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티드 맨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1-1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1
존 르 카레 지음, 김승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우연찮게 이 소설을 펼치기 직전 한권의 수기를 읽었다...
미국의 관타나모에 관련된 수기였다...그 책을 읽으면서 수많은 허술한 진술과 거짓된 범죄사실로 테러리스트가 되어버린 웃지못할 현실을 마주하게 되었다...근데 그들은 어떻게 자신이 범죄자가 되었는지도 잘 모른다...어느순간에 누군가에의해 임의적으로 테러리스트가 되어버린사람들 투성이었다...
근데 그 수기와 이 한권의 스파이 소설이 어떤 연관성이 있는것일까?.....
말그대로 현재의 스파이세계는 냉전이라는 두국가 중심의 세상에서 다채로운 글로벌시대로 변화되면서 각국의 실리를 목적으로 변해져 온것이 사실이다..하지만 지옥의 불길을 방불케했던 9.11이라는 상황이 펼쳐지면서 전세계는 하나의 목적과 타겟이 생겨버린것이다...자의던 타의던 그 목표에 포함된 사람들은 세상에서 배척당하고 버려지고 살인자로 낙인찍혀버린것이다....이게 현실이고 우리 자신의 모습이다... 

존 르 카레의 "원티드맨" 역시 이슬람이라는 전세계의 목표점에서 벗어나지 않는다...아니 자유로울 수 없다...
그 타겟이 되는 한 인물이 "이사"라는 체첸인이다...역시 체첸인과 이슬람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운명을 가진 종족들이다..
그들은 무모하고 무식하고 과격하고 배척당하는 사람들이다...그들의 중심에 한 인물이 있다...."이사 카르포프" 
그는 자신의 운명을 서구의 자유세계에 몸을 내맡길때부터 목표가 될 수 밖에 없었다....그것이 자신이 원하던 그들이 원하던...그런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문제는 그가 체첸인이고 이슬람교도이다라는 것이다...
결국 그는 타인에 눈에는 현재의 목표점인 테러리스트인것이다.......

수많은 감옥의 고통과 고문속에서 "이사"는 힘들게 자신의 유산과 꿈을 위해 함부르크로 왔다....이곳에서 그는 자신의 의지를 이루어내기 위해 자신의 운명을 건다..

함부르크에서 불법이민자들의 쉼터같은 생추어리 소속 변호사 "아나벨 리히터"는 "이사"를 담당하게 된다.. 그의 아픔과 이전 자신이 실패했던 마고로프라는 불법이민자의 추방과 관련하여 이 이슬람교도의 체첸인을 이곳에서 자유롭게 만들어주고자 한다....

브뉘프레르 은행의 소유자 토미브뤼는 이제 중년을 넘어선 의미없는 인생을 살아가는 은행가이다... 그의 부친의 불법적인 돈세탁과 관련하여 한 변호사의 의뢰와 유산상속과 관련하여 자신의 또다른 본능을 느끼며 새로운 인생에 대한 꿈틀거림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일명 바흐만 칸타타를 조정하는 함부르크의 정보 담당 스파이 바흐만은 이들에게서 일어나는 모든 일과 관련하여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모든것을 조정하고자 노력하고 진실을 찾아내고자 한다. 

이 네명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스파이들의 세계와 그들의 전략..전술..작전을 조금씩 조금씩 진행시켜 나간다..
얽히고 섥히고 어지럽게 매듭지어진 실타래는 의미없는 하나의 타켓을 진정한 테러리스트를 분별하기 위한 제물로 사용하며 진실과 대의와 숨겨진 5%의 악을 찾고자 노력하는 내용으로 흘러간다. 

함부르크라는 독일의 한 도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스파이극은 한편의 연극처럼 자연스럽고 흥미진진하게 흘러간다...
함부르크가 담고 있는 9.11이라는 암울했던 테러의 진실과 함께 현대사회의 "악의 축"이 되어버린 이슬람민족의 배척과 그들의 거짓과 진실을 이 연극판에 적나라하게 펼쳐놓고 있다....
이 스파이극이 마지막까지 이를때까지 내용상 보여지는 스파이들의 작전과 전술은 가히 그들의 교본처럼 이쪽 저쪽의 스파이들이 몰려들어 자신들의 이점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장면을 섬세하고 자세하고 현실적으로 묘사를 하면서 그들의 세계에 자연스럽게 투입되어 들어간다....마치 내가 제 3자로서 그자리에 참석하여 숨을 쉬고 있는듯하는 착각마저 일으킨다.... 

상당히 진득하게 읽어야함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다음장을 넘기는 순간 그들의 스파이놀음에 혀를 내두르고 다시금 앞장으로 넘겨보는 해프닝을 수없이 연출했다....사실 스파이세계은 이해하기가 어렵다....
수없이 교묘하게 만들어나가는 그들의 거짓된 진실???..들이 펼쳐지는걸 보는것이 화가 났다....그들이 이런식으로 세상을 쓰러져가는 나라들을..쿠테다를...테러리스트들을 조정하고 힐책하고 배척하고 한것같아 힘없는 한 인간으로 그리고 조정당하는 느낌을 받는 한 나라의 국민으로 분노를 금치 못했다....
특히나 진정한 의미의 허무와 아픔을 보여주는 마지막까지 난 책을 덮은 순간 결국 화를 삭히기 위해 담배를 꺼내들 수밖에 없었다... 

이 소설 "원티드맨"은 화려하지 않다...작은 도시 함부르크에서 작은 타켓 하나에 의해 벌어지는 수많은 스파이놀음을 펼치는것에 불과하다..이나라 저나라 돌아다니지도 않는다...총부리를 들이밀며 총탄이 난무하지도 않는다...
타켓이 탈출을 감행하거나 모험을 하는 장면도 없다....어찌보면 단순하고 지루하게 보여질 수도 있다....하지만 스파이가 있다...그들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전략과 작전만으로도 충분히 긴장감과 스릴을 맛볼 수 있다...
그리고 자의반 타의반으로 꼭두각시의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는 이 스파이극의 주인공들의 아픔도 심리적 고통도 충분히 공감을 할 수가 있다.....마지막으로 이 책을 덮는 순간 스며드는 시대적 아픔과 안타까움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존 르 카레의 "원티드맨"은 꼭 읽어보아야할 소설이다....나 자신 조차도 다시 한번 꼼꼼히 그들의 세계를 주시할 필요가 있을만큼의 무거움이 존재한다....역시 "존 르 카레"이다~~~~~~~~그는 위대한 스파이소설의 거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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