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는 소설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정지아 외 지음, 이제창 외 엮음 / 창비교육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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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이 청소년들의 전유물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질풍노도의 시기라 일컫는 그때가 방황에 가장 잘 어울리는 시기임은 자명하지요. 하지만 방황은 그들만의 것이 아닌, 모든 세대를 관통하는 키워드라 보아야 합니다. 누군가에게 애정을 갖고 그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떤 사람도 방황하지 않고 살아갈 수 없음을 알게 됩니다. P.6

 

흔히들 청소년기를 질풍노도의 시기라 말하지만, 오십 대에도 오춘기라 불리는 우울한 방황의 시기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요즘입니다. 모든 인간에게는 평생 쓰고 죽어야 하는 지랄 총량의 법칙이 정해져 있다는데, 사춘기를 제대로 겪지 않아서 사춘기보다 무섭다는 갱년기를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던 때가 있었는데, 그 시기가 지났음에도 여전히 질풍노도의 시기는 지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고는 합니다. 그래서인지 "방황은 그들만의 것이 아닌, 모든 세대를 관통하는 키워드라 보아야 합니다."라는 문장이 더더욱 마음에 와 닿는 것 같습니다.

 

창비교육 테마소설 시리즈 <방황하는 소설>은 방황을 테마로 정지아, 박상영, 정소현, 김금희, 김지연, 박민정, 최은영 등 7인의 작가가 그려낸 7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요. 7편의 작품은 작가들의 소설집에 있는 단편들로 소설집을 읽은 독자들이라면 금세 알아차릴 수 있을 듯합니다. 꿈오리는 김금희 작가의 연작소설 <크리스마스 타일>만 읽었기에 다른 작가들의 소설집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기억상실증에 걸린 남자 이야기를 통해 '나는 누구인지, 무엇으로 나를 증명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하는 정지아 '존재의 증명', 뉴스 앵커가 된 기자 남준이 첫 직장 동기를 만나게 되면서 둘이 함께 했던 사회 초년생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며 그때와 지금의 요즘 애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박상영 '요즘 애들', 폭발 사고로 무너진 건물에서 친구를 잃고 살아남은 지수의 트라우마와 방황을 그린 정소영 '엔터 샌드맨', 가까운 사람들과의 이별, 특히 남자친구와의 결별 후 유학길에 올랐지만 그곳에서도 관계의 엇나감에 방황하는 옥주의 모습을 그린 김금희 '월계동 옥주', 누군가 자신을 죽일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서울을 떠나지만 그곳에서도 끝내 이겨낼 수 없었던 불안과 방황을 그린 김지연 '먼바다 쪽으로', 미국 여행 내내 불편함을 느꼈던 J 그리고 뷰티 편집 숍에서 일하며 만나게 된 세실, 그들에게 불편한 감정을 느끼면서도 하고 싶은 말을 삼키고 마는 주희의 모습을 그린 박민정 '세실. 주희', 부모를 대신해 자신을 돌봐주던 오빠의 죽음으로 인한 상처를 애써 외면하며 살아가던 그녀가 자신의 아이 소리와 화해하는 과정을 그린 최은영 '파종', 그중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정지아 '존재의 증명'입니다.

 

단골 카페라고 해도 도와주세요, 내가 누군가요? 나는 기억을 잃었어요, 라고 솔직하게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주인인지 직원인지 모를 이 청년이 단골손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지도 미지수였다. p.15

 

단골 카페에서 기억을 잃은 한 남자, 자신의 이름은 물론이거니와 나이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 그 남자는 카페 직원에게 자신에 대한 정보가 될 만한 질문들을 던집니다. 커피에 대해 잘 알고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는 것 외에는 그 어떤 정보도 얻을 수 없었던 남자, 그는 지갑을 꺼내면서 자신의 어리석음을 탓하게 됩니다. 주민 등록증이나 운전 면허증이나 카드로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에 사는지를 알아낼 수도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지갑 안에는 지폐만 몇 장 있을 뿐, 그 흔한 카드조차 없었습니다. 그의 것으로 추정되는 아이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연락처도 카톡도 문자도 없었습니다. 스스로 모든 것을 지운 것인지,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지운 것인지조차 모르는 남자,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를 찾기 위해 경찰서로 향합니다.

 

", 어디서 분실하셨죠?"

"기억이요." p.26

 

자신의 이름은 물론 나이와 사는 곳까지, 그 어느 곳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남자, 주민 등록증 발급에 필수적인 지문조차 등록되어 있지 않는 남자, 그는 기억을 찾고 자신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을까요? 만약 그 남자처럼 어느 날 갑자기 기억 상실증에 걸린다면, ''는 누구인지 어떻게 알 수 있으며, ''는 무엇으로 ''를 증명할 수 있을까요? 꿈오리 한줄평은 책속 문장으로 대신합니다.

 

삶은 방황이며 방황은 삶의 일부입니다. 그러므로 삶의 목적은 무언가를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방황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방황하지 않으면 당신은 그 어디에도 도달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모든 방황은 새로운 발견의 시작입니다. 불확실한 길을 걸을 때 아이러니하게도 그곳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방황은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기 위한 과정이며 우리는 방황을 통해 미래의 목표나 방향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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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딕 성당, 거룩한 신비의 빛
강한수 지음 / 파람북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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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거나 가봤을 명동성당, 그리고 서울시청이나 덕수궁 근처를 지나갈 일이 있었던 분들이라면 한 번쯤을 봤을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두 성당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굳이 하나를 들자면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은 로마네스크 양식, 명동성당은 고딕 양식, 그러니까 건축양식이 다르다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로마네스크''로마다운'이란 뜻이었다면, '고딕'은 게르만족의 하나인 고트족을 가리키는 '고트인의'란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중략) '고딕'이라는 이름은,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인들이 이 양식을 두고 게르만족의 세련되지 못하고 야만적인 것이라고 경멸하면서 붙인 것인데, 계속 사용하면서 후대에 공식 명칭이 되었습니다. p.8

 

<고딕 성당, 거룩한 신비의 빛>은 의정부교구 본당 사목과 건축신학연구소를 맡고 있는 강한수 사제가 들려주는 초기 고딕 성당부터 후기 고딕 성당에 이르는 건축 양식의 흐름, 그리고 영국, 독일, 이탈리아의 고딕 성당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얼핏 봐도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외관에서 드러나는 건물의 수평성과 두꺼운 벽체가 주는 물질감 그리고 성당 안으로 하늘의 빛을 드리워주는 작지만 아름다운 반원 아치 창들이 그렇습니다. 그런데 성당 안으로 들어가면 조금 느낌이 다릅니다. 반원 아치의 아케이드와 네이브월의 육중한 벽체는 외관에서 느꼈던 것과 비슷하지만, 천장을 올려다보면 성당 밖에서 느꼈던 로마네스크에 대한 인상이 사라집니다. 정돈된 리브그로인 볼트가 눈에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p.16~18

 

로마네스크에서 고딕으로 전환되는 과정에 있는 초기 고딕 성당 '레세의 삼위일체 수도원 성당', 얼핏 보기에도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성당 안으로 들어가면 중요한 요소인 "정돈된 리브그로인 볼트가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로마네스크에 대한 인상이 사라진다고 합니다. 그런 면에서 "레세의 삼위일체 수도원 성당은 로마네스크와 고딕 사이의 건축물"이라고 말할 수 있으며, 두 양식은 "먼저 것이 사라지고 나중 것이 온 것이 아니라 서로 연속성"을 가집니다. 하지만 "두 양식은 엄연히 구별"되기에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것입니다.

 


 

중세의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 마리아의 존재는 세상살이의 상처를 치유하고 어루만져주시는 자비로운 어머니로 자리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주교좌성당이 성모 마리아(노트르담)를 주보 성인으로 정했고, 그중 가장 잘 알려진 성모 마리아 성당, 곧 노트르담 대성당이 파리의 노트르담 주교좌성당입니다. p.67

 

노트르담 대성당이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다른 대성당과 비교했을 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규모의 웅장함이라고 하는데요. "구조적인 불완전성에도 불구하고, 대형화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기존의 고딕 요소에 처음 시도된 독창적 구조 부재가 첨가되었기 때문"이라고 하며, 그것은 벽체가 바깥 방향으로 넘어가지 않게 수직으로 덧대는 구조물인 버팀벽(버트레스)의 기능을 활용한 것"이라고 합니다.

 

"초기 고딕 성당들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고자 당시에 없었던 첨단 기술들을 도입하여 전성기의 고딕 성당들을 준비시켰다."고 하는 노트르담 대성당, 하지만 수년 전 보수 공사 중의 화재로 많은 부분이 소실되어 옛 모습을 볼 수 없게 되었다고 하니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고딕 탄생의 종교적 지리적 배경, 고딕건축과 스콜라철학, 문화유산이 어떻게 망가지고 있는지, 특히 고딕 성당의 훼손에 대한 우려를 잘 나타낸 빅토르 위고의 건축 여행기 <파리의 노트르담>, 고딕 구조의 요소인 포인티드 아치, 리브 그로인 볼트, 플라잉 버트레스, 고딕 성당의 전성기를 연 사르트르 대성당, 후기 고딕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레요낭 양식에서 중요한 스테인드글라스, 영국 캔터베리 대성당, 독일 쾰른 대성당, 이탈리아 피렌체 대성당 등등 더 많은 이야기는 직접 책을 통해 만나길 바랍니다! 꿈오리 한줄평은 책속 문장으로 대신합니다.

 

고딕이라는 최첨단의 기술이 동원된 새로운 양식을 이해하기 위해서, 고딕 성당에 영향을 미친 신학과 철학 분야의 이야기도 하고, 유기적 구조의 발달 과정도 어려운 용어들로 설명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책에 등장하지 않는 하지만 실제 주인공인 그 성당에서 살았던 공동체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들도 첫영성체를 했을 것이고, 또래의 친구들과 성당 마당에서 놀았으며, 성탄절에 등불 행렬을 하고 연극을 하며 울고 웃었을 것입니다. 점점 그런 이야기를 잃어 가는 성당이 다시 시끌시끌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야기를 마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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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데 가끔 뭘 몰라
정원 지음 / 창비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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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있는 듯한 표정으로 어딘가를 보고 있는 한 아이가 있습니다. 왠지 똑 부러지고 당찬 성격의 소유자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2021'오늘의 우리만화상'을 수상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정원 작가의 <똑똑한데 가끔 뭘 몰라>, 이 책은 사춘기에 접어들 (어쩌면 시작했을지도 모르지만) 초등학교 4학년 아이들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편견과 차별, 불평등한 상황들을 해결해가는 이야기입니다. 어른()들이 쌓아올린 차별과 불평등의 장벽을 깨뜨리고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어린이들의 세계를 아홉 개의 에피소드에 담았는데요. 어른()들은 그 시절의 ''를 돌아보며, 현재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의 마음을 헤아리게 될 듯합니다.

 


담임 선생님은 칠판에 사랑, 이라고 쓰고 가장 좋아하는 단어라고 했다. (중략) 딱 하나 별로인 건 여자와 남자를 짝꿍으로 앉힌다는 것이다. p.9

 

정훈이는 남자와 짝꿍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정훈이는 석진이와 짝이 되고 싶은데, 남자가 두 명 많아서 남자끼리 짝꿍이 되기도 하는데, 왜 꼭 이렇게 앉아야만 하는 걸까요?

 

정훈은 성별에 상관없이 짝을 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건의를 하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때 기발한 생각이 떠오른 정훈, 정훈이는 자신이 원하는 석진이와 짝꿍이 될 수 있을까요?

 


 

, 선생님. 퍼찐 잘 드시네요.

베트남 사람 다 됐네.

맛있게 드세요.

p.47

 

베트남 국수 퍼찐, 급식으로 나온 퍼찐을 잘 드시는 선생님을 보고 "베트남 사람 다 됐네."라고 말하는 정훈이와 친구들, 어쩌면 버릇없고 되바라진 아이들이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꿈오리는 이 장면에서 빵 터지고 말았습니다. 베트남계 한국인 친구 하리에게 "하리는 김치도 잘 먹네, 한국 사람 다 됐네."라고 말하던 선생님, 편견과 차별의 시선으로 바라보던 어른()에게 시원한 사이다 한 방을 먹였다고나 할까요. 그래서인지 선생님의 벙찐 표정과 대조적인 아이들의 모습이 더 부각되어 보이는 듯합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상심에 빠져있을 친구 준서를 위해 면이 퉁퉁 불은 할머니표 짜장라면을 끓여주고, 노키즈존을 향해 당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정훈이와 친구들...,<똑똑한데 가끔 뭘 몰라>에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며 살아가는 어린이의 세계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린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명쾌한 답을 내놓는 노키즈존 가게의 어른(), 손주를 위해 놀이터를 만들어 달라는 1인 시위를 하는 할아버지처럼 그 시절을 지나왔기에 현재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릴 줄 아는 어른()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꿈오리 한줄평 : 일단 재밌음, 웃다가 울다가 웃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있음. 성별을 초월한 듯한 등장인물들의 이름은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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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교사 위광조
꿈몽글 지음 / 파람북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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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소설입니다. 그리고 이 글은 소설로만 머물러 있어야 합니다. p.8

 

"소설로 머물기를 바랐지만, 슬프게도 소설의 범주를 넘어선 현실로 다가와 버렸다"는 저자의 말은 지금 우리사회의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학폭교사 위광조>는 부제 그대로 '현직 교사가 소설로 쓰고 그린 학교폭력 보고서'로 초등학교 생활부장(학교폭력 담당 교사)인 위광조가 학교폭력 사건이 일어난 시점부터 해결하는 과정까지를 담은 이야기입니다. 소설이라고 하지만 실제 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는 것을 알기에 읽는 내내 안타까움과 씁쓸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체육 시간에 피구 시합을 하다가 공을 던져 누군가를 아웃시켜도, 간식을 나눠주다가 개수가 부족해 한 명을 못 주게 되는 상황에서도, 길을 지나가다 만난 한 아이가 기분이 나빠져도, 학교폭력 신고가 이루어질 수 있고, 학교폭력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p.9)", 혹시 알고 있나요? 뉴스에서 보던 그런 사건들만이 아니라, 학교 안팎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소한 일들 또한 학교폭력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누군가는 가해자가 되고 누군가는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둘은 달리기 시합을 하기로 했다. 화장실을 나가 복도를 달렸다. 시합 과정에서 실랑이가 조금 있었다. 희수는 고현을 '메롱'이라고 놀리고는 깔깔 웃으며 달려갔다. 그러다가 학교 밖 현관까지 나가서는 현관 밖에서 문을 덜컹거리며 고현을 기다렸다. p.35~36

 

급식 먹으러 가기 전에 친구와 장난치다가 생긴 일이었지만, 한 아이는 가해자가 되었고 한 아이는 피해자가 되었습니다. 한 아이 부모가 학교폭력으로 신고를 했기 때문입니다. 육체적 정신적 피해를 이유로 상대 아이의 강제전학을 요구하는 학부모, 이 사안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메롱'이라고 놀렸다는 이유로, 현관문을 덜컹거리며 기다렸다는 이유로 학교폭력 가해자가 된 아이의 학부모, 처음엔 무릎이라도 꿇고 사과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단지 이런 이유로 평생 학교폭력 가해자란 기록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속상한 마음을 표현합니다.

 

그럼 아이들은 어떨까요? 가해자 아이와는 베스트 프렌드라며 그저 늘 그러고 놀았을 뿐이라며, 자신의 엄마가 학교폭력으로 신고한 것조차 모르는 피해자 아이, 당사자인 아이의 의사가 중요하니, 모두 상처 없이 끝날 수 있을까요? 하지만 "재미있겠으니 신고를 하겠다"는 피해자 아이,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소한 괴롭힘, 학생들이 장난이라고 여기는 행위도 학교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할 수 있도록 분명하게 가르쳐야 함. p.58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학교폭력일까요? 누가 판단하는 걸까요? 누가 봐도 아니지만 학교폭력이라고 우기면 다 받아줘야 하는 걸까요? 어떤 이유로 학교폭력으로 접수해야 하는 걸까요?

 

'사소한 괴롭힘이나 장난이라도 학교폭력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렇다면 학교폭력의 유형은 무엇으로 분류해야 할까요? 언어폭력? 금품갈취? 의사에 반하는 행동? 따돌림? 신체폭력?...,피해 학생은 어떤 피해를 입은 걸까요? 피해 학생의 보호자는 정신적 피해를 주장했고, 결국 학교폭력 전담기구를 소집하게 되는데요. 이 사안은 어떻게 마무리 될까요? 이에 대한 답 그리고 더 많은 이야기는 직접 책을 통해 만나길 바랍니다!

 

현직 교사가 소설로 쓰고 그린 학교폭력 보고서 <학폭교사 위광조>, 소설이라고 하지만 실제 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는 것, 학부모의 입장에서 읽었음에도 우리 사회의 현실이 이러하다는 사실에 안타까움과 씁쓸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현직 교사들은 물론 학부모들도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꿈오리 한줄평은 책속 문장으로 대신합니다.

 

교실이 교실로서 세워질 수 있도록

교사가 교사로서 가르칠 수 있도록

학생이 학생으로서 배울 수 있도록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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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지구를 걷다
에린 스완 지음, 김소정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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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대부분이 물에 잠긴다면? 더 이상 지구에 살 수 없게 된 인간들이 이주해서 살 수 있는 행성을 찾아 떠난다면? <사라진 지구를 걷다>는 허리케인이 만든 홍수로 지구 대부분이 물에 잠기게 되면서 시작된 '붉은별'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이자 7200년에 걸친 한 가족의 대서사를 담은 이야기입니다.

 

캔자스 대평원에서 희망찬 미래를 꿈꾸었던 물소 사냥꾼 삼손, 자신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남긴 삼손의 손녀이자 아내(?)인 비, 새로운 세상을 계획하고 현실로 이루려했던 비의 아들 폴과 그의 딸 케이, 새로운 세상을 위해 기꺼이 선봉에 선 케이의 딸 페넬로페, 그리고 자신의 과거를 찾아가는 페넬로페의 딸 달, 자신만의 이야기로 역사를 기록해가는 한 가족의 서사는 1873년부터 2073년까지 7대에 걸쳐 이어지는데요. 어쩌면 멸망할지도 모를 지구에서, 어쩌면 그들이 화성에서 계획한 일들이 실패할지라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며 그들의 이야기이자 역사를 이어나갑니다.

 

어머니는 삼손이 힘을 주는 이름이라고 했다. 특히 머리카락을 기르면 힘이 생긴다고 했다. 하지만 배에서 내린 뒤 고작 일주일 만에 삼손은 머리카락을 잘라버렸다. 이 새로운 세계에서는 새로운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다짐하면서. p.12

 

이야기는 물소 사냥꾼 삼손이 아버지에게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결혼을 하고 아들을 낳고, 그 아들이 또 아들을 낳고..., 그렇게 대대로 농장을 꾸리며 살아갈 꿈을 꾸었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일이란 것이 늘 생각하는 대로 되는 건 아니라는 걸, 그때는 몰랐습니다.

 

너는 이제 아이가 아니야. 너는 열네 살이야. 넌 어머니가 될 수 있어. p.38

 

일삼촌, 이삼촌과 함께 화성에서 살고 있는 소녀 달, 그들의 미래이자 집이 될 돔을 발견하게 되면서 달은 새로운 삶을 살게 됩니다. 그 어떤 생명체도 찾을 수 없는 넓은 평원과 텅 빈 하늘뿐인 세상이 아닌 다양한 꽃과 나무가 자라고 흙이 아닌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 돔은 언제부터 그곳에 있었던 걸까요? 삼촌들은 어떻게 돔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걸까요? "더 많은 꽃을 피워 산소가 더 많이 생기게 하여 누구나 이곳에 올 수 있게."하겠다는 삼촌들, 삼촌들이 말한 다른 존재들은 언제 오는 걸까요? 왜 그곳엔 일삼촌과 이삼촌 그리고 달밖에 없는 걸까요? 다른 가족들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삼촌들은 왜 그곳에서 문명을 만든다고 하는 걸까요? 일삼촌은 어머니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달에게 왜 어머니가 될 수 있다는 말을 한 걸까요? 물밖에 남지 않았다는 지구는 어떤 곳일까요?

 

1975년 여름, 한 소녀가 홀로 대륙 위를 걷고 있었다. (중략) 소녀는 작은 손으로 텅 빈 땅 위를 솟아오를 새로운 문명을 만들 것이다. 이 세상이 아직 보지 못한 새로운 인종, 거인으로 그 문명을 가득 채울 것이다. p.47~48

 

무단 침입으로 붙잡혀 정신병원에 가게 된 비, 그녀는 자신의 배 속에서 거인이 자라고 있다고 믿습니다. 그 어떤 말도 하지 않고 그림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비, 그녀는 왜 이런 모습으로 거리를 떠돌고 있는 걸까요? 비의 가족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자신의 아들 폴에게 "붉은별을 쫓아가라"고 말하고 사라진 비, 비가 말한 붉은별은 무엇이며,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비의 아들인 폴은 허리케인이 만든 홍수로 지구의 대부분이 물에 잠기게 되자 새로운 도시를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자신이 살던 곳을 떠나게 됩니다. 함께 하지 않는 아내를 남겨두고 말이죠. 도시 건축가였던 파(폴이 아니라 파로 불림)는 수상도시의 의장 직책을 맡고 있으며, 딸 카이저(케이가 아닌 카이저로 불림)와 함께 살고 있었는데요. 그곳에 데이비드라는 남자가 찾아오면서 파와 카이저는 '붉은별'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됩니다.

 

기적의 행성에서 자라는 기적의 아이들.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 아이들은 붉은 토양에서 자라는 감자처럼 통통해질 것이다. 이 아이들은 외계의 공기를 가장 처음 들이마실 것이다. (중략) 그 아이들에게 이곳이 집이니까. 이곳이 고향이니까. 그 아이들은 이곳의 원주민들이니까.

p.386

 

케이(카이저)의 딸 페넬로페는 착상 지원자로 '붉은별'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며, 화성에서 아이를 낳게 되는데, 그 아이가 바로 화성에 살고 있는 소녀 달입니다. 페넬로페는 왜 딸과 함께 살고 있지 않는 걸까요? 일삼촌과 이삼촌은 누구이며, 왜 달과 함께 살고 있는 걸까요? 일삼촌과 이삼촌은 지구인일까요? 화성인일까요? '붉은별' 프로젝트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때는 1925년이었고, 삼손은 그저 현관의 흔들의자에 앉아 있는 풍만한 어린 아내와 마당에서 닭은 쫓고 있는 네 살 아들만을 볼 뿐이었다. p.526

 

이야기는 캔자스 대평원에서 희망찬 미래를 꿈꾸었던 물소 사냥꾼 삼손에서 시작하여 가족을 이루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던 삼손의 이야기로 끝이 납니다. 과거와 미래를 오가며 전개되는 한가족의 대서사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며 그들의 이야기이자 역사를 이어나간 7200년의 여정, 지금 만나보는 건 어떨까요?

 

꿈오리 한줄평 : 과거와 미래를 오가며 전개되는 200년에 걸친 한 가족의 대서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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