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왕의 슬픔 황금펜 클럽 Goldpen Club Novel
장 클로드 무를르바 지음, 김동찬 옮김 / 청어람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판타지소설은 보통 그 분량이 상당합니다..왠만한 분량으로 끝을 내기에는 판타지적 소설의 흐름이 너무 오버스러울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개천에서 용 한마리 거둬  키우는데 사실 몇백년이 걸리기도 하니까요..그만큼 할 말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거지요.. 최소 세 권 이상의 분량으로 읽혀지는 것이 보통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그러니까 상상속의 구라는 치기 시작하면 자꾸만 그 나래를 훨훨 펼쳐 주시는 경향이 다분한 것입니다. 다들 비스므리하면서도 각각의 개성을 가질려고 무척이나 노력하는 모습들이 보이긴 하지만 대략 이넘이 저넘같고 저넘이 그넘같은거지요... 독창적인 판타지소설을 만들어 내는게 그 만큼 어렵다는 생각을 해봅니다..이런말을 지껄이고 있으니 제가 꼭 판타지 소설에 아주 조예가 깊은 그런 독자로 보이네요...아니죠..전혀 아닙니다...심지어 판타지소설의 최고봉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반지의 제왕도 소설이 아닌 영화로 접한 사람이니까요... 길잖아요..소설은!! 그러니 지레 쫄아버리는거지요.. 그런데 판타지소설이라고 길게 쭈욱쭉 이어만 나가는 작품만 있는게 아니라 이 책처럼 깔끔하게 한 권으로 마무리를 짓는 경우도 있네요..상당히 단촐한 판타지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죽은 왕이 슬프다지요?..왜일까요?..

 

단촐하고 굳이 상상속의 중간계 지도를 펼쳐내지 않아도 될만큼 깔끔한 세상이 펼쳐집니다..아주 단촐하고 단순한 판타지 세상입니다..좋네요...읽기 편하고 외우기 쉬워서.... 작은 섬나라 프티트테르와 큰 땅덩어리의 그랑드테르에서 벌어지는 두남자의 일생을 다룬 이야기입니다..뭐 그 일생이라는게 사실은 열살을 전후로 20년 내외로 보시면 되시겠습니다. 일단 얘네들은 쌍둥이입니다...겉으로 보이는 면에서는 말이죠..속사정이야 읽어봐야 아는거구요..ㅋ 알렉스와 브리스코라 불리우는 프티트테르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입죠..주인공들입니다..그런 아이들의 나라의 왕이 죽습니다...그렇습니다..제목의 죽은 왕의 슬픔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왕이 죽어서 알렉스와 브리스코가 조문을 하러 왕궁의 광장으로 갑니다..그리고 알렉스는 왕의 유령을 만나게 되죠..타오르는 불을 조심하라고 합니다..왕이..뭔말일까요?..뭔가 앞으로의 이들의 인생에 대한 충고를 하신걸까요?...그리고 알렉스를 브리스코라고 부릅니다..자, 이제 이 쌍둥이들의 진실과 함께 판타지의 서막이 열리기 시작합니다..한 권으로 모두 해결하는거지요...시작은 창대히지만 결말을 어떠까요?..그건 읽어보심 압니다..

 

근데 왜 제가 길고 짧은 판타지의 분량을 이야기하는 걸까요?...이 작품을 읽고 다시 한번 느꼈기 때문인거죠...판타지는 뭔가 길게 이어져야된다는거..판타지이기 때문에 거창한 시작이 이루어질 수 밖에 없고 상상의 오버스러움이 이루어질 수 밖에 없는데 그걸 짧은 내용으로 마무리를 지어버리려면 무리수가 발생해버린다는거지요..이 책이 그러합니다...뭔가 있어보이는 제목 - 죽은 왕의 슬픔이라니 느낌이 좋지 않나요? - 과 쌍둥이들의 비밀과 타오르는 불의 의미만 두고 볼때만 해도 이거 뭔가 물건스럽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거지요...언제나 주인공이 두명이면 결국 대립각이 이루어지고 그 대립각을 즐거운 독서의 중독을 불러일으키곤 하죠..그런데 아니라는겁니다..애초의 내용은 얘네들이 나이를 먹고 전쟁터에 나가면서 안드로메다 저 멀리 날려버리는거죠..그러니까 왕이 슬픈 이유에 대한 명확한 설명도 없을 뿐더러 죽은 왕의 슬픔을 해결할 기미도 없고 쌍둥이의 비밀을 둘러싼 흥미로운 세상의 호기심도 사라져버리는거니까요. 이상한 쪽으로 흘러가버리는거라니까요..한 권으로 마무리를 해야된다는 강박관념이었을까요?..결국 하고 싶은 이야기는 제대로 드러내놓지도 못하고 끝을내버리는 결과만 나왔더군요..

 

아무것도 없다는것입니다. 잔잔하고 애잔한 판타지라고 하기에는 감성도 허접합니다. 과격하고 폭력적인 판타지라고 하기에는 전쟁의 사실감이 부족합나다. 등장인물들의 심리적 묘사가 뜬구름잡기로 흘러갑니다. 알렉스, 브리스코, 리아, 게롤프, 루브, 브리트, 기타등등의 인물들은 꿔다놓은 보릿자루마냥 각각이 놉니다..그중에서 이 소설의 중심이 되고 진실의 열쇠인 브리스코는 도대체 뭡니까?..게롤프는요..제일 중요한 악인아니던가요?..잘은 모르겠지만 판타지소설의 목적중에는 상상적 배경도 중요하지만 사건을 이끌어나가는 등장인물들의 대립과 조합이 참으로 중요한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만 (뭐 모든 소설의 기본이기도 하지요)..어색합니다. 어눌합니다..허술합니다. 부실합니다. 역시 아무것도 없네요..무를르바 작가님 꽉 물어버리는 경우가 생깁니다아~ 작가의 다른 작품들은 어떤 내용인지 모르겠지만 이 작품은 판타지소설로서도 실패하였고 성장소설로도 실패, 가족소설로도 실패, 로맨스소설로도 실패였다고 봅니다. 하지만 소설의 초중반까지는 아주 괜찮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 내용의 서사를 몇 권에 걸쳐 상호간의 연관관계를 잘 풀어 나갔다면 상당히 재미가 있었을지도 모를 아쉬움이 짜안하게 생기네요. 꽉 무를뻔한 작가님께서 너무 빨리 끝내셔야된다는 강박관념같은게 없었다면 말이죠..제가 볼때는 이거슨 강박관념이 맞습니다..그렇게 마무리가 되어버렸으니까요.. 그러니까 죽은 왕이 슬픈게 아니라 읽은 제가 슬픈 것이었습니다..안타깝더군요..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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