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슬곱슬 이대로가 좋아 Wow 그래픽노블
클라리벨 A. 오르테가 지음, 로즈 부삼라 그림,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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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외모로 판단하지 말라는 물취이모(勿取以貌)라는 말이 있습니다. 똑같이 꽃을 나눠주는 두 사람, 한 사람은 아주 평범한 옷을 입은 흑인이었고 한 사람은 멋진 수트를 차려 입은 백인이었는데요. 누가 꽃을 주었을 때 받았는지는 짐작한 대로 멋진 수트를 입은 백인이었습니다. 누군가는 인종차별이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고 또 누군가는 단지 외모로만 사람을 판단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 상황에서 ''는 어떻게 했을까를 생각해 본 적 있나요? 내가 두 사람 중 한 사람이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를 생각해 본 적은요? 외모도 경쟁력인 시대, 여러분은 자신의 외모에 얼마나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나요? 외모를 가꾸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지는 않나요?

 

2023 아이스너 상 수상작이자 퓨라 벨프레 상 수상작인 <곱슬곱슬 이대로가 좋아>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고 싶은 한 소녀의 이야기입니다. 내면이 아름다워야 한다면서도 남들에게 보여지는 겉모습의 아름다움을 더 중시하는 듯한 어른들, 지금 여러분의 모습은 어떠한가요? '이게 다 너를 위한 거야!'라는 말을 앞세우며 세상의 기준에 맞춰 살아가기를 바라는 어른은 아닌가요?

 


마를린은 자신의 곱슬머리를 사랑하지만, 엄마는 그렇지 않습니다. 남들에게 근사하게 보이기를 원하는 엄마는 매주 미용실에 가서 마를린의 머리를 손질하는데요. "그 시간이 엄마를 행복하게 한다"는 것을 알기에 마를린은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솔직하게 말할 수 없습니다.

 

난 계속 모두를 실망시킨다. 나다워지는 게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일인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중략) 하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그럭저럭 살아가려면, 세상에 맞추려고 노력해야 해. p.127~132

 

마를린은 친구의 응원에 힘입어 "자신만의 방식으로도 예뻐질 수 있다는 걸" 보려 주려 합니다. 하지만 그 어떤 모습으로 있어도 좋았던 그 시절로 돌아가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곱슬거리는 머리로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기도 하지만, 그저 다른 생각을 하며 참으려 애를 썼습니다. 하지만 사건은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가족에 대한 놀림을 참기는 어려웠으니까요.

 


왜 최고의 모습이 자신다운 모습이 아닌지, 왜 어른들은 항상 앞뒤가 맞지 않는 말들을 늘어 놓는지 의문이 들었다. '너답게 행동해라', '정직이 최선의 방책이다'라고 하면서 너답게 하지 말고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하라니. 나는 나다워지고 싶었다. 나다워도 충분하길 원했고 그 모습으로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었다. 누구보다 엄마에게. p.137

 

"사람의 내면을 보고 사랑해야 한다"면서도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엄마, 마를린은 엄마의 말대로 살아갈 수 있을까요? 내면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남들에게 보여지는 겉모습 또한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야만 하는 걸까요? 엄마는 왜 겉모습 또한 아름다워야 한다고 말하는 걸까요? 마를린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고 존중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요? 다른 사람들 때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서 말이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며 살고 싶은 소녀 마를린, 내면이 아름다워야 한다면서도 남들에게 보여지는 겉모습의 아름다움을 더 중시하는 듯한 어른들, 지금 여러분의 모습은 어떠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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