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고집전 - 고집불통 옹고집 진짜 사람 된 이야기 너른 생각 우리 고전
서신혜 지음, 이경석 그림 / 파란자전거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려 아흔아홉 간이나 되는 고래 등 같은 기와집에 살며, 한 해 동안 거둬들이는 쌀은 다섯 채나 되는 곳간을 채우고도 남으며, 창고에 곡식과 금은보화가 가득한 부자 중의 부자, 중국 최고의 부자도 그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말하는 부자가 있습니다. 하지만 심뽀가 고약하고, 욕심이 이루 말할 수 없으며, 인색하기가 하늘을 찌르고, 거기에다 늙고 병든 어머니에게 약도 지어주지 않고 찬방에서 지내게 하는 불효자 중의 불효자였지요. 집터가 훌륭해서 충신과 효자, 열녀가 난다는데, 어찌 이런 아들이 태어났는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놀부 보다 더한 천하제일 심술꾼, 그가 바로 옹고집입니다. '옹고집전'은 언제 누가 지었는지 알 수 없으며, 이본마다 조금씩 다른 부분도 있지만, 스님을 괴롭히고 쫓아내는 것, 진짜와 가짜가 싸우는 것, 늙고 병든 어머니를 구박하는 것 등은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고집불통 옹고집 진짜 사람이 된 이야기 '옹고집전'은 국어와 역사 그리고 고전문학을 아울러 익힐 수 있는데요. 먼저 '옹고집전'이 어떤 작품인지, 판소리계 소설이란 무엇인지, 옹고집전은 어떻게 탄생했는지, 등장인물은 어떤 사람들인지. 학 대사는 왜 허수아비 옹고집을 등장시켜서 옹고집을 혼냈는지 등등을 배경지식으로 익히고 난 후에 '옹고집전'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조선 후기 신분제는 어떤 변화를 겪게 되는지, 옹고집은 어떤 신분 계층을 대변하는지, 옹고집이라는 인물을 통해 무엇을 드러내고자 한 것인지, 등등 옹고집전의 시대적 배경인 조선후기 사회의 모습을 들여다봅니다. 마지막으로 독후활동지를 통해 옹고집전에 대한 내용을 학습하고 심화활동으로 토론을 할 수도 있으며, 사또가 되어 판결문을 써 보고 옹고집전에 대한 대본을 작성해 보는 창의융합활동으로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해학적인 그림이 글을 읽는 재미를 더합니다.


옛말에 이르기를 인간 칠십 고래희라, 사람이 일흔 살까지 사는 것도 드문 일이라는데 어머니는 팔순까지 살았으니 충분히 오래 사셨잖아요. 이제 돌아가셔도 아쉬운 것 없으니 더 욕심부리지 마세요. '옹고잡전' p.31

 

 

어머니가 아픈데 약도 지어주지 않고, 방에 불도 때지 않아 찬방에서 지내시게 하면서, 오래 사셨으니 이제 돌아가셔도 된다고 말하는 아들이라니, 어머니를 이렇게 대하니 남들에게 어떻게 할지는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특히 스님만 보면 그렇게 못살게 굴고 때린 후에 쫓아냈다고 하는데요. 그 소문을 들은 도사 한 분이 학 대사를 보내 소문의 사실 여부를 알아보게 합니다. 역시나 소문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듯 학 대사는 엄청 두들겨 맞은 뒤 쫓겨나게 됩니다.

 

어떻게 혼내 줄까 이런저런 방법들이 나왔지만, 학 대사는 옹고집이 스스로 뉘우쳐 잘못을 고치게 하면 좋겠다면서, 짚으로 허수아비 옹고집을 만들어 옹고집이 살고 있는 옹진마을로 보냅니다.

 

똑같아도 어찌 이렇게 똑같을 수가 있는 것인지, 아들도 아내도 누가 진짜인지 구분하지 못했으며, 어머니는 어차피 불효하는 아들이니 상관 없다며 아는 체도 하지 않고, 며느리는 오히려 허수아비 옹고집이 진짜라고 말하기까지 합니다. 진짜 옹고집으로선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일이지요. 친구 김 별감에 의해 관아로 가게 된 두 옹고집, 가족관계부터 집안 살림살이까지 완벽하게 알고 있는 허수아비 옹고집이 진짜가 되고, 진짜 옹고집은 가짜가 되어 곤장까지 맞고 쫓겨납니다. 그 후 진짜 옹고집은...,


신분 구별이 엄격했던 조선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고 난 후 신분제가 변하기 시작하는데요. 벼슬을 사고팔기도 했으며, 부를 쌓은 상민들이 양반의 신분을 사기도 하는 등 양반의 지위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신분제가 변화를 겪으면서 요호부민이라는 새로운 계층이 등장하는데요. 요호부민이란 재산이 넉넉한 백성이라는 의미인데, 옹고집이 바로 그 요호부민을 대표하는 인물입니다. 옹고집이 잘못을 뉘우치고 이웃들에게 베풀며 사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그 당시 민중이 요호부민에게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합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요호부민의 모습을 기대한 것이지요. 자세한 이야기는 '옹고집전'을 통해 알아가길 바랍니다.

 

내 모습과 행동이 어떤지 스스로 돌아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만약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듯 똑같은 행동을 하는 누군가를 본다면 어떻게 될까요? 다른 사람들 눈에 비친 내 모습이 어떤지를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진짜 옹고집이 허수아비 옹고집을 통해 스스로 잘못을 뉘우치고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것은 바로 허수아비 옹고집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게 된 것은 아닐까 합니다.

 

꿈오리 한줄평 : 타인을 바라보듯 ''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