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선택
데이비드 모렐 지음, 김이숙 옮김 / 큰나무 / 199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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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설의 내용과는 무관한 이야기긴 합니다만 세월호 이야기 좀 합시다.. 뭐냐고, 또 세월호냐고, 언제까지 세월호를 들먹거리며 살꺼냐고, 벌써 5년도 더 지난 일인데, 이런 말을 무쟈게 듣습니다.. 이제는 좀 잊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야할 때가 된 것 아니냐고, 언제까지 죽은 아이 옷고름 부여잡고 눈물짓고 있을거냐고,, 심지어 저의 주변 사람들도 그럽니다.. 솔직히 그들에 대해서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아이가, 자신의 친척이, 자신의 주변사람이 당한 아픔이 아니니까요, 저 역시도 마찬가집니다.. 저의 아이가 그렇게 허망하게 세상을 떠난게 아니죠, 어쩔 수 없는 사고라고 한다손치더라도 이제는 살아남은 아이들, 또다른 이 시대의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힘겹지만 그들은 떠나보내고 마음을 다잡아야한다고 그럽니다.. 근데 이건 아니잖아요, 어떻게 내 아이가, 우리의 자식이 그렇게 제대로 꽃 한번 피워보지 못하고 이제 조금씩 세상을 알려고 기를 쓰는 나이에 두려움에 떨면서 물이 차올라 숨이 막혀 공포속에서 울며불며 자신의 삶을 내려놓게 되었던 그 순간을 잊고 살아갈 수 있습니까, 내 아이라면, 내 자식이라면, 내 손주라면, 과연 그럴 수 있습니까,,,, 왜 더 많은 아이들이 살아날 수 있었는데 우린 그렇게 못했는 지, 그렇게 살아나고 여전히 세상의 빛을 보고 살 수 있었을 아이들의 미래를 우리가, 이 시대의 어른들이 외면하고 숨기고 가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물이 차오르는 순간까지도 살고자했던 그들은 이미 끝이라고 단정해버리고 말았는 지, 밝혀내야되는거 아닙니까, 5년이 아니라 10년이 넘어 기억이 가물거리더라도 아프고 고통스러운 역사라고 외면하고 고개를 돌리면 안되는거 아닙니까, 내 아이가 아니고 우리가 아니라면 그렇게 함부로 말해고 그냥 내비두라고 떠들어도 되는겁니까,


    2. 세상 어느 부모가 즐겁게 웃으머 떠난 여행길에서 차디찬 몸으로 그것도 수십명은 그 형체도 제대로 만나보지 못하고 떠나보내야했는 지, 그 심정을 공감하고 감당할 수 있을까요, 부모의 품속에서 죽은 아이를 보며 절규하고 평생 고통속에서 그 순간을 잊지못해 삶이 지옥으로 변해버린 부모들도 허다합니다.. 내 일이 아니죠, 내 주변 일이 아니죠, 그러니 나만 아니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고 우리가 진실을 원하는 이상 그 일은 나의 일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왜 모를까요, 누군가에게는 닥칠 수 있는 이 나라의 잘못된 행정과 잘못된 정치세력과 잘못된 기득권의 갑질로 인해 희망밖에 없어야할 어린 아이들이 그렇게 죽음을 맞이하고 세상에서 버려진 사실을 우린 잊어선 안됩니다.. 시간이 얼마가 흐르건 중요하지 않죠, 기억하고 되새기고 그 진실과 답을 끝까지 찾아내고 그 잘못을 바로잡아야 또다른 내 아이의 죽음을 막을 수 있는 것이니까요, 부모는 가족을 지켜야합니다.. 외부의 온갖 두려움과 공포속에서 부모라면 아이를 그리고 자신의 가족을 끝까지 지켜내야하는 것이 인간이 만들어놓은 세상의 이치이고 진리입죠, 이번에 읽은 오래된 스릴러작품을 보면서 검찰의 세월호 사건을 재수사한다는 이야기에 주변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길래 그냥 화가나서 끄적거려봤습니다.. 소설은 위의 이야기와 다른 액션스릴러이지만 아이에 대한 부모의 입장은 그렇게 다르지 않습니다.. 데이비드 모렐의 70년대 소설 "위험한 선택"입니다.. 데이비드 모렐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게 람보 1편의 원작자라는 것이죠, 대단한 작품이고 이 작픔은 그 작품을 집필한 후 두번째로 집필한 작품입니다.. 내용은 성경에서의 '욥'의 고난처럼 세상에서 버림받고 시련을 당하는 한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시작부터 고난은 시작됩니다..


    3. 로이벤 본은 소설가입니다.. 그는 일상의 아침을 맞죠, 그리고 우유를 고양이의 그릇에 부어주고 아이들은 아침을 먹을 준비를 합니다.. 근데 고양이가 우유를 마신 후 몸이 뻣뻣해진 체 쓰러집니다.. 부부는 자신의 딸이 고양이를 보기전에 지하실로 치웁니다.. 밖에서 뭘 잘못 먹었거나 이제는 나이가 들어 그런 것이라고 예상하고 넘기죠, 그리고 가족이 식탁에 앉아 유아인 아들의 분유를 탄 부인은 아이의 젖병을 들어 먹입니다..그순간 본은 고양이의 죽음을 떠올리며 그가 알던 한 테러리스트의 말을 기억해냅니다..  그리고 아들이 먹던 젖병을 쳐내지만 아들은 숨을 헐떡이며 이내 죽어버리죠, 그리고 테러리스트인 케니가 자신과 가족을 죽이려한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과거 본은 케니와 그 테러조직을 조사하고 그들을 세상에 드러냄으로 그들의 타켓이 되어버린 것이죠, 경찰이 사건 직후 본의 집을 방문하여 사건을 확인하지만 본의 이야기에 관심을 크게 기울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내 본의 집으로 테러조직이 들이닥치고 이들은 본의 가족을 끝까지 제거하여 그들의 목적을 달성할 것임을 본은 깨닫습니다.. 경찰도 아무런 힘이 되어주지 못하죠, 오히려 경찰의 보호를 받는 와중에도 그들은 총기를 난사하며 본의 집으로 공격을 해옵니다.. 그리고 본은 아무도 찾을 수 없는 곳으로 살아남은 가족과 떠납니다.. 그들에게 생존은 끝없은 삶의 시련일 수 밖에 없는 것이죠.. 본은 부인 클레어와 사라와 함께 생존의 길을 나섭니다.. 하지만,


    4. 이 작품은 시작부터 끝까지 생존의 끝자락을 부여잡고 두려움에 가득찬 한 가족의 이야기를 이끌어갑니다.. 군더더기를 완전 배제하고 시작부터 가족에게 닥친 재앙을 보여줍니다.. 세상의 누구도 도움을 주지 못하고 의지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드러납니다.. 한 가족이 어떻게 파멸로 순식간에 떨어져버리는 지, 작가는 거칠고 과감하게 진행합니다.. 아이가 죽죠, 독이 든 우유를 먹고 가장 중요한 가족의 아이가 죽음을 달리합니다.. 어떤 이유던 그러한 상황에서는 누구도 혼란을 겪지 않을 수 없을겝니다.. 하지만 작가는 로이벤 본이라는 인물을 통해 단순한 협박이나 위협적 경고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죽음의 테러를 당하는 것을 그립니다.. 대중적이지 않은 소재이고 설정이고 주제이긴 합니다만 그 중심에 놓인 가족에 대한 절절한 생존적 부성애는 이 작품이 지향하고자한 액션스릴러의 의도를 명확하게 합니다.. 전작인 람보의 이야기와 큰 틀에서는 다를 바가 없을 뿐이죠, 단지 람보만큼의 액션적 재능을 가진 이가 아닌 소설가라는 직업속에서 어쩔 수 없이 터득한 생존의 방법으로 죽음의 절벽에서 떠밀리지 않으려고하는 일반인의 모습을 보여줄 뿐입니다.. 그렇기에 이 작품속의 이야기는 보다 대중적 두려움을 독자로서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소설은 하나의 서사속에서 다른 방향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한 가족의 생존적 방법과 그 이야기에 몰두하고 어떻게 죽음의 테러속에서 자신의 가족을 지키고 생존해나가는가를 보여주는 의도외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인간의 생존적 욕구가 얼마나 대단한 지를 보여주고자한 의도 말이죠, 세상 무엇보다 쉬운 죽음을 보여주는 인간이지만 또 끝까지 생존하고자하는 끈질김도 다르지 않다는 것,


    5. 단순한 이야기죠, 소설은 시작전 원제와도 상관있는 성경의 이야기의 내용을 차용했음을 밝힙니다. 전 크리스천이 아니기에 그 내용을 잠시 알아봤는데 성경속의 '욥'이라는 인물의 고난을 소설의 본이라는 주인공에 빗대어 시련을 이끌어낸 듯 싶습니다..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어떠한 사회적 상황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시련과 고난을 벗어나기 위해 그리고 가족을 지켜내기 위해 생존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는 아마도 이후의 데이비드 모렐이라는 작가의 전반적인 스릴러의 성향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아직까지 많은 작품을 읽어보진 못했지만 데이비드 모렐 작가는 대단히 유명한 영미스릴러작가입니다.. 그 영향력도 대단하죠, 스릴러라는 장르에 있어서 모렐의 파워는 아주 크다고 하더군요,뭐 그러려니 합시다.. 우리나라에서는 뭐 SOSO하니까요, 그런 그의 작품의 경향은 상황속에서 벌어지는 서스펜스의 감성과 묘사적 방법이 아주 탁월하다는 것입니다.. 대체적으로 주인공에게 닥친 상황들을 그의 시점에서 심리적 혼란돠 두려움과 공포적 배경을 자연스럽게 엮어 독자들을 몰입하게 하는 것이죠, 대화적 구조보다는 벌어지는 상황과 흐름속에서 이어지는 입체적 묘사에 주안을 두는 문장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요즘의 세대와는 조금 맞지 않은 부분도 있습니다.. 영미스릴러의 거장이지만 동양적 사고와는 조금 차별적 스토리이기 때문에 장르적 즐거움과 집중은 뛰어나지만 크게 머리속에 담아두고 고민하고 오래갈 인식이 남는 작품들은 거의 없습니다.. 물론 이 작품 '위험한 선택'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한 남자의 생존적 본능과 그 과정을 담은 것 이외에 이 작품속에서 다른 감상을 받은 것은 없으니까요,


    6. 근데 그걸 뭐라하면 안되겠죠, 애초에 작가는 그런 이야기를 만들어서 보여주고자한 것이니까요, 이 작품은 한 가정의 생존의 사투를 그려내는 이야기입니다.. 어떻게 살아남아야하는 지를 보여주고자한 것이죠, 극악한 상황과 주변의 시련과 고난을 배경속에 던져두고 이들이 힘겹게 이 죽음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이야기를 작가는 단도직입적이고 거칠지만 세밀하게 그려낸 것입니다.. 작가는 인물적 처절함을 묘사하는데 뛰어난 재능을 가진 스릴러작가입니다.. 그리고 이 작품은 40년도 더 된 작품입죠, 그럼에도 작품은 개인적으로 아주 집중하면서 읽었습니다.. 국내 출시한 시점도 20년이 지난 작품입죠, 하지만 국내에 데이비드 모렐의 작품은 몇편이 없습니다.. 워낙 영미적 감성과 액션스릴러의 장르적 편향성이 높은 작가인지는 몰라고 국내에서 크게 성공하지 못한 작가이지만 과거 영미 스릴러소설의 단순함과 거친 액션의 감성과 미국적 사고의 틀속에서 벌어지는 폭력적 생존의 방법등에 조금 익숙하진 독자라면 충분히 즐기실 수 있을 작품이라꼬 전 생각합니다.. 단지 역시 오래된 작품인지라 번역이 아쉽긴 합니다.. 대화체의 구성이 상당히 어색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상황의 묘사나 이야기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변역은 나름 깔끔했습니다.. 물론 중고서적으로 구입을 하셔야겠지만 얼마되지 않은 데이비드 모렐 작가의 작품임을 감안하면 희소성이 제법 있어 보입니다.. 뭐 게다가 읽는 재미도 나쁘지 않으니 기회되시면 함 챙겨보시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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