향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녀가 발견하게 되는 진실은,


    2. '죄인의 손에서 비롯한 목 조르는 과실이 놓인 곳에서 나는 죽은 자의 씨앗을 낳아 어둠 속에 모여든 벌레들과 함꼐 나누리라....'라는 문장이 이 작품의 틀속에서 끊임없이 등장합니다.. 대단히 애매모호한 형이상학적인 느낌이 가득한 문장입죠, 이 소설은 시작점부터 마지막까지 한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 없을 정도의 미지의 상황에 대한 심리적 불안과 혼란한 감성을 이어갑니다.. 대단히 어려우면서도 이미지로 치환하기 힘든 불가해한 구역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기도 하죠,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는 생물학자라는 인물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 중점을 이루고 이어지고 있음에도 문장들이 주는 모호한 수수께끼적 감성과 상황이 주는 심리적 불안감은 끊임없는 긴장감으로 독자들에게 상당히 힘든 책읽기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하나하나 뜯어보면 어렵지 않은 문장과 상황일진데 길게 이어지는 서사의 구조속에서 우린 이 소설속의 상황에 대한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고도의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하는 혼란한 느낌이 독자들에게 생물학자의 눈을 통해서 투영되는 것이죠, 번역투의 문장들의 의도가 그러한 것인 지 아님 원작의 문장들 자체가 이러한 형이학적인 문장들이 대체적으로 묘사되어진 것인지는 모를 일이지만 우리 말이고 우리 글일진데 읽는 독자로서는 느껴지는 스릴러적 감성과 서스펜스적 심리와는 별개로 참으로 읽기 어려운 작품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3. 그럼에도 저는 이 작품을 읽으면서 독자로서 느끼는 감성적 혼란에 대한 칭찬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문장 하나하나가 대중적이지 않은 느낌과 함께 모호한 상황적 표현으로 이어지지만 그 속의 이야기는 어떻게보면 대단히 일반적이고 영화적인 상상력이 가득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일까 고민해봤습니다.. 생물학자가 보여주는 이야기는 여느 영화나 대중적 주인공의 캐릭터에서 크게 벗어나질 않습니다.. 이 소설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펼치는 이야기는 아주 단순합니다.. 실질적으로 생물학자를 제외한 나머지 인원들의 영역은 어떻게보면 소소하기도 합니다.. 큰 존재감이 없는 인물들이죠, 그리고 생물학자는 자신의 삶과 심리와 감성과 과거와 남편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이전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에 대한 불명확한 경계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가죠, 여기까지는 단순하고 전형적인 스토리의 SF판타지적 영역으로 판단해도 무방합니다만 이 소설의 횡간이나 문장의 모든 이야기의 표현은 미지의 X구역에 대한 작가의 묘사와 상황적 표현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주변의 상황에 대한 불안한 심리와 익히 알 지 못하는 불가해한 장소에 대한 혼란적 표현들이 하나의 문장적 불편함을 안겨다주는 것이죠, 현실적이고 경계선 밖에서 자신의 내면에 충실하던 생물학자가 경계를 넘어 탑에 포자에 전염되어 X구역의 생태에 적응되어가며 조금씩 진행되어가는 신체적 변화와 함께 소설의 중심으로 나가나는 상황을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고로 그 감성과 불안한 심리의 공감에 대한 즐거움과 동시에 불가해한 구역의 이미지까지 받아들일 수 밖에 없으니 뭔가 읽고 보고 즐기고 있지만 해소되지 않은 상황의 연결을 만나게 되는 것이죠,


    4.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마지막에 할애한 작품에 대한 해설에 대한 부분으로 볼때 제가 말씀드린 이런 감흥이나 읽기의 어려움에 대한 작가적 고찰이 이루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제대로 읽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해설이 본문보다 더 어렵게 느껴지는 느낌이 크더군요, 그냥 아, 나만 이 책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게 아니구나, 독자들을 위한 소설적 해설을 둘 정도면 뭔가 어렵긴하는구나라는 생각 정도만으로 넘어갔습니다.. 뭐 작가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위어드 픽션의 영역이 어떻고 SF판타지소설의 현대적 기법과 영향에 대한 작가의 계승 블라블라하는 것은 오히려 기껏 힘들게 읽은 작품 더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 같아서 말이죠, 여하튼 이 작품은 삼부작으로 그려진 작품인 듯 합니다.. 애초에 3부까지 집필한 후에 시리즈의 1권부터 출간하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 느낌으로 볼때 첫권에서 제시한 수많은 상황적 판단은 일단 후반의 이야기로 넘겨놓아도 될 듯 싶습니다.. 일종의 포석을 제대로 깔아놓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으니 말이죠, 1권만으로 이 작품이 이러하다고 논하기에는 조금 애매모호함이 많기에 일단 다음 시리즈의 2권을 읽어보고 제대로 판단해보도록 하겠습니다..


    5. 사실 작가는 나약한 인간이 감당하기에는 벅찬 경계구역을 설정해놓고 그 속에 놓인 인간의 혼란스러움을 대단히 치밀하게 그려내고 있죠, 나름대로 생물학자라는 주인공이 중심을 잡고 있지만 그 외에 이 소설속에서 미지의 x구역에 들어온 모든 인간들은 불안하고 혼란스러운 심리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소설속에 구역의 경계안에서 미래지향적인 도구를 단 하나도 보여주지 않습니다.. 심지어 노트북조차 구비하지 않고 구역을 가장 구시대적 탐사를 행하게 됩니다.. 모든 기록은 노트에 작성하고 단순한 총기류와 일반적인 손전등등의 물품만이 있죠, 뭔가 의지할만한 도구들은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런 부분이 독자들로 하여금 상황적 불안감을 이끌어내는 영향을 주었던 것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아시다시피 우린 뭔가 모를 곳을 탐사하거나 탐험할때에는 아주 진보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도구들을 사방팔방 싸짊어지고 가더라도 낭패를 보기 일쑨데 이 탐사대는 12차에 걸쳐 단 한번도 제대로된 도구를 가지고 들어가질 않았던 거죠, 그리고 이들이 탐사한 내용은 경계구역 밖의 현실에서도 제대로 드러나지 못한 체 구역내에서 존재하게 됩니다.. 그러니 12차례에 걸쳐 이 곳으로 들어오는 모든 탐사대는 늘 새로운 경계를 넘는 거나 진배없었던 것이죠, 이런 불확실함과 미지의 불안들이 소설의 전체적 감성을 지배하니 독자로서는 지리한 책읽기에 대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감성적인 흥분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어렵고 지리해도 독자들이 그 상황적 흥미로움에서 눈을 뗄 수가 없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6. 그래서 반반이라고 정리하고 다음편에서 이어질 1권에서 던져놓은 수많은 그물에 대한 낚시가 어떻게 진행되는 지 확인해봐야겠습니다.. 이 작품은 벌써 영화화가 되었다고 하더군요, 나탈리 포트만이 생물학자로 분해서 예고편이 등장했더군요, 아무래도 소설의 문장으로 쉽게 이미지화시키지 못했던 부분을 영화의 예고편을 보면서 나름 이해하고 즐거워했습니다.. 하지만 소설속에서 등장하는 수많은 메타포적 감성과 문장의 운율들이 영화에서 단순히 대중적 이미지화에 급급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또 알고보니 감독이 '엑스 마키나'라는 상당히 매력적인 sf영화를 만드신 전력이 있으신 뛰어난 분이시라 사실 기대가 많이 되는군요, 예고편의 영상과 흐름의 서사만으로도 책을 읽은 감성이 확 와닿는 것 보니 아마 영화를 기대해봐도 좋을 듯 싶습니다.. 소설에서 보여지던 철학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이미지적 상상력이 영화에서도 충분히 그려진다면 작품성 있는 좋은 반응이 나올 것도 같습니다.. 물론 뚜껑은 열어봐야겠지만 말이죠, 여하튼 작가는 대단히 능수능란하게 소설의 서사와 문장의 이미지를 3부작의 첫권에서 깔아놓고 독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는 점은 무시못할 일입니다.. 말 그대로 낯선 영역에 놓여진 고독한 한 생물학자의 미지의 세상을 홀로 탐사하며 느끼는 감성이 앞으로도 이어지길 기대하면서 2권부터는 좀 더 대중적 재미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면서 이 감성을 잊기전에 다음 편을 펼쳐봐야겠습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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