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슬곱슬 이대로가 좋아 Wow 그래픽노블
클라리벨 A. 오르테가 지음, 로즈 부삼라 그림,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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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외모로 판단하지 말라는 물취이모(勿取以貌)라는 말이 있습니다. 똑같이 꽃을 나눠주는 두 사람, 한 사람은 아주 평범한 옷을 입은 흑인이었고 한 사람은 멋진 수트를 차려 입은 백인이었는데요. 누가 꽃을 주었을 때 받았는지는 짐작한 대로 멋진 수트를 입은 백인이었습니다. 누군가는 인종차별이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고 또 누군가는 단지 외모로만 사람을 판단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 상황에서 ''는 어떻게 했을까를 생각해 본 적 있나요? 내가 두 사람 중 한 사람이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를 생각해 본 적은요? 외모도 경쟁력인 시대, 여러분은 자신의 외모에 얼마나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나요? 외모를 가꾸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지는 않나요?

 

2023 아이스너 상 수상작이자 퓨라 벨프레 상 수상작인 <곱슬곱슬 이대로가 좋아>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고 싶은 한 소녀의 이야기입니다. 내면이 아름다워야 한다면서도 남들에게 보여지는 겉모습의 아름다움을 더 중시하는 듯한 어른들, 지금 여러분의 모습은 어떠한가요? '이게 다 너를 위한 거야!'라는 말을 앞세우며 세상의 기준에 맞춰 살아가기를 바라는 어른은 아닌가요?

 


마를린은 자신의 곱슬머리를 사랑하지만, 엄마는 그렇지 않습니다. 남들에게 근사하게 보이기를 원하는 엄마는 매주 미용실에 가서 마를린의 머리를 손질하는데요. "그 시간이 엄마를 행복하게 한다"는 것을 알기에 마를린은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솔직하게 말할 수 없습니다.

 

난 계속 모두를 실망시킨다. 나다워지는 게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일인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중략) 하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그럭저럭 살아가려면, 세상에 맞추려고 노력해야 해. p.127~132

 

마를린은 친구의 응원에 힘입어 "자신만의 방식으로도 예뻐질 수 있다는 걸" 보려 주려 합니다. 하지만 그 어떤 모습으로 있어도 좋았던 그 시절로 돌아가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곱슬거리는 머리로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기도 하지만, 그저 다른 생각을 하며 참으려 애를 썼습니다. 하지만 사건은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가족에 대한 놀림을 참기는 어려웠으니까요.

 


왜 최고의 모습이 자신다운 모습이 아닌지, 왜 어른들은 항상 앞뒤가 맞지 않는 말들을 늘어 놓는지 의문이 들었다. '너답게 행동해라', '정직이 최선의 방책이다'라고 하면서 너답게 하지 말고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하라니. 나는 나다워지고 싶었다. 나다워도 충분하길 원했고 그 모습으로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었다. 누구보다 엄마에게. p.137

 

"사람의 내면을 보고 사랑해야 한다"면서도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엄마, 마를린은 엄마의 말대로 살아갈 수 있을까요? 내면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남들에게 보여지는 겉모습 또한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야만 하는 걸까요? 엄마는 왜 겉모습 또한 아름다워야 한다고 말하는 걸까요? 마를린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고 존중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요? 다른 사람들 때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서 말이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며 살고 싶은 소녀 마를린, 내면이 아름다워야 한다면서도 남들에게 보여지는 겉모습의 아름다움을 더 중시하는 듯한 어른들, 지금 여러분의 모습은 어떠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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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김에 세계 일주 1 - 무지개 회오리 타고 아마존으로! (페루) 태어난 김에 세계 일주 1
김경희 지음, 정용환 그림, MBC ‘태어난 김에 세계 일주’ 제작진 기획 / 아울북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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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우연히 MBC 예능프로그램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를 보게 되었습니다. 볼리비아에서 온 포르피 가족이 기안84와 함께 만나는 장면에서 함께 눈물을 흘리며, 도대체 어떤 여행 프로그램이길래 이런 감동을 주는 것인지 너무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시즌 1 '페루'편을 찾아보게 되었는데요.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가 여타 여행 프로그램과 다른 것은 바로 그곳에 살고 있는 평범한 소시민들의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여행이라는 것, 무엇보다 문화의 우월을 따지는 것이 아닌 처한 환경이나 맥락 속에서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는 것입니다. 소소하지만 뭉클한 감동이 함께 하는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가 어린이를 위한 인류 문화 체험기로 출간되었는데요. 독자들은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를 통해 페루의 문화를 알아감과 동시에 문화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등장인물 소개만 봐도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이 커져만 갑니다. 만화가 지망생 지안과 지안의 조카 우주가 스케치북이 뿜어낸 무지개 회오리에 휩쓸려 여행을 시작한다는 설정 또한 마찬가지인데요. 소망하고 꿈꾸던 일들이 일어나게 만드는 마법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꿈꾸던 일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내 꿈은 세계 여행!

그리고 그걸 만화로 남기는 거야!

시작은 무조건 아마존! p.16

 

만화가를 꿈꾸지만 만화방에서 만화만 읽고 있는 지안, 학원에 가는 것보다 삼촌과 함께 만화 읽는 것을 더 좋아하는 우주, 삼촌 지안이 꿈 이야기를 하며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는 순간, 스케치북에서 흘러나온 무지개빛 회오리에 휘말리고 마는데요. 그렇게 무작정 계획 없는 여행이 시작됩니다. 낯선 페루에서 말이죠. 아무 것도 없이 말도 통하지 않는 곳에 떨어진 지안과 우주는 무사히 여행을 마칠 수 있을까요?

 


생생한 사진과 함께 '페루'라는 나라와 페루의 다양한 문화를 보여주는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아마존강에서 피라냐 낚시하기, 현지인 가족들과 함께 식사하기, 우유니 사막이 있는 볼리비아를 향해 오토바이 타고 고산지대 달리기를 따라가다 보면 마치 지안, 우주와 함께 페루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마저 드는데요. 국경을 넘으며 끝나는 이야기는 다음 여행지인 볼리비아에서의 여정을 기대하게 만듭니다.

 

아마존강 상류에 있는 도시 이키토스 그리고 이키토스를 질주하는 툭툭이, 악어고기와 식용 애벌레를 파는 벨렌 시장 구경, 아마존강에서의 피라냐와 피라루쿠 낚시, 현지인 가이드 에릭 집에서 먹는 아마존 집밥과 독특한 방식으로 만드는 전통 음료 마사토, 뷰 맛집이라는 림부스바, 태양의 루트라 불리는 쿠스코에서 푸노까지 바이크 여행 등등 더 많은 이야기는 직접 책을 통해 만나길 바랍니다! , 지안과 우주를 아마존에 뚝 떨어지게 만든 스케치북의 비밀도요.

 

여행을 통해 내가 알지 못했던 사람들과 소통하다 보면, 그 사람과는 다른 나만의 모습을 발견할 때도 있습니다. 지안과 우주도 세계를 여행하면서 일상에서는 몰랐던 새로운 ''를 발견할 거라 생각합니다. (중략) 그리고 정말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인지를 말이죠. '기획의 글' ~

 

세계는 하나를 외치면서도 배타적 문화 우월주의에 빠져있지는 않나요?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를 보면 그런 생각이 바뀔지도 모릅니다. 그곳에 살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될 테니까요. 소소하지만 뭉클한 감동이 있는 여행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함께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꿈오리 한줄평 :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여행, 소소하지만 뭉클한 감동이 있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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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사랑 사랑하는 이유 I LOVE 그림책
므언 티 반 지음, 제시카 러브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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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와 엄마, 연인들, 할아버지와 손녀, 할머니와 손자...,서로를 바라보며 춤을 추는 듯한 사람들, 모두 다 다르지만 모두 다 즐겁고 행복한 모습입니다. 어디선가 감미로운 선율이 들려오고 또 어딘가에선 신나는 음악이 들려오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들 사이에 슬쩍 끼여 발끝을 세우고 왈츠를 추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두 형제 어렸을 때 함께 추던 그 춤을 말이죠.

 

실제 경험한 일을 모티브로 고향 베트남을 떠나 홍콩에 도착하기까지의 여정을 담은 그림책 <소원들>의 작가 므언 티 반과 <인어를 믿나요?>로 볼로냐 라가치 상을 수상한 작가 제시카 러브의 컬래버레이션 그림책 <사랑 사랑 사랑하는 이유>, 아름다운 글과 그림이 어우러진 그림책은 책장을 넘길 때마다 절로 미소를 짓게 만듭니다.

 


내가 너를 사랑하는 이유는...

'사랑 사랑 사랑하는 이유' ~

 

엄마가 아기를 사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이가 엄마 아빠를 사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친구가 친구를, 연인이 서로를, 손녀가 할아버지를, 손자가 할머니를...,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람은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간관계를 이루며 살아갑니다. 서로를 지지하며 성장해가는 사람들, 특히 가족이라는 특별한 관계는 사랑을 기반으로 만들어집니다. 생긴 모습도 다르고 살아가는 방식도 다르고, 모든 것이 다 다를지라도 말이지요.

 

엄마가 아기를 사랑하는 이유는 아기이기 때문이며, 손녀가 할머니를 사랑하는 이유는 지금 여기 함께 있기 때문이며, 아기가 엄마 아빠를 사랑하는 이유는 꼭 안아주기 때문이며, 손녀가 할아버지를 사랑하는 이유는 아픈 손녀를 위해 기꺼이 기다려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손자가 할머니를 사랑하는 이유는....., 책장을 넘길 때마다 사랑하는 이유를 묻고 대답하는 인물들의 모습이 아름답게 펼쳐지는데요. 인종도 다르고 나이도 다르고 성별도 다르고..., 모든 것이 다를지라도 그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것은 바로 '사랑'입니다.

 


내가 실수하도록 가만두기 때문에 당신을 사랑해요.

사랑하니까, 어떤 실수라도 지나치게 큰 적은 없어요.

'사랑 사랑 사랑하는 이유' ~

 

함께 하며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나누고, 서로가 서로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고 용기를 북돋아 주며 함께 변화하고 성장해가는 사람들,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바로 '사랑'입니다. 실수를 통해 스스로 배우고 성장할 기회를 주는 것 또한 마찬가지겠지요? 누군가를 사랑하는 이유를 묻는다면, 여러분은 어떤 답을 할 수 있나요?

 

꿈오리 한줄평 : 생긴 모습, 살아가는 방식, 모든 것이 다 다를지라도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는 것은 바로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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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라 씨의 친구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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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던 전업주부 미나코 이야기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 이 책은 5년 전 정말 아주 우연한 기회에 읽게 된 책으로 마스다 미리라는 작가와 그녀의 작품을 조금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기도 합니다. 매일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의 일들을 담백하면서도 재미나게 담아낸 이야기에 절로 공감하며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요. 마스다 미리의 작품을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꿈꿀 수 있는 용기와 응원 그리고 공감과 위로를 받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삶이란 있는 그대로, 흘러가는 대로, 그렇게 살아야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미우라 씨의 친구>를 읽고 나니 미우라 씨와 친구가 되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미우라 씨의 친구>는 마스다 미리 만화 데뷔 20주년을 기념한 책으로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처럼 평범한 일상의 일들을 담백하게 그려낸 이야기입니다. 이사를 하고 하우스 셰어를 하게 된 미우라 씨의 이야기는 현재와 가까운 과거를 오가며 진행되는데요. 모르는 사람과 한집에 살아본 적이 없는 미우라 씨가 하우스 메이트에게 오래된 친구와 멀어지게 된 이야기부터 좋아하게 될 것만 같은 남자와의 만남 등을 털어놓을 수 있었던 건 왜일까요? 그 누구보다 이야기를 잘 들어주었으며, 미우라 씨의 표정만 보고도 감정을 읽고 공감해 주었던 하우스 메이트, 미우라 씨와 하우스 메이트는 오래도록 우정을 나누는 친구가 될 수 있을까요?

 


친구란 참 어려워. 아무리 친한 사이도 작은 균열 하나로 쉽게 갈라지고 만다. 이전에도 친구와 사이가 틀어진 적은 있었지만 그렇다고 익숙해지지는 않는다. 조금도. p.17~18

 

아주 친한 친구와 문자 하나로 멀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나요? 언제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있든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친구라면 더더욱 말이죠. 성격은 전혀 달랐지만 왠지 잘 맞았던 미우라 씨와 지카, 하지만 아주 사소하다면 사소할 수 있는 문자 하나로 연락마저 끊고 살게 됩니다. 미우라 씨는 오래된 친구와 멀어지게 된 이야기부터 왠지 좋아하게 될 것만 같은 남자와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 등등 그녀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하우스 메이트에게 털어 놓습니다. 미우라 씨의 하우스 메이트는 이야기를 너무나 잘 들어주지만, "그래?", "", "괜찮아?" 정도일 뿐, 자신이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말로 다 표현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만으로 마음이 좀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잖아요. 무엇보다 내 이야기를 끝까지 잘 들어주고 공감해 준다면 더더욱요.

 


어른이 되면 친구가 줄어드는 걸까. 어렸을 때부터 생각했었다. 단 한 명이라도 내 편이 되어줄 친구가 있으면 그걸로 됐다. 라고. p.82

 

"진정한 친구가 한 명만 있어도 성공한 인생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절로 등록된 카톡 친구들,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정말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극강의 내향형인 꿈오리는 먼저 만나자고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싶답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친구는 많을수록 좋은 것이 아니라 "단 한 명이라도 내 편이 되어줄 친구가 있으면 그걸로 됐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듯합니다. 미우라 씨처럼 말이죠.

 

평범한 일상의 일들을 마스다 미리 특유의 담백함으로 그려낸 <미우라 씨의 친구>, 누구나 한 번쯤은 고민했을 법한 "친구란 어떤 존재일까?"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 이야기이자 나이가 들어갈수록 어려워지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따스하게 담아낸 책입니다.

 


책 마지막 장에 꽂혀 있는 엽서 한 장, 그리고 책과 함께 온 엽서 한 장, 마치 오랫동안 연락이 끊어졌던 친구에게서 온 엽서, 짧은 안부만 적혀 있을지라도 마음이 몽글몽글해질 것만 같은 이야기가 담겨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마스다 미리 작가의 작품에 '스포 금지'를 붙여야 할 첫 작품이 아닐까"라는 말을 왜 했을까? 했었는데, 책을 읽다보니 완전 이해가 됩니다. SF적 요소에 깜짝 반전 그리고 마스다 미리만의 따스한 감성이 녹아 든 이야기, <미우라 씨의 친구>와 친구가 되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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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 달린 모자 (30주년 기념 특별판)
신형건 지음 / 끝없는이야기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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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글동글 귀엽고 사랑스러운 얼굴, 모두 다 달라도 모두 다 행복하게 웃고 있습니다. 사랑스러운 표지 그림이 시선을 사로잡는 시집, 1993년 출간된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시집, 출간 30주년 기념 특별판으로 독자들을 다시 만나게 된 시집, 바로 <바퀴 달린 모자>입니다. 30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우리의 삶은 많이 달라졌지만 시집 속에 담긴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마음과 무한한 상상력은 지금도 여전히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바퀴 달린 모자>'...없는' 부터 '내가 할 수 있는 일'까지 모두 42편의 시가 실려 있는데요. 이 시집에 수록된 시 <넌 바보다>tvN 드라마 <시를 잊은 그대에게>JTBC 예능 프로그램 <아는 형님>에 나오며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없는

 

창문이 없는 집, 답답하지?

가로수가 없는 길, 허전하지?

바람이 불지 않는 언덕, 가고 싶지 않아.

아이들이 없는 놀이터, 심심하지?

열쇠를 잃은 자물쇠, 영영 잠만 잘 테지.

불이 나간 저녁, 깜깜하지.

별이 없는 밤하늘, 말도 안 돼!

그럼, 이건 어떻겠니?

-내가 없는 세상

'바퀴 달린 모자' ~

 

"창문이 없는 집, 아이들이 없는 놀이터, 열쇠를 잃은 자물쇠, 불이 나간 저녁, 별이 없는 밤하늘...", 당연한 일이 당연하지 않게 된다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요? 코로나 팬데믹을 겪는 동안 우리의 모습이 어떠했는지를 생각해 봅니다. 놀이터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사라지고 거리엔 오가는 사람들이 사라지고, 혹시나 하는 마음이 불신의 싹을 틔우고 서로를 향한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고는 했습니다.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게 되었으니까요. 혹시 그 누구보다 사랑하는 가족이 없는 세상,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가 없는 세상, 사랑하는 ''가 없는 세상을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언제나 늘 곁에 있을 것이라며, 너무나 당연하다는 생각에 소중함을 잊고 사는 건 아닌지..., <...없는>을 읽고 나니 ''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어집니다. '내가 없는 세상'을 생각해 본 적이 있냐고?

 

 


바퀴 달린 모자

 

바퀴 달린 모자, 본 적 있어?

참 우스울 테지, 떼굴떼굴

굴러다니는 모자라... 히힛!

뿔 난 축구공은? 생각해 봐

얼마나 재미있겠어, 제멋대로

튀어 오르며 야단일 테니.

(중략)

이제 그만두라구? 그게 무슨

도깨비 같은 소리냐구? 그럼

마지막으로 이건 어때?

반바지 입은 선인장! 이건

우리 집에 정말 있는 거야.

그게 바로 나야! 나라구!

엄마가 나를 그 꼴로 만들었어.

너도 나와 다름없을걸.

그렇지? 속상하지? 답답하지?

, 우리 내일부턴 절대로

엄마가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학원에 가지는 말자.

그 대신, 운동장에서 만나

코피 터지도록 싸움이나 한판 하자!

어때? 너랑 나랑, 뿔 난

축구공이랑 뚜껑 달린 운동화랑,

머리핀 꽂은 우산이랑

바퀴 달린 모자랑

'바퀴 달린 모자' ~

 

절로 뾰족뾰족한 가시가 돋치게 만드는 엄마의 잔소리, 막 하고 싶던 일도 하기 싫어지게 만드는 엄마의 잔소리 잔소리..., 그래서 하지 말라는 일을 자꾸 하고 싶게 만드는 잔소리 잔소리 잔소리..., 사실 엄마들은 알고 있답니다. 우리 아이들이 왜 가시 돋친 선인장이 되는지를 말이죠. 엄마들도 가시 돋친 선인장이 되던 시절이 있었으니까요. 그러니 이젠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상처 입은 마음을 헤아려주는, 그런 엄마가 되어 보는 건 어떨까요?

 

 


넌 바보다

 

씹던 껌을 아무 데나 퉤, 뱉지 못하고

종이에 싸서 쓰레기통으로 달려가는

너는 참 바보다.

(중략)

얼굴에 검댕칠을 한 연탄장수 아저씨한테

쓸데없이 꾸벅, 인사하는

너는 참 바보다.

호랑이 선생님 전근 가신다고

아무도 흘리지 않는 눈물을 혼자 찔끔거리는

너는 참 바보다.

그까짓 게 뭐 그리 대단하다고

민들레 앞에 쪼그리고 앉아 한참 바라보는

너는 참 바보다.

내가 아무리 거짓으로 허풍을 떨어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머리를 끄덕여 주는

너는 참 바보다.

(중략)

-그럼 난 뭐냐?

그런 네가 좋아서 그림자처럼

네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나는?

'바퀴 달린 모자' ~

 

정말 착하고 바르게 살아가는 친구, 그런 친구를 좋아하는 마음을 반어적으로 표현한 시 <넌 바보다>, 우리집 두 형제만 봐도 요즘 시대엔 너무 착하게만 살아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를 이해하고 배려하고 공감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너무 착하게 살면 무시를 당하거나 호구가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 또한 하게 되니까요. 그럼에도 우리 아이들이 누군가를 위해 눈물을 흘릴 줄 알고, 아주 평범한 일상의 일들에 감사할 줄 알며, 누군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사랑하며 살아가기를 바라게 됩니다. 꿈오리 한줄평은 얼른 어른이 되고픈 아이들, 다시 어린 아이 시절로 돌아가고픈 어른들에게 들려주고픈 마음을 '시인의 말'로 대신하여 전합니다. 여러분은 어떠한가요? 얼른 어른이 되고 싶나요?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나요? 만약 그렇게 된다면, 여러분은 무얼 하고 싶나요?

 

아주 어렸을 적에는 '얼른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른이 되면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거라고 여겼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어른이 될수록 행동뿐 아니라 생각조차 내 마음대로 하기가 점점 힘들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신나게 장난을 칠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이 가장 안타까웠지요.

결국 나는 이제 꾹 참고 가만히 있기에는 너무 따분해서 '다시 아이가 되고 싶은 어른'이 되었습니다. 다시 아이가 되고 싶은 마음이 정말 간절하다면 온전하지는 못해도 반쯤은 다시 아이가 될 수도 있겠지요? 내가 쓰는 시들은 그런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온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시인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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