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을 지켜낸 어머니 - 이순신을 성웅으로 키운 초계 변씨의 삼천지교 윤동한의 역사경영에세이 3
윤동한 지음 / 가디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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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의 어머니가 아들의 교육을 위하여 세 번이나 이사를 하였다는 '삼천지교', 이 말은 생활환경이 교육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의미로 많이 쓰입니다. 또한 자식을 훌륭하게 키워낸 어머니의 이야기로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한석봉 어머니, 신사임당 등 자식을 훌륭하게 키워낸 어머니로 불리는 분들이 있는데요. 이순신 장군 어머니에 대해선 거의 알려진 바가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바로 이순신 장군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이자, 역사 이야기입니다.

 

잘 가거라. 나라의 치욕을 크게 씻으라.

'조선을 지켜낸 어머니' ~

 

 

저자는 "변씨는 이순신을 영웅으로 키우고자 세 곳의 거처에서 자녀를 가르치고 길러냈다. 조선의 사회 체제상 쉽지 않은 일이었다."라며, 우리나라 역사상 보기 드문 여장부이자 위대한 어머니상이라고 말합니다.


'조선을 지켜낸 어머니'는 모두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덕수 이씨 가문이 서울살이를 시작하는 것부터 아산으로 이주한 것, 아들의 승전을 위해 여수로 이거한 것, 그리고 변씨의 가르침을 받은 빛나는 후손들의 이야기까지 담았는데요. 함께 실린 그림과 사진 자료들은 글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주는 것 같습니다. 또한 각 장이 끝나 때마다 '정리편'을 실어 그 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내용을 요약하여 두었습니다.


초계 변씨는 우리 민족의 영웅 이순신을 서울 건천동에서 낳았다. 지금의 충무로 근처로, 이순신이 서울 태생임을 알 수 있다. '조선을 지켜낸 어머니'p.17

 

 

이야기는 이순신 장군이 서울 건천동에서 태어났다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저만 몰랐을지도 모르겠지만, 이순신 장군의 고향이 서울이라는 사실이 놀랍기도 했습니다. 저자는 이순신 장군의 덕수 이씨 가문에 대해 상세하게 알려주는데요. 이순신의 조부인 이백록이 중종 임금의 사망일인 줄 모르고 아들의 혼삿날을 잡아 혼례를 치르는 바람에 처벌을 받아 평생 벼슬을 못 하는 탈고신을 당하게 되었으며, 그때문에 가문이 기울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백록의 장자인 이순신의 아버지 이정은 서울 도성으로 거처를 옮겼으며 그곳이 바로 건천동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변씨가 시부인 이백록의 무죄를 청원하고 자식들 교육을 동학(한양에 세운 관학 교육기관인 4부 학당의 하나)에서 시키는 것으로 보아 교육열이 대단했던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이정의 가문은 왜 아산으로 이사를 간 것일까요? 저자는 "가문의 회복에 대한 어머니 초계 변씨의 강렬한 열망과 자식에 대한 간절함, 그리고 이를 실천하는 과감한 결단력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조부 이백록과 아버지 이정이 관직을 받지 못했기에 살림이 점차 어려워졌을 것이며, 덧붙여 이런저런 이유로 이정이 받을 유산이 별로 없었을 것이고, 녹봉이 없으니 살아갈 길이 막막했을 것이라 추측합니다. 그래서 초계 변씨는 친정에서 해결할 생각으로 친정이 있는 아산으로 이사했을 것이라고 하는데요, 그때 이순신의 나이가 8~10살 정도였을 것이라고 합니다.

모친 변씨는, 그럴 리는 없겠지만 나중에라도 손자들이나 아들 사이에 누군가 재산 분급을 둘러싼 분쟁이 생길 소지를 아예 없애기 위해 네 형제의 막내 우신과 다음 대를 이어갈 손자들을 모두 불러 모아 증인으로 세웠다. 여기에서 철저한 재산관리 의식을 볼 수 있다.

'조선을 지켜낸 어머니'p.115

 

 

이순신 가족은 아산으로 이주하고 경제적으로 안정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조선시대 재산을 증여할 때 사용하던 '발급문기'를 발행한 사람이 모친 변씨라는 것으로 미루어 어떻게 재산관리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또한 그 당시 이씨 가문의 재산 규모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또한 모친 변씨는 "대쪽 같은 고집이 있었고, 스스로 삶을 개척해 가려는 강한 집념이 있었다.'고 말하는데요. 그것은 둘째 아들과 남편 그리고 큰 아들을 모두 잃고 재산마저 화재로 날려버렸지만, 포기하지 않고 일어나는 근성과 자주. 자립의 정신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아침식사를 한 뒤에 어머니께 돌아가겠다고 인사를 고하니, "잘 가거라, 부디 나라의 치욕을 크게 씻어야 한다"고 두 번 세 번 타이르시며, 떠나는 것을 싫어하며 탄식하지 않으셨다.

'조선을 지켜낸 어머니'p.163

 

 

이순신은 1597"임금의 명을 불복한 죄, 군령을 소홀히 한 죄, 남의 공을 시기하고 가로챈 죄 등 누가 봐도 이해하기 어려운 죄목"으로 한산도에서 체포되어 서울 전옥서에 수감됩니다. 아들이 파직당하고 서울 의금부에 하옥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모친 변씨는 자신의 생을 바쳐서라도 아들의 삶을 바꾸고 싶었기에 서울로 올라갈 것을 결심합니다. 하지만 여든 셋의 나이로 병중에 있던 변씨는 한양으로 가는 배 안에서 병사하고 맙니다. 간절한 어머니의 바람이 통한 것이지, 이순신은 결국 풀려납니다.

변씨 가문의 인물들은 어느 누구보다도 이순신 장군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 원균의 칠천량 패배 후 아무것도 남지 않은, 초토화된 삼도수군을 재건하는 마중물이 된 것으로 보인다. (중략) 모친 변씨는 죽어서도 아들 순신을 도왔다. '조선을 지켜낸 어머니'p.267

 

 

이순신 장군은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가장 존경받는 인물 중 한 분입니다. 하지만 어머니 초계 변씨에 대해선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을 통해 난세의 영웅인 이순신 장군을 탄생케 한 배경에는 어머니인 초계 변씨가 있었음을, 그녀 또한 누구보다 훌륭한 어머니였음을 알게 됩니다.

 

꿈오리 한줄평 : 난세의 영웅 이순신을 탄생케 한 훌륭한 어머니, 그녀가 누구의 어머니가 아닌, 초계 변씨가 아닌, 그녀의 이름으로도 불릴 수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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