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역사산책 : 한국사편 골목길 역사산책
최석호 지음 / 가디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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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 역사를 걷는다.

한반도를 걷는다.

한국인의 혼을 걷는다.

'골목길 역사산책' ~

 

 

골목길을 걸으며 만나게 되는 역사와 인물 이야기, '골목길 역사산책 : 한국사편''서울편''개항도시편'에 이은 '골목길 역사산책' 세 번째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1'남촌 대한민국길 산책', 2'운주사 고려길 산책', 3'강릉 조선길 산책', 4'경주 신라길 산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이 끝날 때마다 산책로를 요약한 글과 사진 그리고 그림으로 가이드를 제공하는데요. 만약 골목길 역사산책을 떠난다면 그대로 따라가면 될 것 같습니다. 특히 '남촌 대한민국길'은 자주 다니던 길이라서 더 친숙하게 다가왔습니다. 4개의 산책길에서 만나게 되는 역사와 인물들의 이야기 또한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함에도, 저자처럼 자세하게 들여다본 적이 없음을, 다음에 그 길을 걷게 된다면 조금 더 깊숙이 걸어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산 목멱산은 서울의 안산(案山)이다. 주산 북악산 기슭에 자리 잡은 궁궐에서 바라보는 산이다. 목멱대왕께서 조선과 왕실을 굽어살피는 산이니 국사당이 자리하는 것은 당연지사. 그러나 일제강점기에 접어들면서 모든 것이 엉키기 시작한다. 일제는 1925년 국사당을 서산 인왕산으로 옮긴다. 대신 그 자리에 일장기 게양대를 세운다. 그해 7월 일제는 아마테라스 오미카미를 모시는 신사, 조선신궁을 남산에 짓는다. '골목길 역사산책'p.27

 

 

"나라가 평안하기를 비는 제사를 지내던 곳, 국사당"을 옮기고 그 자리에 조선신궁을 지은 일제, 그것도 모자라 조선신궁이 들어서면서 남산구간 성벽까지도 훼손시켰다고 하는데요. 어디 이곳 뿐이었겠습니까? 정말 그들의 만행이 미치지 않은 곳이 있었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해방이 된 이후, 이승만 대통령 집권기에도 국회의사당 조성공사를 하면서 또다시 훼손시켰다는 것, 조선신궁 자리에 살아있는 사람의 동상(이승만)을 세웠다는 것 등은 씁쓸하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게다가 1969년엔 그곳에 식물원과 분수대를 만들었는데요. "일제가 조선신궁과 방공호"를 만들면서 없애버린 자리에 "대한민국이 분수대를 만들면서 망가뜨렸다"는 사실 또한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은 모두 철거되고 '한양도성 유적지"가 조성되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한양도성 발굴조사를 통해 "한양도성 성곽"를 복원했습니다. 또한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뒤 태극기를 펼쳐 든 모습의 '안중근 의사' 동상이 조선신궁 방향을 바라보며 서 있고,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 독립을 외친 백범 김구 선생 동상, 독립을 위해 전 재산을 팔아 중국으로 망명한 후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하는 등 독립운동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이시영 선생 동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남촌 대한민국길은 지하철 1호선 서울역 1번 출구로 나오면 만날 수 있는 강우규(신임총독 사이토에게 폭탄 투척) 의사, '서울로 7017', '안중근의사기념관', '통감관저기억의 터', '우당기념관', '문학의 집', '남산골한옥마을', '평래옥', '커피한약방'까지입니다. 따스한 봄날에 남촌 대한민국길을 걸으며, 골목길에 담긴 역사와 독립투사와 민주투사를 만나보는 건 어떨까요?


운주사 하늘에 별은 빛나고 그 아래 땅은 아름답다. 누구든 운주사에 들어가면 고려 신선이 된다. 고려 하늘을 날아 빛나는 별과 아름다운 땅을 내려다보며 노닌다. '골목길 역사산책'p.92

 


그러나 변치 않는 것도 많다. 오죽헌, 율곡기념관, 선교장, 경포대....., 신사임당 그림 그리던 곳이다. 율곡 선생 나신 곳이다. 허초희 시를 짓던 곳이다. 허균 젊은 시절 기억이 서린 곳이다. 효령대군 후손들이 정착한 곳이다. 강릉에서 변치 않는 것은 한결같이 역사와 관련된 것들이다. 모두 조선 시대와 관련이 있다. 그래서 강릉에서 걷는 길은 조선길이다.

'골목길 역사산책'p.169

 


알타이 적석목곽분으로 웅대한 역사를 말한다. 한혈마를 타고 드넓은 스텝루트를 달린다. 동아시아 바다를 장악한다.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를 두루 잇는다. 당나라에 신라마을을 경영한다. 페르시아 사람이 춤을 춘다. 박트리아 황금지도가 빛을 발한다. 로마와 시리아 유리로 아름답게 장식한다. 경주가 아니라 신라 왕경이다. 가장 약한 나라가 아니라 삼한일통 대업을 달성한 동아시아 최강국이다. 신라는 왕도에서 세계를 경영한다. 신라에서 우리는 세계를 걷는다. 세계로 가는 신라길! '골목길 역사산책'p.247

 

 

고려 사람을 찾아 걸어가는 길, 화순 '운주사' 산책로, 조선 사람을 찾아 걸어가는 길, '강릉' 산책로, 신라 사람을 찾아 걸어가는 길, '경주' 산책로까지, 저자의 말처럼 "자랑스러운 한국 사람으로 한국 역사"를 걸어보는 건 어떨까요?

 

꿈오리 한줄평 : 신라 사람, 고려 사람, 조선 사람, 독립투사와 민주투사, 자랑스러운 한국 사람을 찾아서 대한민국 역사가 깃든 골목길을 걷다. 그리고 그곳에서 나를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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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지켜낸 어머니 - 이순신을 성웅으로 키운 초계 변씨의 삼천지교 윤동한의 역사경영에세이 3
윤동한 지음 / 가디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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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의 어머니가 아들의 교육을 위하여 세 번이나 이사를 하였다는 '삼천지교', 이 말은 생활환경이 교육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의미로 많이 쓰입니다. 또한 자식을 훌륭하게 키워낸 어머니의 이야기로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한석봉 어머니, 신사임당 등 자식을 훌륭하게 키워낸 어머니로 불리는 분들이 있는데요. 이순신 장군 어머니에 대해선 거의 알려진 바가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바로 이순신 장군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이자, 역사 이야기입니다.

 

잘 가거라. 나라의 치욕을 크게 씻으라.

'조선을 지켜낸 어머니' ~

 

 

저자는 "변씨는 이순신을 영웅으로 키우고자 세 곳의 거처에서 자녀를 가르치고 길러냈다. 조선의 사회 체제상 쉽지 않은 일이었다."라며, 우리나라 역사상 보기 드문 여장부이자 위대한 어머니상이라고 말합니다.


'조선을 지켜낸 어머니'는 모두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덕수 이씨 가문이 서울살이를 시작하는 것부터 아산으로 이주한 것, 아들의 승전을 위해 여수로 이거한 것, 그리고 변씨의 가르침을 받은 빛나는 후손들의 이야기까지 담았는데요. 함께 실린 그림과 사진 자료들은 글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주는 것 같습니다. 또한 각 장이 끝나 때마다 '정리편'을 실어 그 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내용을 요약하여 두었습니다.


초계 변씨는 우리 민족의 영웅 이순신을 서울 건천동에서 낳았다. 지금의 충무로 근처로, 이순신이 서울 태생임을 알 수 있다. '조선을 지켜낸 어머니'p.17

 

 

이야기는 이순신 장군이 서울 건천동에서 태어났다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저만 몰랐을지도 모르겠지만, 이순신 장군의 고향이 서울이라는 사실이 놀랍기도 했습니다. 저자는 이순신 장군의 덕수 이씨 가문에 대해 상세하게 알려주는데요. 이순신의 조부인 이백록이 중종 임금의 사망일인 줄 모르고 아들의 혼삿날을 잡아 혼례를 치르는 바람에 처벌을 받아 평생 벼슬을 못 하는 탈고신을 당하게 되었으며, 그때문에 가문이 기울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백록의 장자인 이순신의 아버지 이정은 서울 도성으로 거처를 옮겼으며 그곳이 바로 건천동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변씨가 시부인 이백록의 무죄를 청원하고 자식들 교육을 동학(한양에 세운 관학 교육기관인 4부 학당의 하나)에서 시키는 것으로 보아 교육열이 대단했던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이정의 가문은 왜 아산으로 이사를 간 것일까요? 저자는 "가문의 회복에 대한 어머니 초계 변씨의 강렬한 열망과 자식에 대한 간절함, 그리고 이를 실천하는 과감한 결단력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조부 이백록과 아버지 이정이 관직을 받지 못했기에 살림이 점차 어려워졌을 것이며, 덧붙여 이런저런 이유로 이정이 받을 유산이 별로 없었을 것이고, 녹봉이 없으니 살아갈 길이 막막했을 것이라 추측합니다. 그래서 초계 변씨는 친정에서 해결할 생각으로 친정이 있는 아산으로 이사했을 것이라고 하는데요, 그때 이순신의 나이가 8~10살 정도였을 것이라고 합니다.

모친 변씨는, 그럴 리는 없겠지만 나중에라도 손자들이나 아들 사이에 누군가 재산 분급을 둘러싼 분쟁이 생길 소지를 아예 없애기 위해 네 형제의 막내 우신과 다음 대를 이어갈 손자들을 모두 불러 모아 증인으로 세웠다. 여기에서 철저한 재산관리 의식을 볼 수 있다.

'조선을 지켜낸 어머니'p.115

 

 

이순신 가족은 아산으로 이주하고 경제적으로 안정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조선시대 재산을 증여할 때 사용하던 '발급문기'를 발행한 사람이 모친 변씨라는 것으로 미루어 어떻게 재산관리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또한 그 당시 이씨 가문의 재산 규모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또한 모친 변씨는 "대쪽 같은 고집이 있었고, 스스로 삶을 개척해 가려는 강한 집념이 있었다.'고 말하는데요. 그것은 둘째 아들과 남편 그리고 큰 아들을 모두 잃고 재산마저 화재로 날려버렸지만, 포기하지 않고 일어나는 근성과 자주. 자립의 정신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아침식사를 한 뒤에 어머니께 돌아가겠다고 인사를 고하니, "잘 가거라, 부디 나라의 치욕을 크게 씻어야 한다"고 두 번 세 번 타이르시며, 떠나는 것을 싫어하며 탄식하지 않으셨다.

'조선을 지켜낸 어머니'p.163

 

 

이순신은 1597"임금의 명을 불복한 죄, 군령을 소홀히 한 죄, 남의 공을 시기하고 가로챈 죄 등 누가 봐도 이해하기 어려운 죄목"으로 한산도에서 체포되어 서울 전옥서에 수감됩니다. 아들이 파직당하고 서울 의금부에 하옥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모친 변씨는 자신의 생을 바쳐서라도 아들의 삶을 바꾸고 싶었기에 서울로 올라갈 것을 결심합니다. 하지만 여든 셋의 나이로 병중에 있던 변씨는 한양으로 가는 배 안에서 병사하고 맙니다. 간절한 어머니의 바람이 통한 것이지, 이순신은 결국 풀려납니다.

변씨 가문의 인물들은 어느 누구보다도 이순신 장군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 원균의 칠천량 패배 후 아무것도 남지 않은, 초토화된 삼도수군을 재건하는 마중물이 된 것으로 보인다. (중략) 모친 변씨는 죽어서도 아들 순신을 도왔다. '조선을 지켜낸 어머니'p.267

 

 

이순신 장군은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가장 존경받는 인물 중 한 분입니다. 하지만 어머니 초계 변씨에 대해선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을 통해 난세의 영웅인 이순신 장군을 탄생케 한 배경에는 어머니인 초계 변씨가 있었음을, 그녀 또한 누구보다 훌륭한 어머니였음을 알게 됩니다.

 

꿈오리 한줄평 : 난세의 영웅 이순신을 탄생케 한 훌륭한 어머니, 그녀가 누구의 어머니가 아닌, 초계 변씨가 아닌, 그녀의 이름으로도 불릴 수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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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경궁에 꽃범이 산다 휴먼어린이 중학년 문고 5
손주현 지음, 최정인 그림 / 휴먼어린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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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족의 거주공간인 창경궁에 꽃범이 산다니,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일까요? 일제강점기인 1909년 일본인들은 창경궁 안에 동, 식물원을 만들고 격을 낮추기 위해 이름을 '창경원'으로 개명했습니다. 궁궐이 아닌 유원지로 바뀐 창경궁, 그 후 벚꽃을 심어 일본인들이 벚꽃놀이를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말에는 폭격을 당해 우리가 부서지면 맹수들이 탈출할까봐, 두려움에 맹수들을 독살했다고 하는데요. 그때 독에 민감했던 동물 한 마리가 살아남았으며, 그 동물이 표범이라는 말이 있었다고 합니다. '창경궁엔 꽃범이 산다'는 그 일을 모티브로 한 이야기입니다.

 

예로부터 우리 땅에는 표범이 많이 살았고, 우리 조상들은 그 표범의 무늬가 매화꽃 같다고 해서 꽃범이라고 부르며 귀하게 생각했거든요. 표범이 어릴 때 만난 인간을 끝까지 기억하곤 하는 고양잇과 동물이라는 점을 떠올리며 그 꽃범이 한 소년과 인연을 맺게 된다면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생각했습니다. '작가의 말' ~

 

 

창경궁 명정전 지붕의 높은 기왓등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눈이 많이 내리는 날, 눈밭 가운데 꼼짝 않고 서 있는 아이가 있습니다. 그 아이는 동물원에서 나고 자란 은규입니다. 은규는 새끼 표범이 태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은규는 그토록 기다리던 새끼 표범 점박이를 만났지만, 점박이를 낳던 어미 표범은 그만 죽고 말았습니다. 은규 엄마도 은규를 낳다가 돌아가셨기 때문인지, 은규는 엄마가 정말 고생을 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일본은 임금을 맘대로 갈아치우고 궁궐 한쪽을 허물어 유원지로 만들어 버렸다, 조선의 백성들이 똘똘 뭉칠 구심점을 없애고 저마다 마음속에 품은 자존심을 뭉개 버리기 위해서였다.

'창경궁에 꽃범이 산다'p.15

 

 

은규는 아버지가 젖동냥으로 자신을 키운 것처럼 엄마 없는 점박이에게 염소 젖을 먹여 키웁니다. 일본은 2차세계대전으로 전쟁 물자가 부족해지자 요강이나 밥숟가락뿐만 아니라 동물원의 쇠창살까지 전쟁 무기를 만들기 위해 빼앗아 갔습니다. 그 때문에 식량도 배급받아 먹는 실정이지만, 은규는 점박이를 위해 먹이를 구하러 다녔습니다. 그런데 은규가 그토록 애쓰며 돌보던 점박이가 죽을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동물원 비상조치 요강 발효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제대로 실행해야 하오. 1종 동물들은 오늘 저녁 모두 독살하시오!

'창경궁에 꽃범이 산다'p.53

 

 

폭격으로 철창이 부서져 1종 동물인 맹수들이 밖으로 나오게 되면 큰일이라며 모두 독살하라고 한 것입니다. 일본인들은 자기들 맘대로 창경궁을 유원지로 만들고, 전쟁을 일으킨 것도 모자라 아무 잘못도 없는 동물들까지 죽이려 합니다. 점박이가 죽는 것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은규는 점박이를 지켜낼 수 있을까요?


'창경궁에 꽃범이 산다'는 일제에 의해 창경원으로 격하되며 동물원이 들어선 창경궁의 아픈 역사와 그곳에서 피어난 열 살 소년 은규와 꽃범 점박이의 우정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광복 후에도 창경궁은 창경원이라는 이름의 유원지로 남았으며, 놀이공원 뿐만 아니라 케이블카도 운행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었다고 하는데요. 1983년 궁궐로 복원되기 전까지 일제 잔재인 유원지로 운영되었다는 사실이 씁쓸합니다.

 

그럼에도 저자의 말처럼 "철저하게 우리 민족의 자산을 빼앗고 혼을 바꾸려 했던 일본에 저항해 끝까지 살아남았으며, 몇 십 년 만에 제일 잘 사는 나라 중 하나"가 될 만큼의 저력을 지닌 민족이라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기를, "은규와 점박이처럼 사람 대 사람이든, 사람 대 동물이든 한 번 맺은 만남은 늘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가지기를 바래봅니다!

꿈오리 한줄평 : 창경궁의 아픈 역사속에서도 매화꽃처럼 향기로운 꽃을 피워낸 은규와 꽃범 점박이의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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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오랫동안 이런 걸 원하고 있었구나
김경선 지음 / 머메이드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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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랄드빛 바다, 눈부신 햇살과 부드러운 바람, 커피 한 잔 그리고 책, 바다가 보이는 창가에 앉아 있는 느낌적 느낌, 시간이 그대로 머물러도 좋을 평화로운 오후, 책 표지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른이지만, 지금도 성장 중인 어른들에게 건네는 성장 에세이' 띠지에 나온 문장이 유난히 마음에 와 닿은 건 왜 일까요?

 

'너 오랫동안 이런 걸 원하고 있었구나'는 엄마이자 작가로 살아가고 있는 저자가 들려주는 삶에 대한 이야기이자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자가 서툰 초보 작가에서 20년 경력의 작가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그동안 경험으로 터득한 글쓰기와 작가가 되는 방법에 대한 노하우도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은 1부 서툰 시작, 살랑대는 희망 '', 2부 뜨거운 태양 아래, 쌉쌀달콤한 인생 '여름', 3부 익어가는 열매, 익어가는 마음 '가을', 4부 찬바람에 끄떡없는 뿌리 깊은 나무 '겨울'까지 모두 4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엄마이자 작가로서의 삶을 살아오기까지의 과정을 서툴지만 희망을 꿈꾸는 봄부터 성숙해지고 단단하게 뿌리를 내린 겨울까지, 계절의 변화에 빗대어 담아내었습니다.

 

당신과 나의 시작인들 다를까.

시작은 늘 그렇게 한 발짝부터다.

그리고 뒤이어 다른 발을 떼는 것.

시작은 그런 것이다.

미미해 보여도 용기를 낸 것이니 박수받아 마땅한.

'너 오랫동안 이런 걸 원하고 있었구나' ~

 

 

글을 쓴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 저자 또한 처음 쓴 동화에 대해 평가인 듯 평가 아닌 평가를 받으며 자존감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말았는데요. "어린이 책의 글은 쉽게 써야 한다."는 말을 듣고 난 후, 왜 그런 말을 했을까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리고 이내 깨닫게 됩니다. 저자는 "좋은 글이 되도록 쓴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으로부터 무시당하지 않으려고 썼으니 문제가 많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합니다. 생각해 보면 블로그나 브런치 등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글을 쓸 때, 저자가 그랬던 것처럼 "읽는 사람이 시시하다고 생각"할까봐 "복잡한 정보로 글을 가득 채우려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첫 문장을 어떻게 시작하느냐에 따라 글의 분위기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하게 된다.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은 생각할수록 진리였다. 글쓰기가 일단 시작되고, 시작이 잘 풀리면 한동안 술술 써지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 '시작'이 잘되지 않으면 한참을 고전한다. 첫 문장을 고민하는 건 내 주변 많은 작가가 공통적으로 겪는 어려움이었다.

'너 오랫동안 이런 걸 원하고 있었구나' p. 98

 

 

저자는 어디까지 써야 할지에 대한 목표를 정한 후, "자신을 어르고 달래가며 쓰다 보면 탈고의 순간을 맞이한다'고 말하며 '글쓰기 단계'에 대한 팁을 친절하게 첨부해 두었는데요. 저자의 글쓰기 경험이 녹아든 꿀팁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린이 책을 쓰는 작가로 저자의 글쓰기는 늘 아이와 함께였다고 하는데요. 아이를 통해 공룡에 대한 관심이 생긴 저자는 결국엔 공룡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아이와 함께 한 글쓰기는 아이의 친구들, 조카들, 그리고 아이가 다니는 학교까지 넓혀져 아이들의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게 되고, 그 경험들이 글의 소재나 배경이 되었다고 하는데요. 아이들의 말이나 생각, 누군가에게서 들은 아이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동화를 쓰게 되었다는 작가님들의 이야기와도 일맥상통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쓴 동화를 읽는 아이들은 동화속 이야기가 마치 자신의 이야기처럼 생생하게 느껴질 것이고, 그래서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것이겠지요?

 

'어쩌다보니' 작가가 되었다는 저자의 '작가 되는 방법'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다 들려줄 순 없지만, 무엇보다 일단 자신이 '잘 쓸 수 있는 글'을 일단 써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렇게 자꾸만 써보다 보면 자신만의 루틴이 만들어지고, 자신만의 글쓰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이지만 동시에 엄마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저자, 그래서 더 깊이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는데요. 저자가 일상생활 속에서 겪은 일들이 책의 소재가 되었다는 것, 그 일들은 누군가의 삶에서도 일어나는 아주 평범한 일들이기도 하다는 것, 무엇보다 그 경험들을 글로 옮겨 쓸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중 몇 개의 문장들을 공유할까 합니다.

 

여자로 태어나는 순간, 내게는 네 개의 메달이 생겼다.

, 아내, 며느리, 엄마라는 메달.

나는 네 개의 메달을 목에 건 4관왕이다.

'너 오랫동안 이런 걸 원하고 있었구나' p. 67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걸기 힘든 메달을 4개씩이나 목에 건, 무려 4관왕의 영예를 누리게 되지만, 목에 건 개수만큼이나 무거워지는 메달이기도 하다는 걸 알 수 있기에 더 공감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무엇을 해도 달라지지 않는 계급 같은 며느리라는 메달은 네 개의 메달 중 심리적으로 가장 버거운 것이었다."는 저자의 말은 "너만 그런 건 아니야."라고 위로의 말을 건네주는 것 같아서 특히 더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저 아이에게 넘어질 기회를 주었다면 지금쯤 그 아이도 다른 아이들처럼 스케이트를 혼자 탈 수 있었을 거다. 하지만 스케이트를 잘 타는 아저씨는 아이를 돌본다는 생각에 그 기회를 막고 있었다. 나도 아저씨처럼 아이를 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걱정이 밀려왔다. 무엇이든 척척해주는 만능 엄마라고 내심 자부했는데 내가 아이의 성장 기회를 뺏고 있는 것이었다.

'너 오랫동안 이런 걸 원하고 있었구나' p. 179

 

 

이 글을 읽는 누군가도 '맞아, 나도 그랬었지!'하고 말할 것만 같습니다. 나는 그랬을지라도 내 아이만은 넘어지고 실패하는 경험을 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부모의 마음일지라도, 그것이 오히려 아이에게 독이 되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것,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최대한의 사랑을 주고자 한 것이 아이가 직접 경험한 후에 스스로 깨닫고 너 나은 길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빼앗는 것, 알면서도 문득 문득 잊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 꿈오리 한줄평은 글쓰기 뿐 아니라 삶의 모든 것에 적용할 수 있는 책속 문장 '존버의 위대함'으로 대신합니다.

 

모든 것은 존버였다.

버텨야 넘어지지 않고

버텨야 앞으로 나아갔다.

버티는 것, 버텨내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행위였다.

'너 오랫동안 이런 걸 원하고 있었구나'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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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햇살어린이문학 1
강무홍 지음, 한수임 그림 / 햇살과나무꾼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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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라는 제목만으로도 ''이라는 공간이 주는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이 떠오릅니다. 눈물, 콧물 쏟으며 봤던 영화 '집으로'도 생각나구요. 집은 단순히 머무르는 공간 이상의 소중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 집에는 함께 하는 가족들이 있으니까요.

 

우리의 둥지인 집에는 고단한 하루를 보낸 우리가 쉴 수 있는 방과 따뜻한 잠자리, 함께 밥을 먹고 잠을 잘 수 있는 가족이 있습니다. 가족은 다투기도 하지만,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줍니다. 우리가 다툴 수 있는 것도 함께 살고 있기에 누리는 행복 가운데 하나입니다.

'작가의 말' ~

 

 

이 책의 저자 이름을 보는 순간, 어디선가 들어본 기억이 났습니다. 바로 모리스 샌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깊은 밤 부엌에서' 등을 우리말로 옮긴 분이셨습니다. 저자는 '까만 나라 노란 추장', '깡딱지', '까불지 마!', '선생님은 모르는 게 너무 많아' 등의 작품을 쓰신 작가님이었습니다. "환한 햇빛과 먹구름, 비와 바람 속에서 유년기를 보냈다"는 작가님, '집으로'에는 그런 유년 시절의 순수함이 들어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집으로'는 조손가정이라는 이유로 차별받고 상처받지만 어린 동생과 할머니와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은 한수의 집 '비탈', 심부름 갔다 오는 순이에게 밥 먹으라고 부르는 엄마가 있는 순이의 집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삶에 지칠 때마다 떠오르는 '', 그리고 엄마와 언니와의 추억이 있는 동이의 집 '나의 잠자리 붕', 심부름을 간 돌이를 기다리던 엄마가 있는 집 '집으로' 등 모두 네 개의 단편동화가 실려 있습니다. 그리고 "지구는 지구에서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의 것입니다,"라는 제인 구달의 말을 가슴에 새기고, 작가가 되어 어린이책을 쓰고 있다"는 작가 소개를 떠올리게 하는 '아기 너구리가 돌아가야 할 집'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 있습니다. 오늘은 네 개의 단편 중 어쩌면 지금도 우리 주변 어딘가에서 만날 수 있는 이야기 '비탈'속의 한수네 집을 찾아가 봅니다.

 

그냥 할머니더러 한 번 다녀가시라는 건데, 울긴 왜 우니? 그리고 네가 훔치지 않았다면, 할머니한테 말씀을 못 드릴 이유가 어딨어? '집으로' p.12

 

 

한수네 반 친구가 돈을 잃어버렸습니다. 선생님 앞에 선 한수는 눈물만 훔칠 뿐 대답을 할 수 없습니다. 손수레를 끌고 폐지를 모으러 다니는 할머니, 어린 동생과 한수와 함께 언제까지나 함께 살아야 할 할머니는 아픈 다리를 이끌고 날마다 비탈길을 오르시는데, 어떻게 학교에 오시라고 말씀 드릴 수 있을까요? 절대 도둑이 아님에도 도둑으로 취급받은 손자의 모습을 보는 할머니의 심정은 또 어떨까요? 억울함 보다 더 깊은 서러움에 한수는 눈물만 흘립니다.

 

원래 이런 애들 받으면 골치는 골치대로 썩고 고생한 티도 안 난다니까. 그냥 재수 없다 생각해요. '집으로' p.17

 

 

원래 그런 게 어디 있을까요?

이런 아이들이란 어떤 아이들인 걸까요?

이런 아이들의 기준은 누가 정한 걸까요?

 

할머니와 산다는 이유로, 가난하다는 이유로, 공부를 못한다는 이유로, 늘 말썽을 일으키는 아이로 낙인찍히는 아이들, 그 아이들을 '결손 가정의 문제아'라고 낙인찍는 어른들, 그럼에도 한수는 선생님만은 그러지 않기를 바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상의 편견과 잣대가 선생님에게만은 없기를 바랐을지도 모릅니다. 한수는 선생님에게 "재수 없음"을 주는 존재가 절대 아닌데, 왜 그런 존재가 되어야 하는 걸까요? 한수의 가슴 속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치밀어 오릅니다.

 

그런데 반장인 찬호까지 한수를 도둑으로 몰아갑니다. 돈이 어디서 났는지 설명하라며, 급기야 "도둑놈!"이라 말하는 찬호, 한수는 참을 수가 없습니다. 교문을 빠져나가는 한수의 뒤로 "찬호의 일그러진 얼굴, 흥건한 피, 놀란 아이들의 비명이, 선생님이 불같이 야단치는 모습"이 따라옵니다.

 

하필 친구가 돈을 잃어버린 날에 주머니에 들어 있던 돈, 그래서 억울하게 도둑으로 몰리게 된 한수, 만약 한수의 처지가 달랐다면 어땠을까요?

한수는 그 돈을 어디서 받았는지 왜 선생님께 말하지 않았을까요?

 

커다란 집에서, , 아주아주 커다란 집에서....,

할머니하고 보라하고 나하고......,

아주아주 행복하게.....,

'집으로' p.34

 

하늘을 물들인 아름다운 노을과 별 하나, 힘들게 손수레를 밀고 올라온 비탈길 꼭대기, 한수는 할머니, 동생과 함께 행복한 미래를 꿈꿉니다. 할머니가 눈물을 흘리는 일이 더 이상 없기를, 슬픔이 다 마른 자리에 환한 웃음이 피어날 날이 오기를, 할머니, 동생 보라와 언제까지나 함께 할 수 있기를......, "할머니와 보라와 커다란 집에서 아주아주 행복하게 살 것"이라고 말하는 한수의 모습이 행복해 보입니다. 할머니와 동생 보라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희망찬 미래를 꿈꿀 수 있으니까요.

 

학교에 가고, 회사에 가고, 또 어딘가를 가더라도 저녁이면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식구들이 둘러앉아 저녁을 먹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한수처럼 힘들 때 생각나는 가족이 있다는 것, 한수에게 '''함께 할 수 있기에 희망을 꿈꿀 수 있는 공간'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한수가 바라는 일들이 꼭 이루어지기를 바라게 됩니다.

 

꿈오리 한줄평 : 식구들이 한 지붕 아래 둘러앉아 함께 저녁을 먹는 곳, 힘들 때 생각나고 힘이 되어 주는 가족이 있는 곳, 공간의 크기보다 따뜻한 체온이 있어 더 좋은 곳, 어디를 가더라도 저녁이면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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