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데 가끔 뭘 몰라
정원 지음 / 미디어창비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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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있는 듯한 표정으로 어딘가를 보고 있는 한 아이가 있습니다. 왠지 똑 부러지고 당찬 성격의 소유자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2021'오늘의 우리만화상'을 수상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정원 작가의 <똑똑한데 가끔 뭘 몰라>, 이 책은 사춘기에 접어들 (어쩌면 시작했을지도 모르지만) 초등학교 4학년 아이들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편견과 차별, 불평등한 상황들을 해결해가는 이야기입니다. 어른()들이 쌓아올린 차별과 불평등의 장벽을 깨뜨리고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어린이들의 세계를 아홉 개의 에피소드에 담았는데요. 어른()들은 그 시절의 ''를 돌아보며, 현재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의 마음을 헤아리게 될 듯합니다.

 


담임 선생님은 칠판에 사랑, 이라고 쓰고 가장 좋아하는 단어라고 했다. (중략) 딱 하나 별로인 건 여자와 남자를 짝꿍으로 앉힌다는 것이다. p.9

 

정훈이는 남자와 짝꿍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정훈이는 석진이와 짝이 되고 싶은데, 남자가 두 명 많아서 남자끼리 짝꿍이 되기도 하는데, 왜 꼭 이렇게 앉아야만 하는 걸까요?

 

정훈은 성별에 상관없이 짝을 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건의를 하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때 기발한 생각이 떠오른 정훈, 정훈이는 자신이 원하는 석진이와 짝꿍이 될 수 있을까요?

 


 

, 선생님. 퍼찐 잘 드시네요.

베트남 사람 다 됐네.

맛있게 드세요.

p.47

 

베트남 국수 퍼찐, 급식으로 나온 퍼찐을 잘 드시는 선생님을 보고 "베트남 사람 다 됐네."라고 말하는 정훈이와 친구들, 어쩌면 버릇없고 되바라진 아이들이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꿈오리는 이 장면에서 빵 터지고 말았습니다. 베트남계 한국인 친구 하리에게 "하리는 김치도 잘 먹네, 한국 사람 다 됐네."라고 말하던 선생님, 편견과 차별의 시선으로 바라보던 어른()에게 시원한 사이다 한 방을 먹였다고나 할까요. 그래서인지 선생님의 벙찐 표정과 대조적인 아이들의 모습이 더 부각되어 보이는 듯합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상심에 빠져있을 친구 준서를 위해 면이 퉁퉁 불은 할머니표 짜장라면을 끓여주고, 노키즈존을 향해 당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정훈이와 친구들...,<똑똑한데 가끔 뭘 몰라>에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며 살아가는 어린이의 세계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린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명쾌한 답을 내놓는 노키즈존 가게의 어른(), 손주를 위해 놀이터를 만들어 달라는 1인 시위를 하는 할아버지처럼 그 시절을 지나왔기에 현재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릴 줄 아는 어른()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꿈오리 한줄평 : 일단 재밌음, 웃다가 울다가 웃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있음. 성별을 초월한 듯한 등장인물들의 이름은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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