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물의 죽음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6
M. C. 비턴 지음, 전행선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0월
평점 :
절판


    1. 어느나라건 상관없이 어떤 생소한 모임을 진행하다보면 꼭 그중에 특이한 인물이 있기 마련입니다.. 대체적으로 잘 어울리지만 꼭 밉쌍스러운 인물이 한두명씩 있기도 하죠, 이런 사람들은 타인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생각, 자신의 이득만 고려하는 파렴치한 속물같은 사람들이 간혹 등장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린 그런 모임속에서 그 인물이 없을때에는 뒷담화를 펼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드러내놓고 니가 싫으니 꺼져라는 말은 하질 않죠, 이런 인물들일수록 약간의 영향력을 가진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에 큰 부딪힘이 없다면 가능하면 포용해려보고 노력하죠, 그게 안될때에는 얼굴을 붉히기도 하지만 그 속물이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 자체를 인식 못한다는 사실을 익히 알기에 굳이 니 잘못을 따져들지는 않습니다.. 가능하면 똥은 밟지 말고 회피하거나 나중에 나도 모르는 사이 밟을까봐 더러워도 그냥 내가 치우는게 나은 법이니까요, 그래서 이런 인간들 옆에는 언제나 아첨만하는 인물들만 득시글거리게 됩니다.. 이 속물은 자신이 싸놓은 똥은 누군가가 치우겠지하면서 그대로 두고 그 옆의 아첨꾼들은 그 똥을 치우기는커녕 회피하면서 그 똥 옆에 자신이 똥도 같이 싸제끼고 있죠, 이왕 싼 똥 내 똥 한번 떠 싼다고 달라질 건 없으니까요, 말이 샛네요, 여하튼 이것들은 지가 싸놓은 똥도 더러워서 서로 '니미락내미락'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2. 이런 속물들이 대다수의 사회 구성원들속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존재감을 드러내면 참 곤란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소설 독후감에 자꾸 이 시대의 국내 현실이 투영되는 것 같아 짜증납니다만 어쩔 수 없네요, 하지만 아무리 잘못된 부분에 대한 팩트만 어른들에게 설명을 드려도 또다시 이 어른들은 희한하게 돌아가십니다.. 빨갱이 짓거리하는 놈들이 다 국민들으 현혹시키고 거짓말을 부풀려서 나라를 전복시킬 의도가 짙다라는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를 주변에서 다시금 살며시 끄집어내고 있는 것이죠, 이런 분노를 진정시키는 방법론으로 참 좋은 방법중 하나가 역시 재미진 소설을 읽는 것이죠, 그래서 전 끊임없이 책을 읽습니다.. 재미진것만 골라서, 이번에 읽은 작품은 그동안 꾸준히 읽어오던 해미시 맥베스 시리즈의 6번쨰 작품 "속물의 죽음"입니다.. 여전히 비턴 할머니는 자신의 특기를 잘 살려서 주변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잘 풀어내십니다.. 그리고 재미지기까지 하니 즐겁기 그지 없구나


    3. 여전히 해미시는 로흐두 마을의 순경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직도 그는 혼자 삽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크리스마스네요, 외로운데 거기다가 감기까지 걸려서 누군가에게 위로는 받고 싶은데 받을 이는 없고 빨리 휴가기간동안 본가에나 가서 쉬고 싶을 따름입니다.. 허나 으쩌끄나, 본가에 미국에서 사는 이모가 휴가기간동안 방문을 한답니다.. 이 이모는 해미시를 엄청 싫어해서 같이 있는 것 자체를 싫어하죠, 그래서 해미시는 감기도 걸린데다가 집에 가지도 못합니다.. 그런 와중에 이제는 마음을 정리한 프리실라가 그를 찾아옵니다.. 그리곤 그녀의 친구인 헬스팜 운영자 제인을 소개하곤 그녀의 문제를 상의하죠, 제인은 북쪽의 아담한 섬인 아일린크레이그에서 헬스팜 "해피 원더러"를 운영하며 많은 돈을 벌였고 이번에 휴가기간 자신의 요양원에 많은 지인을 초대하여 함께 지내기고 한 상황입니다.. 제인은 섬에서 자신의 생명의 위협에 대한 해미시의 도움을받기로 하고 해미시를 아일린크레이그에 초대를 하죠, 이제 해미시는 크리스마스동안 홀로 담요 뒤집어쓰고 로흐두에서 외롭게 안보내도 되니 나름 다행으로 생각하고 그녀를 따라 나섭니다.. 그리고 섬에 도착한 해미시는 섬 주민들이 보여주는 거부감에 대해 오싹함 감정을 가지고 또 다시 사건의 중심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4. 이번 시리즈도 기존에 작가가 보여주는 패턴에서 크게 벗어나질 않습니다.. 여러명이 모인 곳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다루는 이야기죠, 전반적인 이야기의 구성도 거의 전작들과 흡사합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재미집니다.. 아마도 비슷한 패턴임에도 불구하고 늘 등장하는 인물들의 상황적 구성과 캐릭터의 묘사적 방법이 대단한 공감과 현실감을 부여하기 때문인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에도 작가는 우리가 익히 경험한 속물적 인간에 대한 유형을 대단히 섬세한 묘사로 그 캐릭터에 대한 반감을 가지게 만들면서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비턴 할머니가 보여주는 인물의 유형은 늘 동일하면서도 각 시리즈마다 다른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일종의 코지 미스터리적 느낌이 강하면서도 지루하지않게 꼼꼼한 짜임새를 상황적 구성을 토대로 독자들이 집중력을 잃지않게 이어나갑니다.. 진중하지도 그렇다고 아예 가볍지도 않게 세상사의 한 일면의 무대를 각각의 독자들 한명을 모시고 연극으로 그려내는 듯합니다.. 연극이 진행되는 동안 관객은 어렵지않게 편안한 감상을 하게 만들어주는거죠,


    5. 그리고 이 시리즈를 이어가는 가장 중요한 두명의 캐릭터에 대한 존재감 역시 끊임없이 되새겨줍니다.. 이 두명 즉 해미시와 프리실라가 사건에 관여하든 안하든 로맨스가 있든 없든 끝까지 서로에 대한 끈을 놓지않고 있기 때문에 이 작품의 즐거움이 더 크다는 것이죠, 이번 작품속에서 프리실라는 큰 역할이 없습니다.. 심지어 소설 전반에 걸쳐 몇부분 등장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프리실라는 해미시가 가지 못한 해미시의 본가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되죠, 독자들은 아, 앞으로 더욱더 긴밀한 로맨스가 펼쳐질 가능성이 있구나라는 짐작을 하게 됩니다.. 참 얍삽한 작가님이 아니신가 싶습니다.. 그런 소소한 이야기가 전반적 재미에 큰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익히 깨우치고 계신다는 생각을 아니할 수가없지 않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뚝뚝한 메마른 감성의 중년 아저씨조차 그들의 관계가 잘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에 집중하게 만드니 말이죠,


    6. 앞서 이야기한 이 모든 것은 개인적으로는 이야기의 흐름과 인물들이 주는 유형에 대한 공감대로 인해 상당한 장점으로 작용한다고 생각을 하지만 또 다른 일면에서는 벌써 6권이 진행되었음에도 기존의 패턴의 동일성과 이야기의 상황적 구성과 코지미스터리라고 불리우지만 전반적인 미스터리의 측면에서 볼때 여전히 추리적 의도는 낮다라는 생각을 또한 지울 수가 없습니다.. 작가가 의도한 상황들이 중심이 되는 작품이긴 하지만 이 작품은 엄연한 추리물 시리즈임을 감안할때  - 제목에서 늘 00의 죽음이라 하는 이유 - 소설속에서 보여지는 살인과 그 해결방식에 대한 어설픔은 아직도 안타깝습니다.. 특히나 이번 작품에서도 살인사건은 거의 중반쯤 벌어지며 그리고 그 해결방식도 딱히 집중되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추리적 해결은 싱겁죠, 전작들에서도 이런 부분은 여전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조금 더 싱겁게 마무리가 됩니다.. 앞으로도 작가의 성향이나 이야기의 상황적 의도를 볼때 크게 변하진 않을 것 같은데 그렇다하더라도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재미진 시리즈라 생각하는만큼 문고판 시리즈의 기준점으로 나쁘지 않다는 판단을 해봅니다..


    7. 이 시리즈는 감히 단언컨데 누구나 쉽게 펼치고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편안함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작가 또한 그런 의도로 꾸준히 작품을 이어나오셨지 않을까 싶습니다.. 30년동안 이 작품이 그 즐거움을 끊임없이 독자들에게 선사한 이유도 이러한 편안함과 소소한 즐거움에 기인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하나의 자극적 소재를 중심으로 딱히 희극이라 일컫기는 어렵지만 독자적 즐거움을 목적으로 올려진 무대속의 이야기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전 재미집니다.. 해미시의 행동과 프리실라의 똑똑함도 즐겁습니다.. 그리고 주변의 특이한 이기적이고 자기 중심적이고 권위적이고 보수적인 스코틀랜드 북쪽의 로흐두 마을 주변에 거주하는 수많은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도 읽는 내내 행복합니다.. 이 작품을 대할때면 늘 드는 생각은 힘들고 지칠때 한권씩 짬짬이 펴들 책으로 해미시 시리즈만한 작품도 없을 것이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게다가 펼치면 금새 다 읽어버려, 특히나 두꺼븐 책 읽는 다음 읽으면 더 좋아, 딱 좋아,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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