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의 몸값 87분서 시리즈
에드 맥베인 지음, 홍지로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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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름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이제는 조금 높은 위치에서 젠체하는 그런 부류의 갑질을 자랑삼아 해대는 인간들을 제법 만나게 됩니다.. 특히나 지방에서 똥 좀 싼다하는 그런 자수성가한 입지전적인 인물들을 대할때면 특히나 불끈거리며 뭔가가 짜증스럽게 올라올때가 많습니다.. 그럴땐 뭐, 참죠.. 어떻할겁니까, 그냥 내가 니 부하직원이 아니라는 사실에 나름 만족하는 수밖에요.. 그렇다고 내 삶속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갑의 모습이 그닥 좋다고도 말씀을 못드립니다.. 자신의 이익과 목표를 위해서는 주변의 모든 걸리적거리는 걸림돌은 냉정하게 제거해버리는 사람들이 사실 돈을 벌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고 나름 위치가 조금씩 위를 바라보게되면 뼈저리게 느끼게 됩니다.. 나 스스로가 잔인해지지않고 괴물이 되지 않으면 절대로 흔히 말하는 권력을 손에 쥘 수 없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문득 얼마 전에 울 와이프가 하던 말이 생각나네요.. 권력자가 되기 위해선 약간의 소시오패스적인 성향이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이죠..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야 내맘대로 뭔가를 만들어낼 수 있는건가요, 된장, 복권만이 길인가봉가

 

    2. 에드 맥베인의 87분서 시리즈는 생각날때마다 조금씩 읽고 있습니다.. 전작인 "살의의 쐐기"도 재미지게 읽어서 이번에도 기대를 조금 했는데 역시 "킹의 몸값"도 나름 시리중에서 추려내는 작품의 질에 맞게 상당히 즐겁고 깔끔하게 읽었습니다.. 제목과 함께 대강 짐작하시겠지만 이번 시리즈의 내용은 유괴에 대한 소재를 다루고 있습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범죄중에서도 가장 비도덕적이고 극악한 범죄중의 하나가 유괴라고 생각하고 또 대부분의 나라에서도 그런 점을 강조하기 때문에 유괴범은 사형이나 무기징역등의 무거운 징벌을 받곤 하죠..

 

    3. 이번 "킹의 몸값"은 그런 유괴사건이 발생하고 그 사건의 중심이 되는 인물이 부유한 계층의 자수성가한 인물인 더글라스 킹이라는 사람입니다.. 킹은 일개 직원부터 시작해서 입지전적으로다가 성공한 그런 사람입니다.. 시작과 동시에 그레인저제화의 중역들이 킹의 저택에 모여서 회의를 합니다.. 그들은 현재 나이가 든 회장을 몰아내고 킹을 꼬셔서 조지 벤자민을 회장으로 앉히고 킹에게 부회장 직함을 주려고 하죠.. 그러나 킹은 단번에 거절합니다.. 어라, 이사람 나름 멋있는데.. 싶은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그가 그런 권유를 거부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는 몇년에 걸쳐 자신의 주식을 늘려서 그레인저제화를 인수하려는 복안을 마련하고 그 날이 눈앞에 다가왔습니다.. 그는 있는 돈 없는 돈 모두 끌어모아  인수 가능한 만큼의 주식을 매입하고자 하는 마무리 단계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시점에 자신의 아이가 유괴되었다는 이야기를 전달받게 됩니다.. 그리곤 자신의 사업을 위해 마련한 자금의 대부분을 몸값으로 내놓아야될 형편이 된거죠..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당연한 일일겝니다.. 하지만 유괴된줄만 알았던 아들 바비는 사건이 발생한 지 얼마되지 않아,,,,

 

    4. "살의의 쐐기"에서도 에드 맥베인은 어떤 극한적 사항을 던져주며 일종의 딜레마와 상황적 판단의 현명한 결정을 요구하면서 대치적 측면을 독자들에게 들이대고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하는 방법을 사용하면서 즐거움을 주었더랬습니다.. 이번 작품 "킹의 몸값"도 상황은 다르지만 유괴범과 피해자의 입장과 또한 피해자와 또 다른 피해자의 상반된 입장, 그리고 그 주변에서 사건을 해결하고자하는 경찰의 관찰자적 상황을 아주 적절하게 표현하여 이야기를 이끌어나가고 있습니다.. 특히나 이번 작품은 단순한 사건의 측면보다는 피해자인 킹이라는 한 인물을 중심으로 그에게 닥친 현실적 상황에 대한 딜레마를 독자들에게 던져주면서 등장인물들의 공감을 대중들에게서 끄집어내는 방식이 아주 좋습니다.. 단순한 범죄를 다룬 형사소설의 느낌보다는 보다 실재적인 현실적 가치관과 인간이기 때문에 갖게 되는 도덕적 의무감이나 상황적 딜레마를 보다 리얼하게 다루고 있기 때문에 무척이나 즐거운 소설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 싶습니다..

 

    5. 단순하게 범죄적 소설로서 독자들의 대중적 즐거움만 주는 자극적 느낌이 아니라 니가 만약 이런 경우라면 어떻게 결정하겠는가, 너의 선택은 과연 정당하고 올바른 것인가,라는 아주 구체적이면서도 현실적인 대중적 공감의 딜레마가 부여되기 때문에 읽는 내내 인물들의 행동과 결정방식에 짜증과 공감과 혐오와 회의와 수긍의 감정이 수없이 반복된다는거지요.. 그리고 이 작품은 상당히 짧습니다.. 이런 저런 추리적 꼬임이나 반전같은 매력은 전혀 없습니다.. 처음부터 밝혀서 실질적 현장범죄를 다큐멘터리식으로 되짚은 형식처럼 보여지는 소설같아서 뭔가 추론하고 내용의 유기적 연결 우짜고저짜고같은 의미는 전혀 필요없는 소설이라는거지요..

 

    6. 수많은 87분서 시리즈중 -국내에 출시된 작품은 몇작품 안됨-에서 유독 이 작품이 걸작이라고는 칭할 수 없겠지만 가장 대중적이고 일반적인 현실적 범죄의 중심에 놓인 상황적 이야기로서는 매우 공감적 반향이 큰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페이퍼백의 형식으로서 단촐하고 깔끔하고 매끄럽게 범죄소설 한편이 주는 즐거움을 만끽하기에는 에드 맥베인의 87분서만한 작품이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인식하게 됩니다.. 길고 오랜 구상과 고민끝에 씨줄과 날줄을 한땀한땀 장인의 정신으로 이어붙여서 길게길게 쓰는 것도 좋겠지만 에드 맥베인만의 문장력과 통찰력을 중심으로 간결하지만 절대로 가치적 기준에서 고퀄리티의 영역을 창조하는 필력은 과히 대단하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뭐 그렇다고 에드 할아버지가 쉽게 글을 쓰신다는 말은 아닙니다.. 오해하지마라이,

 

    7. 현재 피니스아프리카에라는 출판사에서 출시되고 있는 에드 맥베인의 87분서 시리즈는 50편이 넘는 시리즈중 나름 탁월한 작품이라 불리우는 작품들을 선별해서 출시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타 출판사에서도 필요시 몇몇편을 단행본으로 선보이고는 있지만서도 전반적으로는 꾸준한 출판사를 믿을만하기에 상기 출판사의 작품을 읽고 있습니다.. 일종의 범죄형사소설의 고전으로 불리우는 시리즈를, 그중에서도 나름 괜찮은 작품을 선별해서 읽는 즐거움은 제법 좋습니다.. 그만큼 읽고서 후회할 소지가 줄어든다는거니까요.. 이번 작품 "킹의 몸값"도 그런 작품중 하나입니다.. 뭐랄까요, 단순하지만 절대 가볍지 않고 가벼워보이지만 절대 만만하지 않은 이야기를 대중에게 보여주니까요.. 설 명절 배불리 떡국 드시고 편안하게 한나절 즐거운 독서하시기에 이만한 작품도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후반부가 뭔가 허전해 보이긴하지만 뭐 어때요, 질질 끌면서 이야기를 끌고가는것보다는 뭔가 조금 허전해보여도 깔끔하게 딱 끊어주는 것도 나쁘진 않습디다.. 그래도 사실 조금 길었으면 싶은 생각은 나도 들었어..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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