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우라 씨의 친구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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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던 전업주부 미나코 이야기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 이 책은 5년 전 정말 아주 우연한 기회에 읽게 된 책으로 마스다 미리라는 작가와 그녀의 작품을 조금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기도 합니다. 매일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의 일들을 담백하면서도 재미나게 담아낸 이야기에 절로 공감하며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요. 마스다 미리의 작품을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꿈꿀 수 있는 용기와 응원 그리고 공감과 위로를 받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삶이란 있는 그대로, 흘러가는 대로, 그렇게 살아야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미우라 씨의 친구>를 읽고 나니 미우라 씨와 친구가 되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미우라 씨의 친구>는 마스다 미리 만화 데뷔 20주년을 기념한 책으로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처럼 평범한 일상의 일들을 담백하게 그려낸 이야기입니다. 이사를 하고 하우스 셰어를 하게 된 미우라 씨의 이야기는 현재와 가까운 과거를 오가며 진행되는데요. 모르는 사람과 한집에 살아본 적이 없는 미우라 씨가 하우스 메이트에게 오래된 친구와 멀어지게 된 이야기부터 좋아하게 될 것만 같은 남자와의 만남 등을 털어놓을 수 있었던 건 왜일까요? 그 누구보다 이야기를 잘 들어주었으며, 미우라 씨의 표정만 보고도 감정을 읽고 공감해 주었던 하우스 메이트, 미우라 씨와 하우스 메이트는 오래도록 우정을 나누는 친구가 될 수 있을까요?

 


친구란 참 어려워. 아무리 친한 사이도 작은 균열 하나로 쉽게 갈라지고 만다. 이전에도 친구와 사이가 틀어진 적은 있었지만 그렇다고 익숙해지지는 않는다. 조금도. p.17~18

 

아주 친한 친구와 문자 하나로 멀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나요? 언제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있든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친구라면 더더욱 말이죠. 성격은 전혀 달랐지만 왠지 잘 맞았던 미우라 씨와 지카, 하지만 아주 사소하다면 사소할 수 있는 문자 하나로 연락마저 끊고 살게 됩니다. 미우라 씨는 오래된 친구와 멀어지게 된 이야기부터 왠지 좋아하게 될 것만 같은 남자와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 등등 그녀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하우스 메이트에게 털어 놓습니다. 미우라 씨의 하우스 메이트는 이야기를 너무나 잘 들어주지만, "그래?", "", "괜찮아?" 정도일 뿐, 자신이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말로 다 표현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만으로 마음이 좀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잖아요. 무엇보다 내 이야기를 끝까지 잘 들어주고 공감해 준다면 더더욱요.

 


어른이 되면 친구가 줄어드는 걸까. 어렸을 때부터 생각했었다. 단 한 명이라도 내 편이 되어줄 친구가 있으면 그걸로 됐다. 라고. p.82

 

"진정한 친구가 한 명만 있어도 성공한 인생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절로 등록된 카톡 친구들,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정말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극강의 내향형인 꿈오리는 먼저 만나자고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싶답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친구는 많을수록 좋은 것이 아니라 "단 한 명이라도 내 편이 되어줄 친구가 있으면 그걸로 됐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듯합니다. 미우라 씨처럼 말이죠.

 

평범한 일상의 일들을 마스다 미리 특유의 담백함으로 그려낸 <미우라 씨의 친구>, 누구나 한 번쯤은 고민했을 법한 "친구란 어떤 존재일까?"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 이야기이자 나이가 들어갈수록 어려워지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따스하게 담아낸 책입니다.

 


책 마지막 장에 꽂혀 있는 엽서 한 장, 그리고 책과 함께 온 엽서 한 장, 마치 오랫동안 연락이 끊어졌던 친구에게서 온 엽서, 짧은 안부만 적혀 있을지라도 마음이 몽글몽글해질 것만 같은 이야기가 담겨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마스다 미리 작가의 작품에 '스포 금지'를 붙여야 할 첫 작품이 아닐까"라는 말을 왜 했을까? 했었는데, 책을 읽다보니 완전 이해가 됩니다. SF적 요소에 깜짝 반전 그리고 마스다 미리만의 따스한 감성이 녹아 든 이야기, <미우라 씨의 친구>와 친구가 되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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