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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살인범
선자은 지음 / 여섯번째봄 / 2022년 2월
평점 :

옆집에 그 남자가 산다.
사건이 일어나는 곳이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그 남자.....,
'이웃집 살인범' 중~
살짝 내린 선글라스 너머로 보이는 눈초리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밀착 감시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선글라스에 비친 누군가의 모습을 보니 눈치를 채고 도망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제목부터 범상치 않은 '이웃집 살인범', 이 책은 열다섯 살 탐정 지망생 다래가 옆집에 이사 온 남자를 연쇄 살인범이라 생각하며 단서를 찾기 위해 추적하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봐도 저렇게 봐도 수상한 이웃집 남자, 그 남자는 정말 뉴스에 나오는 연쇄 살인범일까요?
다이어트가 필요한 엄마도 포기할 수밖에 없는 16층 계단 오르기, 다래는 오늘도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올라 집으로 갑니다. 다래가 계단을 오르는 이유는 탐정 훈련을 하기 위한 것입니다. 식구들도 모르는 이유를 아는 유일한 친구 온겸, 온겸이와 친해진 것은 열 살 때 있었던 일 때문입니다. 물건을 보고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맞추는 능력이 있던 다래가 온겸이의 상처를 끄집어내었던 그 일 때문, 하지만 그 일로 온겸이와 절친이 되었답니다. 어쨌든 그 일 이후에 자신의 능력은 정말 필요한 순간에만 쓰겠다 다짐하며 선택한 것이 바로 탐정입니다. 거창한 것은 못할지라도 계단을 오르며 생활 밀착형 탐정을 시작하기로 한 것인데요. 예리한 다래의 눈에 수상한 남자가 포착되었습니다.
저녁 8시 12분에 이사라니, 게다가 상자에서 삐죽 나와 있는 건 다섯 개의 손가락?, 센스등이 켜지면서 들리는 굵은 남자 목소리, 매물로 나오지도 않고 방치되다시피 했던 집, 정말 뭔가 수상한 냄새가 풀풀 납니다. 탐정 지망생 다래의 수상한 이웃집 남자 밀착 추적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연쇄 살인 사건의 여섯 번째 피해자가 발생했다는 뉴스, 사건 현장에 남은 단서롤 토대로 갖가지 추리들이 나왔지만, 아직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옆집에 이사 온 남자가 너무나 수상합니다. 문 앞에 있는 치킨을 가져가려고 문을 열었다가 누군가의 인기척을 느끼고 다시 문을 닫은 것, 아파트 단지 안에서 일어난 고양이 살해 사건 현장에서 마주친 것, 옷차림새도 이상하고 얼굴도 험상궂게 생긴데다 다래와 눈이 마주친 후 갑자기 도망치듯 어디론가 가는 것도 수상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혼자서 하기엔 어려운 일, 셜록 홈스도 그렇고, 하이즈의 미녀 탐정 시리즈에도 나오듯이 멋진 탐정에게는 조력자가 있기 마련, 본격적으로 밀착 추적, 잠복 수사에 들어간 다래는 절친 온겸이와 같은 반 친구 김별과 함께 탐정단을 꾸리는데요. 드디어 누가 봐도 수상한 옆집 남자의 행동이 다래의 눈에 포착됩니다. 아파트 후미진 화단에서 말이죠.
소연아, 소연아.
(중략)
우리 집에 가면 엄청 좋아. 맛있는 것도 많은데? 어때? 같이 가지 않을래?
'이웃집 살인범' p.63
세상에!
혹시 옆집 남자는 납치범?
아이를 끌려가게 둘 순 없습니다. 소리치며 아이를 구하러 달려가는데, 남자가 달아납니다. 뒤쫓아 갔지만 놓치고 마는데요. 다시 사건 현장에 갔을 땐 소연이라는 아이도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배달과 택배 외에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던 옆집에서 조직폭력배처럼 보이는 남자가 나오는 모습을 보게 되고, 그 남자가 들고 나온 쓰레기봉투에서 수상한 옆집 남자에 대한 엄청난 단서를 찾게 됩니다. 여섯 번째 살인 사건 현장에서도 마주친 옆집 남자, '용감한 시민 상'을 받게 된 다래와 온겸, 그렇다면 옆집 남자는 정말 연쇄 살인범이었던 걸까요?
이야기는 누군가 이사를 오면서 끝이 납니다. 하지만 그 이삿짐에서 무언가 수상한 정황이 포착됩니다. 그렇다는 건 2편이 나온다는 것 아닐까요? 센스 넘치는 '작가의 말(앞 글자만 따서 읽으면 문장이 만들어지는)'을 통해서도 다음 편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만약 옆집 남자가 험상궂은 외모가 아니었다면 어땠을까요?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인사도 먼저 건네는 그런 사람이었다면 어땠을까요?
우리가 흔히 정상가족이라고 생각하는 엄마, 아빠와 아이로 구성된 가족이 이사 왔다면 어땠을까요?
지구라는 별에 살고 있는 인구는 80억 가까이 되는데요. 그 사람들 중 완벽하게 똑같은 사람이 있을까요? 모두 다르게 생겼기 때문에 모두 특별한 것은 아닐까요? 정상가족과 비정상가족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옆집 남자가 수상하다고 의심하고 살인범이라 의심하게 된 것은 의도치는 않았지만 다래가 가지고 있던 편견과 선입견이 작용했을지도 모릅니다. 험상궂은 외모, 범상치 않은 옷차림,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거기에 남자 혼자만 살고 있다는 것 등등, 거기에 우연인지 의도적인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범죄 현장에 있었다는 것은 완벽하게 살인범이라 의심하게 만들었는데요. 언제인지, 누구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예능프로그램에 나온 남자 연예인이 험상궂게 생긴 외모 때문에 경찰의 검문을 받은 적이 있다는 것 또한 편견과 선입견이 작용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예전에 아가사 크리스티의 '나일강의 죽음', '오리엔트 특급 살인' 등 추리소설을 좋아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영화로도 제작이 되었으며 TV로 방영되기도 했었는데요. 그때도 엄청나게 빠져들어 봤던 기억이 납니다. 단,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함정이..., 아가사 크리스티의 책을 다시 읽어봐야 할 듯합니다. 어쨌든 오랜만에 다래 탐정단과 함께 하며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 보았습니다.
꿈오리 한줄평 : 수상한 이웃집 남자와 탐정 지망생 다래의 미스터리 반전 스릴러! 기막힌 반전이 압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