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 오브 솔러스 - 제임스 본드 단편 전집 이언 플레밍의 007 시리즈
이언 플레밍 지음, 박찬원 옮김 / 뿔(웅진)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언제일까요 대강 첫경험이 언제였는지, 한번 꼽아봅니다.. 머리속에 남은 첫 기억을 되새겨보니 일단은 코넬리옹이 아니라 무어할배가 떠오르는군요.. 그리고 그 영화가 어떤 영화였는지는 전혀 기억에 없습니다.. 단지 머리속에 떠오르는 영상은 마지막 바다에 빠진 캡슐에서 로저 무어할배가 본드걸과 함께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었던것 같네요.. 아마도 나를 사랑한 스파이였거나 문레이커였지 싶은데 말이죠..정확하게는 모르겠습니다.. 워낙 많다보니 기억이 갸웃거립니다.. 그렇다고 찾아 다시 볼만큼의 꾸준한 사랑을 줄 정도의 007매니아는 또 아니라서 그런 기억만 가지고 있습니다.. 조금 뭔가를 알게 되었을때 코넬리옹께서 출연하셨던 초기의 본드 영화도 보게 되었더랬죠..하지만 솔직히 저의 세대에서는 진짜 007은 코넬리옹이 아니라 로저 무어 할배가 더 각인이 된 듯 싶네요.. 그렇게 이어지던 시리즈는 티모시 달튼이라는 야성스러우면서도 거칠고 느끼한 전혀 007답지 않은 인물로 변경이 되었고 그 뒤를 이어 개인적으로 가장 잘어울리는 듯한 피어스 브로스넌의 007이 이어졌던 것이죠.. 지금은 아마도 원작에 가장 어울린다고 이야기했던 다니엘 크레이그가 열심히 맡아서 하고 있는 듯 합니다만.. 하여튼 우리에게 007영화는 내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007 본드, 제임스 본드가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의 옆을 지키는 수많은 본드걸이 더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여태껏 총 22편이 시리즈로 이어져오고 있다고 하는군요.. 넵, 사전공부했습니다.. 이 모든 시리즈의 주인공은 007이라는 넘버로 암약 또는 대놓고 활약하는 영국의 한 첩보원의 코드넘버인 것이지요..그의 이름은 본드, 제임스 본드입니다.. 물론 자신의 이름을 말할때 소맷부리를 다듬거나 지긋한 눈빛으로 두번 말해줘야됩니다.. 이 캐릭터를 창조해낸 분이 바로 이언 플레밍이라는 분이신데 늘 007이라는 제목앞에 언제나 함께 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니까 이때껏 미디어와 영화상으로 보여지던 본드의 모습은 애초에 소설로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거죠.. 뭔들 안그렇겠습니까만 일단 소설속의 본드의 모습이나 첩보원적 활동은 영화속의 모습과는 사뭇 다릅니다.. 어떻게 보면 상당히 괴리감을 가질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영화 시리즈가 이어질수록 과장된 본드의 모습이 그려지는게 싫어서 플레밍가족인 제작자께서 최근 작품들은 가장 007다운 인물을 내세웠다고 하더군요.. 보다 인간적이고 몸으로 때우고 신사적이지만 야성미가 넘치는 그런 자극적인 남자의 모습 말이죠.. 코넬리옹이나 로저무어와 브로스넌이 보여준 007의 이미지는 원작과는 많이 다르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아는 시리즈의 장편영화들은 실제로 단편 소설의 제목을 따온 경우가 많네요.. 제가 이번에 읽은 퀀텀 오브 솔라스라는 단편소설집에 나오는 많은 작품들이 시리즈의 제목으로 사용이 되었습니다.. 물론 단편집의 제목인 퀀텀 오브 솔라스가 있구요.. 듀란듀란의 뷰투어킬도 있습니다.. 유어 아이즈 온 리라는 노래도 생각나구요..옥토퍼시도 있죠..집시였던가요?.. 리빙 데이라이트의 거친 액션도 떠오르네요..하지만 작품속의 내용과는 많이 다르거나 아예 제목만 따온 경우도 많습니다..  현대적인 첩보물의 모습보다는 지금과는 조금은 어울리지않는 구시대적 냉전의 모습도 보이구요.. 클라식한 느낌이 많이 드네요..그렇다면 뭔가 구태의연스럽고 구시대적 유치찬란 첩보물같을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버스러운 액션이 과했던 이미지들속의 007의 모습보다는 보다 소소하고 인간적이면서 현실적인 스파이를 지향하는 본드의 액션이 더욱 자연스럽고 박진감이 넘치는거죠.. 오히려 플레밍할아버지가 보여주시고 묘사해주시는 소설속 액션씬들이 더 쉽게 와닿는다는거죠.. 전 그랬습니다..

 

작품집 속에는 상당히 많은 단편들이 들어있습니다.. 대부분 내용들은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첩보활동과 사건을 해결하는 본드의 활약과 그속에서 벌어지는 인간들의 심리적 대치와 상황적 묘사들이 많습니다.. 과하지않고 소소하기도하고 아기자기한 맛도 좋습니다.. 무엇보다도 본드걸이라는 조금은 차별대우를 받는 듯한 느낌의 여성들의 대우가 이전 영화속의 여성상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잘은 모르지만 영화속의 본드걸들은 뭔가 종속되고 수동적인 형태를 띄었지 않았나 싶은데 말이죠.. 소설속에 등장하는 여성상은 상당히 능동적이고 자기의견이 강한 여인네들입니다.. 물론 외적 매력은 말할 것도 없는거지요.. 그러나 역시 차별적 느낌은 여전하긴 합니다.. 시대가 그래서 더욱 그럴까요?.. 클라식이니까요.. 총 아홉편이 단편을 담고 있는데 다 재미가 있습니다..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작품은 없습니다만 인간적이고 현실적인 스파이의 전형을 보여주는 본드의 매력이 잘 살아나 있는 작품들이어요.. 행동보다는 생각과 사고적 배려를 우선하는 모습이 다소 당황스러울수도 있겠지만 어느새 원작에서의 인간적인 코드넘버 007의 매력에 빠져들 수 밖에 없을 겁니다..

 

007은 참 많은 일을 합니다.. 아니 영국의 MI6라고 불리우는 대외공작부(해외첩보활동담당)의 역할이 글로벌하게 광범위하다는 말인거죠.. 영국적 자부심이 대단하다는 인식을 심어줄만큼의 멋진 영국 스파이물이 아닐수가 없습니다.. 지아무리 대단한 미국의 헐리우드에서 만든 007이라도 우린 이 매력적인 스파이는 영국신사라는 점을 절대로 잊지 못하는거니까요.. 개인적으로 그동안 접해보지 못했던 007이라는 캐릭터가 살아있는 원작 소설을 만나게 되어서 무척이나 행복했고 또 그 소설들을 무더기로 담아놓은 단편집이라서 그 즐거움이 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색다른 제임스 본드의 진면목을 알고 싶으시다면 주저말고 펴 드시기 바랍니다.. 빠바라빠 빠바빠~ 빠바라빠 빠바빠~빠라바 빠바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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