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렇지 않다
최다혜 지음 / 씨네21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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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렇지 않다'고 하는 말이 왠지 반어적인 표현처럼 들립니다. 그저 겉으로만 아무렇지 않은 척, 그렇게 보이려고 애쓰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안타깝고 짠한 마음이 듭니다. 초점 없이 그저 멍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표지속 인물은 금세 울음이라도 터뜨릴 것만 같습니다. 그러다 문득 생각난 듯 어디론가 급하게 나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아무렇지 않다'는 일러스트레이터, 시간 강사, 무명작가로 살아가는 세 인물의 삶을 통해 지금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불행은 늘 초대 없이 무례하게 찾아온다. 그리고 세상은 불행을 겪는 이들에게 그것이 그들 스스로 초래한 것이라 말하는 더 큰 무례를 범한다. 불행의 원인이 개인의 무능이라 말하거나 심지어 각자가 믿는 종교의 교리를 빌려와 그것이 업보 또는 신의 형벌이라 단정하기도 한다. 불행해 마땅한 존재로 개인을 몰아세우는 것이다. 살고자 불행과 맞서고 있는 이들에게 세상은 이렇게나 잔인하고 예의가 없다. 정말 속상한 것은, 불행에 지칠 대로 지친 이가 이 말도 안 되는 논리에 저항할 힘이 없어 스스로 체화하게 되는 것이다.

'작가의 말' 중~

'아무렇지 않다'는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시작했기에 세 명의 인물인 김지현, 강은영, 이지은은 곧 저자의 모습이기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2년이 넘게 걸려 작업하는 동안 그녀의 삶들은 저자와 분리되고 있었으며, 자신을 닮은 그녀들의 삶이 안쓰러워졌다고 합니다. 그녀들의 삶을 들여다보기 시작하면서 선택이 아닌 그저 살아남기만을 바랐다고 하는데요. 책속 세 인물을 바라보던 시각이 바로 저자 스스로가 바라던 삶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을은 위 저작물에 대한 저작재산권 전부와 위 저작물을 구성부분으로 하는 편집저작물을 작성하여 이용할 권리 전부를 갑에게 양도한다.

'아무렇지 않다' p.29

왠지 찜찜한 계약서, 자신의 작품이지만 모든 권리를 양도한다는 조항, '양도'라는 그 말에 자신의 권리는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계약서 수정이 가능한지 물어보지만, 어렵지 않겠냐는 말을 듣게 됩니다. 계약해야 할까? 거절해야 할까? 그럼 일이 끊기는 건 아닐까?, 복잡한 마음으로 들른 서점에서 어디선가 들어본 듯 한 작가의 책을 보게 됩니다.

지현도 이 일을 시작할 때는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을 출판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계속 외주 작업만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실 앞에 그녀 이름으로 된 책은 저 멀리 잡기 어려운 곳에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책을 볼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표지 그림, 하지만 그 표지엔 작가의 이름만 있을 뿐, 지현의 이름은 없습니다. 문득 밀려드는 허무함...,

그...다름이 아니라 전에 주신 원고, 계약을 생각해봤는데요.

계약하지 않을래요.

'아무렇지 않다' p.69~70

정말 삶이 예술이라면 신고전주의 예술가들이 그러했듯이 우리가 엄숙한 목적만을 향해 달려가고 있어서 우리 스스로를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도구로 전락시키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아무렇지 않다' p.123

친구들에겐 너무나 자연스러운 해외여행, 사업, 아파트 값 이야기는 그저 먼 나라 이야기일 뿐, 그 흔한 명품백도 은영에게는 사치일 뿐입니다. 등록금 벌어가며 힘들게 받은 석사 학위, 그 때문에 아직도 학자금과 월세로 빠듯한 생활을 하는 은영의 삶, 친구들에겐 너무나 소소한 일일 수도 있는 그런 일들은 언제쯤 일어날까요? 유학 경험도 박사 학위도 없는 은영은 시간 강사의 삶을 벗어날 수 있을까요? 아니 시간 강사의 삶이라도 계속 할 수는 있는 것일까요?

계속 그림을 그리는 게 맞나?

할 수 있는 것들도 점점 없어지는데...

'아무렇지 않다' p206

미술대전에서 입상을 했다고 해서 지은의 삶이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빠듯한 생활은 컵라면 하나도 맛이 아닌 값으로 선택해야할 만큼 어려울 뿐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건 작품전시회를 할 수 있을까요? 그보다 지금처럼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는 있는 것일까요?

흔히 MZ세대로 불리기도 하는 20~30대들의 이야기지만, 일러스트레이터 김지현, 대학 시간 강사 강은영, 무명작가 이지은은 "가격보다는 취향을 중시하는 성향을 가진, '플렉스' 문화와 명품 소비가 여느 세대보다 익숙한(네이버 지식백과)' 것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세 사람이 '미래 보다는 현재'에 충실할 수밖에 없는 것은 '현재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단지 현재 그들의 삶이 미래까지 생각할 만큼 여유롭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픽노블이라 인물들의 표정까지 들여다 볼 수 있어서 더 몰입하여 읽을 수 있었으며, 감정이입하여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너무 현실적인 결말로 끝난 지현과 은영 그리고 지은의 삶은 그래서 더 안쓰럽고 마음이 아픕니다. 만약 '나'였더라도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서, 선택할 수조차 없는 현실을 받아들여야만 할 것 같아서, 그럼에도 언젠가 그녀들이 꿈꾸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지현과 은영, 지은이에게 응원을 보내게 됩니다.

꿈오리 한줄평 : '아무렇지 않다'가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것이 아닌 정말 아무렇지 않아서 말할 수 있는 '아무렇지 않다'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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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살인범
선자은 지음 / 여섯번째봄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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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에 그 남자가 산다.

사건이 일어나는 곳이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그 남자.....,

'이웃집 살인범' ~

 

 

살짝 내린 선글라스 너머로 보이는 눈초리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밀착 감시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선글라스에 비친 누군가의 모습을 보니 눈치를 채고 도망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제목부터 범상치 않은 '이웃집 살인범', 이 책은 열다섯 살 탐정 지망생 다래가 옆집에 이사 온 남자를 연쇄 살인범이라 생각하며 단서를 찾기 위해 추적하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봐도 저렇게 봐도 수상한 이웃집 남자, 그 남자는 정말 뉴스에 나오는 연쇄 살인범일까요?

 

다이어트가 필요한 엄마도 포기할 수밖에 없는 16층 계단 오르기, 다래는 오늘도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올라 집으로 갑니다. 다래가 계단을 오르는 이유는 탐정 훈련을 하기 위한 것입니다. 식구들도 모르는 이유를 아는 유일한 친구 온겸, 온겸이와 친해진 것은 열 살 때 있었던 일 때문입니다. 물건을 보고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맞추는 능력이 있던 다래가 온겸이의 상처를 끄집어내었던 그 일 때문, 하지만 그 일로 온겸이와 절친이 되었답니다. 어쨌든 그 일 이후에 자신의 능력은 정말 필요한 순간에만 쓰겠다 다짐하며 선택한 것이 바로 탐정입니다. 거창한 것은 못할지라도 계단을 오르며 생활 밀착형 탐정을 시작하기로 한 것인데요. 예리한 다래의 눈에 수상한 남자가 포착되었습니다.

 

저녁 812분에 이사라니, 게다가 상자에서 삐죽 나와 있는 건 다섯 개의 손가락?, 센스등이 켜지면서 들리는 굵은 남자 목소리, 매물로 나오지도 않고 방치되다시피 했던 집, 정말 뭔가 수상한 냄새가 풀풀 납니다. 탐정 지망생 다래의 수상한 이웃집 남자 밀착 추적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연쇄 살인 사건의 여섯 번째 피해자가 발생했다는 뉴스, 사건 현장에 남은 단서롤 토대로 갖가지 추리들이 나왔지만, 아직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옆집에 이사 온 남자가 너무나 수상합니다. 문 앞에 있는 치킨을 가져가려고 문을 열었다가 누군가의 인기척을 느끼고 다시 문을 닫은 것, 아파트 단지 안에서 일어난 고양이 살해 사건 현장에서 마주친 것, 옷차림새도 이상하고 얼굴도 험상궂게 생긴데다 다래와 눈이 마주친 후 갑자기 도망치듯 어디론가 가는 것도 수상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혼자서 하기엔 어려운 일, 셜록 홈스도 그렇고, 하이즈의 미녀 탐정 시리즈에도 나오듯이 멋진 탐정에게는 조력자가 있기 마련, 본격적으로 밀착 추적, 잠복 수사에 들어간 다래는 절친 온겸이와 같은 반 친구 김별과 함께 탐정단을 꾸리는데요. 드디어 누가 봐도 수상한 옆집 남자의 행동이 다래의 눈에 포착됩니다. 아파트 후미진 화단에서 말이죠.

 

소연아, 소연아.

(중략)

우리 집에 가면 엄청 좋아. 맛있는 것도 많은데? 어때? 같이 가지 않을래?

'이웃집 살인범' p.63

 

 

세상에!

혹시 옆집 남자는 납치범?

아이를 끌려가게 둘 순 없습니다. 소리치며 아이를 구하러 달려가는데, 남자가 달아납니다. 뒤쫓아 갔지만 놓치고 마는데요. 다시 사건 현장에 갔을 땐 소연이라는 아이도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배달과 택배 외에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던 옆집에서 조직폭력배처럼 보이는 남자가 나오는 모습을 보게 되고, 그 남자가 들고 나온 쓰레기봉투에서 수상한 옆집 남자에 대한 엄청난 단서를 찾게 됩니다. 여섯 번째 살인 사건 현장에서도 마주친 옆집 남자, '용감한 시민 상'을 받게 된 다래와 온겸, 그렇다면 옆집 남자는 정말 연쇄 살인범이었던 걸까요?

 

이야기는 누군가 이사를 오면서 끝이 납니다. 하지만 그 이삿짐에서 무언가 수상한 정황이 포착됩니다. 그렇다는 건 2편이 나온다는 것 아닐까요? 센스 넘치는 '작가의 말(앞 글자만 따서 읽으면 문장이 만들어지는)'을 통해서도 다음 편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만약 옆집 남자가 험상궂은 외모가 아니었다면 어땠을까요?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인사도 먼저 건네는 그런 사람이었다면 어땠을까요?

우리가 흔히 정상가족이라고 생각하는 엄마, 아빠와 아이로 구성된 가족이 이사 왔다면 어땠을까요?

 

지구라는 별에 살고 있는 인구는 80억 가까이 되는데요. 그 사람들 중 완벽하게 똑같은 사람이 있을까요? 모두 다르게 생겼기 때문에 모두 특별한 것은 아닐까요? 정상가족과 비정상가족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옆집 남자가 수상하다고 의심하고 살인범이라 의심하게 된 것은 의도치는 않았지만 다래가 가지고 있던 편견과 선입견이 작용했을지도 모릅니다. 험상궂은 외모, 범상치 않은 옷차림,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거기에 남자 혼자만 살고 있다는 것 등등, 거기에 우연인지 의도적인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범죄 현장에 있었다는 것은 완벽하게 살인범이라 의심하게 만들었는데요. 언제인지, 누구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예능프로그램에 나온 남자 연예인이 험상궂게 생긴 외모 때문에 경찰의 검문을 받은 적이 있다는 것 또한 편견과 선입견이 작용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예전에 아가사 크리스티의 '나일강의 죽음', '오리엔트 특급 살인' 등 추리소설을 좋아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영화로도 제작이 되었으며 TV로 방영되기도 했었는데요. 그때도 엄청나게 빠져들어 봤던 기억이 납니다. ,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함정이..., 아가사 크리스티의 책을 다시 읽어봐야 할 듯합니다. 어쨌든 오랜만에 다래 탐정단과 함께 하며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 보았습니다.

 

꿈오리 한줄평 : 수상한 이웃집 남자와 탐정 지망생 다래의 미스터리 반전 스릴러! 기막힌 반전이 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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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고집전 - 고집불통 옹고집 진짜 사람 된 이야기 너른 생각 우리 고전
서신혜 지음, 이경석 그림 / 파란자전거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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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아흔아홉 간이나 되는 고래 등 같은 기와집에 살며, 한 해 동안 거둬들이는 쌀은 다섯 채나 되는 곳간을 채우고도 남으며, 창고에 곡식과 금은보화가 가득한 부자 중의 부자, 중국 최고의 부자도 그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말하는 부자가 있습니다. 하지만 심뽀가 고약하고, 욕심이 이루 말할 수 없으며, 인색하기가 하늘을 찌르고, 거기에다 늙고 병든 어머니에게 약도 지어주지 않고 찬방에서 지내게 하는 불효자 중의 불효자였지요. 집터가 훌륭해서 충신과 효자, 열녀가 난다는데, 어찌 이런 아들이 태어났는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놀부 보다 더한 천하제일 심술꾼, 그가 바로 옹고집입니다. '옹고집전'은 언제 누가 지었는지 알 수 없으며, 이본마다 조금씩 다른 부분도 있지만, 스님을 괴롭히고 쫓아내는 것, 진짜와 가짜가 싸우는 것, 늙고 병든 어머니를 구박하는 것 등은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고집불통 옹고집 진짜 사람이 된 이야기 '옹고집전'은 국어와 역사 그리고 고전문학을 아울러 익힐 수 있는데요. 먼저 '옹고집전'이 어떤 작품인지, 판소리계 소설이란 무엇인지, 옹고집전은 어떻게 탄생했는지, 등장인물은 어떤 사람들인지. 학 대사는 왜 허수아비 옹고집을 등장시켜서 옹고집을 혼냈는지 등등을 배경지식으로 익히고 난 후에 '옹고집전'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조선 후기 신분제는 어떤 변화를 겪게 되는지, 옹고집은 어떤 신분 계층을 대변하는지, 옹고집이라는 인물을 통해 무엇을 드러내고자 한 것인지, 등등 옹고집전의 시대적 배경인 조선후기 사회의 모습을 들여다봅니다. 마지막으로 독후활동지를 통해 옹고집전에 대한 내용을 학습하고 심화활동으로 토론을 할 수도 있으며, 사또가 되어 판결문을 써 보고 옹고집전에 대한 대본을 작성해 보는 창의융합활동으로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해학적인 그림이 글을 읽는 재미를 더합니다.


옛말에 이르기를 인간 칠십 고래희라, 사람이 일흔 살까지 사는 것도 드문 일이라는데 어머니는 팔순까지 살았으니 충분히 오래 사셨잖아요. 이제 돌아가셔도 아쉬운 것 없으니 더 욕심부리지 마세요. '옹고잡전' p.31

 

 

어머니가 아픈데 약도 지어주지 않고, 방에 불도 때지 않아 찬방에서 지내시게 하면서, 오래 사셨으니 이제 돌아가셔도 된다고 말하는 아들이라니, 어머니를 이렇게 대하니 남들에게 어떻게 할지는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특히 스님만 보면 그렇게 못살게 굴고 때린 후에 쫓아냈다고 하는데요. 그 소문을 들은 도사 한 분이 학 대사를 보내 소문의 사실 여부를 알아보게 합니다. 역시나 소문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듯 학 대사는 엄청 두들겨 맞은 뒤 쫓겨나게 됩니다.

 

어떻게 혼내 줄까 이런저런 방법들이 나왔지만, 학 대사는 옹고집이 스스로 뉘우쳐 잘못을 고치게 하면 좋겠다면서, 짚으로 허수아비 옹고집을 만들어 옹고집이 살고 있는 옹진마을로 보냅니다.

 

똑같아도 어찌 이렇게 똑같을 수가 있는 것인지, 아들도 아내도 누가 진짜인지 구분하지 못했으며, 어머니는 어차피 불효하는 아들이니 상관 없다며 아는 체도 하지 않고, 며느리는 오히려 허수아비 옹고집이 진짜라고 말하기까지 합니다. 진짜 옹고집으로선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일이지요. 친구 김 별감에 의해 관아로 가게 된 두 옹고집, 가족관계부터 집안 살림살이까지 완벽하게 알고 있는 허수아비 옹고집이 진짜가 되고, 진짜 옹고집은 가짜가 되어 곤장까지 맞고 쫓겨납니다. 그 후 진짜 옹고집은...,


신분 구별이 엄격했던 조선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고 난 후 신분제가 변하기 시작하는데요. 벼슬을 사고팔기도 했으며, 부를 쌓은 상민들이 양반의 신분을 사기도 하는 등 양반의 지위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신분제가 변화를 겪으면서 요호부민이라는 새로운 계층이 등장하는데요. 요호부민이란 재산이 넉넉한 백성이라는 의미인데, 옹고집이 바로 그 요호부민을 대표하는 인물입니다. 옹고집이 잘못을 뉘우치고 이웃들에게 베풀며 사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그 당시 민중이 요호부민에게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합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요호부민의 모습을 기대한 것이지요. 자세한 이야기는 '옹고집전'을 통해 알아가길 바랍니다.

 

내 모습과 행동이 어떤지 스스로 돌아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만약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듯 똑같은 행동을 하는 누군가를 본다면 어떻게 될까요? 다른 사람들 눈에 비친 내 모습이 어떤지를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진짜 옹고집이 허수아비 옹고집을 통해 스스로 잘못을 뉘우치고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것은 바로 허수아비 옹고집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게 된 것은 아닐까 합니다.

 

꿈오리 한줄평 : 타인을 바라보듯 ''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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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도둑 환상책방 10
정해왕 지음, 파이 그림 / 해와나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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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도둑? 나이를 훔친다는 것일까요? 그렇다면 도대체 누가 왜 나이를 훔치는 것일까요? 나이를 도둑맞는 사람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나이를 훔치는 도둑은 누군가의 나이를 훔쳐 젊어지는 것일까요? 아니면 늙어지는 것일까요? 혹시 '젊어지는 샘물'처럼 너무 많이 훔쳐서 어린 아기가 되는 것은 아닐까요? 이런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따라옵니다.

 

이미 먹어 버린 사과는 훔칠 수 없지만,

아직 먹지 않은 사과는 훔칠 수 있다.

나이도 마찬가지다.

'나이 도둑' ~

 

 

'나이 도둑'은 어린이책작가교실에서 새로운 작가들을 길러내는 작가들의 작가인 저자가 자신의 노하우를 담아서 쓴 미스터리 동화로 가족 이야기를 주축으로 세대 갈등과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어린이동화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소재라고 할 수 있지만, 판타스틱하고 미스터리한 이야기는 몰입감을 높입니다. '수상한 수요일, 목숨 걸린 목요일, 금쪽같은 금요일', 목차만 봐도 왠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습니다.

 

할머니, 일어나 보세요. 이런 데서 주무시다 큰일 나요.

'나이 도둑' p.8

 

 

이야기는 경찰 두 사람이 공원 벤치에서 잠을 자는 할머니를 깨우면서 시작합니다. 그런데 할머니의 차림새가 조~금 이상합니다. 헐렁한 후드티에 딱 달라붙는 스키니진, 거기에 아이들 책가방처럼 보이는 배낭까지 메고 있다니요. 집으로 모셔 드린다는 경찰들의 호의를 과감히 물리친 할머니, 휴대폰 셀카 모드로 자신의 모습을 본 할머니는 깜짝 놀라고 맙니다. 왜냐하면 할머니의 나이는 열세 살이었기 때문이죠. 이게 무슨 말이냐고요? 그랬습니다. 할머니는 할머니가 아닌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어야 했답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열세 살 아이가 자신의 할머니보다 더 나이 든 할머니로 변한 것일까요? 소금 초등학교 6학년 3반 강은설은 이렇게 갑자기 할머니가 되었습니다. 학원 가기 전에 잠깐 잠이 든 것 같기도 한데,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기억을 떠올려봅니다.

 

친구들과 헤어져 학원 가는 버스를 탔고, 마침 빈자리가 있어서 앉았는데 등산복 차림의 할아버지 한 분이 바로 옆에 서 있었으며, 자리를 양보하라는 듯 무언의 압력을 가하는 할아버지에게 절대 자리를 양보하지 않겠다며 모른 척 했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계속 자리 양보를 요구하는 행동을 했습니다. 화가 난 은설이는 할아버지를 밀치고 버스에서 내렸습니다. 공원을 지나가는데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를 누군가가 불렀습니다. 은설이의 기억은 딱 여기까지였습니다.

 

휴대폰이 울렸습니다. 다섯 살 때 엄마에 의해 강제로 맡겨져 초둥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함께 살았던 외할머니의 전화였죠. 그때 할머니가 자신을 잘 챙겨주었다는 건 알지만, 할머니 때문에 아빠가 돌아가셨다는 생각에 할머니를 싫어하게 되었습니다. 할머니의 전화를 받지 않으니, 이제 일을 하고 있을 엄마에게서도 전화가 옵니다. 하지만 모습뿐 아니라 행동까지 모든 것이 할머니가 된 은설이는 전화를 받을 수가 없습니다.

 

할머니보다 더 나이든 할머니의 모습을 한 자신을 딸이라고, 손녀라고 믿어주기나 할까요? 절친하고는 싸워서 도움을 구할 수도 없습니다. 이제 은설이는 어떻게 할까요?

 



하지만 함께 수제비를 만들고, 그걸 나누어 먹는 것만으로도 왠지 가슴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완전히 변해 버린 겉모습임에도 나 강은설을 강은설로 알아봐 준 유일한 사람이 바로 할머니니까. '나이 도둑' p.87

 

 

가족만 알 수 있는 이야기를 해도 믿어주지 않는 엄마, 그런데 은설이도 엄마도 모르는 은설이만의 비밀을 알고 있는 할머니는 은설이가 은설이임을 믿습니다. 그리고 은설이는 자신이 은설이임을 증명하는 이야기를 하면서 아빠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됩니다.

 

", 지금 시각이 413. 강은설 환자. 사망하셨습니다."

그리고 내 몸뚱이 뒤로 얇은 천 같은 게 씌워졌다. 내가 죽었다고? 이제 겨우 열세 살인데, 내가 죽었다고? '나이 도둑' p.93

 

 

병원에 가는 길, 계단에서 굴러 떨어질 뻔한 할머니를 보고 본능적으로 할머니를 보호하려다가 계단에서 굴러 떨어진 은설이는 이렇게 죽음을 선고받습니다. 할머니와 엄마의 통곡, 은설이는 정말 이렇게 죽는 것일까요?

 

은설이의 나이를 훔쳐 간 사람을 누구일까요?

그 사람은 왜 은설이의 나이를 훔쳐 간 것일까요?

나이를 도둑맞은 사람이 또 있을까요?

 

언니는 내게서 나이를 훔쳐 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하고 지내던 소중한 존재들을 찾아 준 셈이다. 내 곁의 사람들과 내게 주어진 하루하루의 시간.

'나이 도둑' p.176

 

 

누군가는 자신의 나이에 원하는 만큼 나이를 더하고 싶고 또 누군가는 자신의 나이에서 원하는 만큼 나이를 빼고 싶어 합니다. 아이들은 가끔 자기도 얼른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공부에 대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인 듯 싶습니다. 어른들이 '공부만 할 때가 얼마나 좋은지 알아?'라고 말해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어른들은 만약 자신이 그때로 돌아가면 정말 열심히 공부를 할 것이라는 말도 하지만, 그건 일어나지 않을 일이이게 할 수 있는 말이겠지요? 나이 든 어르신들은 어떨까요? 자신이 원하던 그 나이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면 정말 행복할까요?

 

저도 가끔은 아이들 다 독립시키고 오롯이 혼자서 하고 싶은 것 마음대로 하면서 느긋한 노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친정 엄마가 수술을 하게 되면서 함께 지내다 보니, 현실적으로 느긋한 노년의 삶 그 너머에 신체적인 질병이나 배우자의 죽음, 그리고 자식들과 떨어져 혼자 보내는 고립감이나 상실감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 온 가족이 따뜻한 저녁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를, 오늘 이 순간이 어느 날에 떠올릴 가장 행복한 순간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오늘이 내 삶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은설이는 그토록 싫어하던 할머니(물론 이유가 있었지만)를 할머니의 몸이 되고 나서야 이해하게 됩니다. 할머니가 얼마나 자신을 사랑했는지를, 은설이 자신도 할머니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그리고 엄마와 할머니와 함께 하는 이 순간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도 말이죠. 나이 도둑이 은설이의 나이를 훔쳐 간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지만, 그럼에도 그로 인해 은설이는 미처 알지 못했던 소중한 존재들의 의미를, 그들과 함께 하는 매 순간 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 것인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금 여러분은 어떠한가요?

 

꿈오리 한줄평: 오늘은 여러분이 살아갈 날 중 가장 젊은 날이자, 살아온 날 중 가장 늙은 날, 그리고 소중한 존재들과 함께 하는 가장 행복한 날이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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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변이 올챙이의 비밀
베로니크 코시 지음, 바루 그림, 박선주 옮김, 고은경 외 감수 / 마리앤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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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툰베리'들을 위한 미스터리 환경그림책

'돌연변이 올챙이의 비밀' ~

 

 

만약 다리가 여섯 개인 올챙이를 본다면?

만약 눈이 툭 튀어나오고 몸통의 비늘이 떨어지고 물집이 보이며 꼬리가 흐물거리는 물고기를 본다면?

만약 이상하고 냄새나는 무언가를 하천에 버리는 누군가를 보게 된다면?

실제로 본 일을 없지만, 생각만으로도 끔찍하고 무서운 일입니다. 만약 여러분들이 이런 일을 경험하게 된다면 어떻게 할 건가요?

 

표지 그림과 제목만 봐도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났음이 느껴집니다. 돌연변이 올챙이라니? 하지만 올챙이에게 문제가 생겼다면 사람들에게도 당연히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표지 그림을 보자마자 '에린 브로코비치'라는 영화가 떠올랐습니다. 대기업에서 유출한 화학물질로 인해 마을 사람들이 병들어 갔으며, 우연히 이를 알게 된 에린브로코비치라는 변호사 보조원이 거대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하고 이기는 이야기인데요. '돌연변이 올챙이의 비밀'에선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무척이나 궁금했습니다.


루이네 가족은 다리를 다친 클로딘 할머니 댁에서 여름휴가를 보내게 됩니다. 병원에 입원한 할머니를 대신해 농장을 돌봐 줄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낯선 시골 생활은 불편하기도 했지만, 루이와 누나는 동물들과 농작물을 돌보며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직접 기른 농작물로 만든 음식들을 먹을 때도요.

 

루이와 누나는 마을 구석구석 탐험을 하기로 합니다. 그러다 작은 하천을 발견하게 되는데요. 하천에서 잡은 올챙이 한 마리가 조금 이상합니다. 다리가 여섯 개인 올챙이라니? 게다가 하천 물속으로 들어가 놀았던 강아지의 몸에선 썩은 냄새가 납니다. 그리고 아빠와 함께 낚시를 하면서 병든 물고기를 낚게 되는데요. 루이네 가족은 무언가 찜찜한 마음을 숨길 수가 없습니다.

 

식물의 유전자를 변형시키고 강력한 살충제를 만들고 또 우리가 쓰고 버리는 일회용 제품들이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단다. 요즘 같은 이상 기온 현상도 자연이 망가지고 있다는 신호란다. 또 환경 오염은 동식물의 돌연변이를 일으키기도 하고 말이야.

'돌연변이 올챙이의 비밀' ~

 


 


찌는 듯 한 불볕더위를 피해 밤에 올챙이를 잡으러 간 루이와 누나, 그런데 하천에 정체를 알 수 없는 트럭이 무언가를 쏟아 놓고 가는 것을 목격하게 됩니다. 고약한 냄새와 함께 뭔가 둥둥 떠다니는 것을 보게 되는데요. 트럭이 쏟고 간 것은 무엇일까요?

 

갑자기 아무 것도 먹지 않고 꼼짝 않고 앉아 있는 닭들, 설사를 하는 토끼들, 농장의 동물들은 왜 그런 걸까요?

하루 종일 생채기가 날 정도로 몸을 긁어대는 강아지, 강아지에겐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루이와 누나는 그동안의 사건들을 떠올리며 추리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사건들에서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하고 단서를 찾게 되는데요. 루이와 누나가 찾은 단서는 바로..., 농장의 동물들과 농작물들, 그리고 클로딘 할머니까지..., 루이와 누나가 찾은 하나의 단서는 무엇일까요? 루이와 누나는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요?

 

'돌연변이 올챙이의 비밀'은 환경에 관한 그림책입니다. 어려운 단어에는 설명이 첨부되어 있어서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생활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분류배출 표시법''우리를 놀라게 한 폐기물 사건들'이 수록되어 있어서 아이들이 환경 문제에 더 깊은 관심을 기울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에 나오는 이야기는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처리 비용을 아끼려고 산업폐기물을 몰래 매립한 현장을 적발했다든가, 중금속과 화학약품으로 오염된 폐수를 몰래 하천에 방류한 업체를 적발했다든가, 영농폐기물을 불법으로 소각하다가 적발되었다는 등의 뉴스를 종종 보게 되는데요. 처리 비용을 아끼려고 했던 그 일들이 부메랑으로 돌아와 지구에 살아가고 있는 모든 생명체들을 병들게 할 수도 있다는 것, 절대 잊지 말기를 바래봅니다!

 

꿈오리 한줄평 : 처리 비용을 아끼려고 했던 일들이 부메랑으로 돌아와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체들의 목숨을 위협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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