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더 당당해지는 외침, 인권을 말해요 이슈 토론 생각을 넓혀라 1
양서윤 지음, 우지현 그림 / 개암나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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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에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일 경우엔 본인의 동의가 없어도 머그샷이 공개될 것이라는 뉴스를 봤습니다. 피의자의 동의가 없어도 신상 공개 결정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수사 기관이 촬영한 중대범죄 피의자의 사진을 공개한다는 것이었는데요. 피의자의 신상 공개,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찬성하나요? 아니면 반대하나요?

 

'토론'은 어렵다거나 어떻게 말해야할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근거를 들어 자신의 의견을 말하라고 하면, 이렇게 말하는 게 맞는 것인지 고민을 하기도 합니다.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에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님에도 말이죠.

 


범죄 가해자 신상, 공개해도 될까?, 다수결은 언제나 옳을까?, 난민, 무조건 받아 줘야 할까?, 인터넷 뉴스 댓글 창, 없애는 게 맞을까?, 수술실에 CCTV가 필요할까?,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은 통화 녹음은 막아야 할까?, 부모 마음대로 자녀의 사진을 인터넷에 올려도 될까?, 노키즈존, 꼭 필요할까?, <우리가 더 당당해지는 외침, 인권을 말해요>는 인권에 관련된 여덟 가지 주제에 대해 찬반 토론을 하는 내용을 담은 책으로 초등학생들에게 어려울 수 있는 용어를 첨부하여 내용 이해를 돕습니다. 특히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문제들이었거나 현재진행형인 문제들도 있어서, 더 호기심을 가지고 참여하게 될 것 같은데요. 여러분은 찬성하나요? 아니면 반대하나요?

 

토론의 장점으로 근거를 들어 자신의 의견을 말해야 하기에 주제에 대해 깊이 있는 습득이 가능하다는 것, 비판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 등등이 있지만, 입장 바꿔 생각해보는 '역지사지'의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합니다. '토론' 하면 정치색이 다른 사람들이 나와 서로 상대방을 비방하고 인신공격까지 하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는데요. 토론은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고 배려함이 기본임을 몰랐던 것은 아니겠지요?

 


민주초등학교 6학년 1반 교실이 시끌시끌합니다. 연쇄 살인범의 현재 얼굴이 공개되었는데, 언론에 공개된 증명사진이랑 완전히 달라보였으니까요. 우리나라는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유죄가 선고되기 전엔 피의자를 얼굴을 공개하지 않지만, "국민의 알 권리와 범죄 예방 효과를 위해 신상 공개를 결정" 할 때도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피의자의 신상 공개, 확대해야 한다"에 대한 아이들의 생각은 어떠할까요?

 

신상 공개는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흉악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더 적극적으로 신상을 공개해야 신상 공개가 두려워 범죄를 안 저지르겠지요. (중략) 지금까지 신상이 공개된 사람을 살펴보면 보통 20년 이상의 징역형이나 무기징역형을 받았습니다. 범죄자는 감옥에 있으니, 신상 공개로 고통 받는 사람은 그 가족들일 거예요. p.18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며 다른 범죄자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으며, 여죄 수사에도 도움이 될" 수 있으므로 가해자 신상 공개, 해야 한다,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유죄가 확정되지 않은 사람의 신상을 공개해서는 안 되며, 잘못이 없는 피의자의 가족이 입을 2차 피해도 생각해야 하고, 기준이 애매하므로 보완하기 전에 섣불리 공개해서는 안 되므로" 가해자 신상 공개, 해서는 안 된다,(p23)", 아이들의 토론 쟁점은 이렇게 정리가 되었는데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가요?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노키즈존은 차별이라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노인, 40대 이상의 출입을 막는 곳까지 생겼다고 하는데요. '노키즈존, 꼭 필요할까?'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가요?

 

혹시 자녀의 사진을 SNS에 올린 경험이 있나요? "프랑스에선 부모가 자녀의 동의 없이 자녀의 사진을 SNS에 올리면 최대 징역 1년 및 약 6,000만 원 상당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p.96)"고 합니다. 자녀의 동의 없이 부모 마음대로 자녀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는 것,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가요?

 

인권은 "인간으로서 당연히 가지는 기본적 권리(네이버 사전)"라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우리 주변에서 인권에 대한 다양한 문제들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고는 있지만,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솔직하고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 듯합니다. 특히 근거를 들어 의견을 나누는 일은 더 어려워하는데요. 이 책은 찬성과 반대 입장을 정한 아이들이 근거를 들어 의견을 제시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토론에 임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토론하는 시간이 재미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올바른 민주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간,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그런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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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의 인사 - 제12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샘터어린이문고 76
어윤정 지음, 남서연 그림 / 샘터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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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 그리고 반려견과 함께 활짝 웃고 있는 아이가 있습니다. 아이가 손에 든 운동화는 누구의 것일까요? 행복해 보이는 가족들 위로 거미 한 마리가 있습니다. 마치 가족들을 지켜보고 있는 듯한 거미, 거미와 가족들에겐 무언가 특별한 사연이라도 있는 걸까요?

 

12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작품인 <거미의 인사>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죽음을 맞이한 누리가 하루 동안만 주어진 짧은 환생 여행을 통해 가족들을 만나는 이야기입니다. 사람으로는 환생할 수 없기에 스파이더맨을 좋아하던 누리는 거미로 환생을 하게 되는데요. 거미로 환생한 누리는 가족들에게 제대로 된 작별 인사를 할 수 있을까요? 거미로 환생하여 가족들 곁으로 온 누리, 가족들은 거미가 누리임을 알 수 있을까요?

 

 


뺑소니 사고로 목숨을 잃은 아이 누리, 누리는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에, 가족이 보고 싶어 울었고, 자신이 왜 죽어야 하는지에 화가 나고 억울(p.9~11)"해서 울기도 했습니다. 어디론가 가는 사람들을 따라 가던 누리는 "죽은 지 백일이 되면 짧은 환생을 통해 가족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음"을 알게 됩니다.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가족들과 이별할 시간조차 없었던 사람들을 위한 환생 서비스, 사람의 모습으로는 환생할 수 없다는 말에 자신이 좋아하던 스파이더맨을 떠올리며 거미로 환생하기로 합니다.

 

만약 이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고객님은 사람으로 환생할 지 모르는 기회를 놓치고 평생 거미로 살아야 합니다. 이 점을 기억하세요. p.19

 

단 하루만 주어진 시간, 그 시간을 지키지 않으면 영원히 거미로 살아야 하며, 사람으로 환생할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가족을 만난 누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거미의 모습으로 집에 온 누리를 반겨준 건 유난히 누리를 잘 따랐던 반려견 코리였습니다. 누리에게 말을 건네는 코리, 코리가 자신을 소개하자 누리는 깜짝 놀라게 되는데요. 누리처럼 짧은 환생을 통해 이승으로 돌아온 코리, 사람으로 환생하는 대신 강아지의 삶을 선택한 코리는 과연 누구였을까요?

 

가족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열한 살 온누리로 다시 돌아간 것 같았다. 나는 공원에서 뛰어놀던 때가 그리워서 다시 운동화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늦었지만 운동화 끈을 매었다. 나만의 방식으로. p.38

 

강아지 코리의 활약으로 가족들과 함께 공원으로 가게 된 누리, 엄마 아빠 그리고 동생 나리의 웃는 모습을 보며, 가족들 곁에 머무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평생 거미로 살아갈지라도 말이지요. 누리는 거미의 모습으로 가족들 곁에 남을까요? 아니면 다시 천국으로 돌아가 사람으로 환생할 기회를 얻을까요?

 


사람들처럼 동물들도 천국에서 다른 삶을 선택하여 환생할 수 있습니다. 영혼의 무게를 저울질한다는 다리 '천국의 저울'을 건너야 하지만, 닥스훈터 군밤이는 다리를 건너는 것도 환생하는 것도 거부합니다. 어차피 영혼의 무게가 무거워 천국의 저울을 건너지 못한다는 군밤이, 군밤이에겐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요?

 

갈라파고스땅거북으로 150년 넘게 살다가 죽은 다음, 수없이 많은 영혼들을 만나 온 천국의 가이드 알마, 어쩌다 이승으로 내려갈 수 있는 알마, 알마가 찾아간 곳은 어디일까요?

 

거미로 짧은 환생을 한 누리는 가족들 곁에 남았을까요? 아니면 천국으로 돌아가 사람으로 환생할 수 있었을까요? 깜짝 반전을 선사하는 누리네 집 반려견 코리는 누구구일까요? 갈라파고스땅거북이었던 알마가 찾아간 곳은 어디일까요? 그곳에서 누군가를 만난 알마, 책을 읽는 독자들은 충분히 유추 가능한 그 사람은 과연 누구였을까요?

 

죽음 이후의 삶이 어떠할지, 천국과 지옥이 있는지 없는지, 그 누구도 알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에 죽음이란 말은 두렵고 무섭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아직은 먼 훗날의 일이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삶이란 것이 늘 우리가 예측한 대로 흘러가는 것은 아니라서, 내일 아니 몇 분 후에 자신의 삶을 완전히 뒤바꿀 수 있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누리처럼 사고로 갑작스럽게, 가족들과 이별한 시간조차 없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누군가를 떠나보낸 사람들, 남겨진 가족들은 슬픔과 고통 속에 살아갈 수도 있습니다. 누리처럼 짧은 환생으로 가족들 곁에 갈 수 있다면, 여러분은 무엇으로 환생하고 싶은가요? 가족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어떻게 전할 수 있을까요?

 

"누리의 짧은 환생을 통해 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었다."는 작가님, 그래서 어쩌면 "어디선가 불어오는 한 줄기 바람, 따스한 햇살, 꽃망울을 터뜨리는 꽃, 어느 날 날아든 나비가 누군가가 나에게 보낸 위로와 사랑일지도 모른다."는 작가님의 말이 독자들에게 따스한 위로를 전해줄 듯합니다. 꿈오리 한줄평은 책속 문장으로 대신합니다.

 

천국에도 사랑은 있다. 사랑을 멈추지 않는 한, 어디서든 사랑은 계속될지어다.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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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그늘 웅진 모두의 그림책 54
조오 지음 / 웅진주니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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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온기를 채워가던 구석에 작은 창문을 하나 내고, 그 창문을 활짝 열어젖히며 끝이 난 이야기, 굳이 글로 표현하지 않아도 충분했던 이야기, 바로 <나의 구석>입니다. 까마귀의 모습이 마치 꿈오리의 모습인듯 공감하며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요. 그 다음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 <나의 그늘>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에, 까마귀의 안부가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까마귀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침대, 책장, 조명등, 러그로 채워지던 구석, 그 구석에 작은 식물 하나를 들여놓은 까마귀, 쑥쑥 자라 까마귀 키보다 훨씬 더 크게 자란 식물은 이제 창문 밖으로 가지를 뻗기 시작합니다. 한참을 고민하던 까마귀는 그 나무를 바깥에 옮겨 심고, 나무 그늘에서 휴식을 즐깁니다.

 


까마귀의 나무는 지나가던 친구들에게도 그늘을 내어줍니다. <나의 구석>에서 창을 열고 인사를 나눴던 하얀 새도 그 나무를 발견합니다. 하얀 새는 작은 화분 하나를 가져다 두고, 나무에 기대어 쉽니다. 또 다른 새들이 찾아와 나무 그늘에서 쉽니다. 까마귀의 나무 옆에는 두 개의 작은 화분이 생겼습니다. 창 너머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까마귀, 까마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요? 까마귀보다 몇 배나 큰 고양이는 나뭇잎을 먹으려다 혼쭐이 납니다. 까마귀에게 나무는 어떤 존재일까요?

 


폭우가 몰아칩니다. 혹시 폭우에 휩쓸려 쓰러지는 건 아닐까, 까마귀는 나무를 지키려 애를 씁니다. 그 와중에 친구들이 가져다 놓은 작은 화분은 안에 들여다 놓습니다.

 

비는 그쳤지만, 시들시들해진 잎과 휘어진 모습에 망연자실한 까마귀, 소중한 만큼 더 깊이 다가온 상실의 아픔, 이제 무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쓸쓸하고 애처로운 까마귀의 뒷모습, 그 모습을 지켜보는 하얀 새, 절망에 빠진 까마귀는 하루 종일 구석을 떠나지 않습니다. 까마귀의 나무, 아니 이젠 모두의 나무가 된 그 나무는 어떻게 될까요?

 

 


고양이보다 훨씬 더 크게 자란 나무는 까마귀의 구석으로 뿌리를 뻗어나가기 시작합니다. 점점 더 크고 넓게..., 까마귀의 구석이 무너집니다. 애지중지 키운 나무로 인해 무너진 구석, 까마귀는 어떻게 할까요?

그 무엇보다 소중했던 나무로 인해 무너진 까마귀의 구석, 그때 친구들이 없었다면 감당하기 힘든 상실감과 슬픔에 빠졌을지도 모릅니다. 이제 벽으로 둘러싸인 구석은 없지만, 늘 기쁨과 슬픔의 순간을 함께 할 친구들이 곁에 있습니다. 초록빛으로 가득한 정원에 비치는 햇살, 행복한 꿈을 꾸는 듯한 친구들의 모습에 마음이 몽글몽글해지고 따스해집니다. 이 순간을 함께 하고픈 꿈오리, 눈을 감고 온통 초록초록한 정원과 눈부신 햇살 속으로 빠져듭니다!

 

꿈오리 한줄평 : 구석 없는 세상에 함께 하는 기쁨과 행복의 온기를 채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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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다정한 그림책 - 나에게 친절하고 싶은 당신에게
이상희 외 지음, 김경태 사진 / 새의노래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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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은 어린 아이들이 읽는 책이라 생각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두 형제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던 그 시절에도 그런 생각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언제인지 기억나진 않지만, 어느 순간 그림책의 매력 속에 빠져들게 되었고, 짧은 글과 그림 속에 담긴 이야기들이 마음속 깊이 파고들었습니다. 구구절절 글로 표현하지 않아도, 어떨 때는 그림만으로도 '' 마음을 공감하고 위로해 주는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그러니 그림책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던 듯합니다.

 

저자들의 말처럼 "그림책만큼 다정한 책은 없을지도(p.8)" 모릅니다. 무엇보다 "다정함은 경쟁하지 않으며, 세상 모든 것을 제치고 맹렬히 뜨겁게 타오르거나 남을 앞서려고 시끄럽게 달리기보다 서둘지 않고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조용하지만 단단히 우리를 감동(p.10)"시킨다는 말은 그림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왜 이토록 많은지에 대한 대답이 아닐까 합니다.

 


<이토록 다정한 그림책>1'나에겐 소중한 기억이 있어', 2'내 곁에 다정함이 살고 있어요', 3'나를 믿고 뭐든지 해봐요', 4'다정함을 만나러 가요', 5'너에게 다정하고 싶어'로 구성되어 있으며, 4명의 저자가 돌아가며 30권의 그림책에 담긴 다정함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독자들을 위한 "빈자리를 마련해"두고, "그림책이 전하는 다정하게 보는 법, 다정하게 듣는 법, 다정하게 보듬는 법, 다정하게 용서하고 받아들이고 때론 다정하게 슬퍼하는 법을, 그러니까 다정하게 살아가는 법 (p.11)"을 전해줍니다.

 

그림책을 꽤 많이 읽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정말 읽지 않은 그림책이 아직도 얼마나 많은지를 다시 한 번 더 실감하게 되었는데요. 그래서인지 읽었던 책이나 알고 있는 작가의 그림책이 나오면 그리 반가울 수가 없었답니다. 댄 야카리노의 <폭풍이 지나가고>는 표지 그림을 보자마자 금요일에 아빠와 특별한 하루를 보내는 <금요일엔 언제나>가 떠올랐습니다. 하루 30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이라도 우리 가족만의 특별한 하루를 만들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폭풍이 지나가고>속의 가족들은 어떠할까요?

 


갑자기 몰려온 폭풍에 집안에 갇힌 가족들, 이러저러한 이유로 부딪히는 가족들, 결국 참지 못하고 화를 폭발시킨 가족들, "가족인데 왜 이럴까 싶지만, 사실 가족이기 때문에 더 어렵다는 것, 아주 가깝지만 동시에 어렵고 힘든 관계"가 바로 가족이라는 것, 그리고 "별것 아닌 이유로 싸우고, 죽을 것처럼 싸워도 사소한 계기로 풀린다.(p.52)"는 말은 누구든 동감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도 이들 가족에겐 끊임없이 폭풍이 오겠죠. 그래도 다음번엔 좀 더 잘 해나갈 수 있을 거예요. 함께 폭풍우를 겪으며 그 안에서 싸우고 다투다 화해한 시간의 기억들이 층층이 쌓였으니까요. 가족은 함께 보낸 시간이 지층이 층층이 쌓여 이루어진 기억의 공동체입니다. 관계도 사랑도 시간 속에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니까요. p.53

 


마침내 아기 곰이 나무 꼭대기에 오릅니다. 그때 태양이 서서히 떠오릅니다. 아주 붉은 태양빛이 숲을 물들입니다. 순간 아기 곰은 태양을 '엄청 큰 빨간 열매'라고 여깁니다. 빨간 열매를 잡으러 공중으로 폴짝 뛰어오릅니다. 아기 곰의 비명이 이어집니다. 제가 이 그림책에서 두 번째로 좋아하는 장면입니다. 무엇인지도 모르고 덤벼드는 치기, 그리고 예정된 실패를 사랑합니다. p.130~131

 

이지은 작가의 <빨간 열매>를 읽은 분들이라면 아마 이 페이지가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남아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우연히 맛본 빨간 열매, 그 맛을 잊을 수 없어 미지의 그 열매를 찾아 나선 아기 곰, 어디가 끝인지 가늠하기 힘든 높다란 나무들 아래 서 있는 아기 곰, 열매를 찾으려 나무에 오르고 오르고 올라 마침내 꼭대기에 올라 선 아기 곰, 그러나 끝내 추락하고 만 아기 곰, 꿈오리였다면 하늘을 향해 끝도 없이 뻗은 저 나무에 오를 수 있었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엄청 큰 빨간 열매"를 바라보는 아기 곰의 뒷모습이 오래도록 마음 깊이 남아 있을 듯합니다. 잡을 수 없는 열매였기에, 곧 추락할지라도 말이지요.

 

살다 보면 누구나 '추락'을 경험합니다. 얼마나 이르게 혹은 늦게 추락할지 시간문제일 뿐 추락 없는 삶은 없는 것 같습니다. (중략) 높이 오를수록 추락의 상처도 깊습니다. 추락과 동시에 '이제 끝났다'라는 낭패감이 엄습합니다. '왜 그랬을까' 하는 자책과 손가락질 받을 거라는 두려움이 밀려오고 '왜 나만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가' 싶어서 분노가 일어납니다. p.131

 

추락을 경험했음에도 다시 노란 열매에 눈독을 들이며 나무에 오를 아기 곰, 아기 곰의 그 용기는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요? "추락하는 아기 곰을 나무 아래에서 받아준 큰 곰"이 있었기 때문일까요? 우리 삶에도 추락하는 ''를 받아줄 누군가가 있을 것입니다. 또한 추락하는 누군가를 받아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추락할지라도 "엄청 큰 빨간 열매"를 바라보는 아기 곰의 뒷모습처럼 웅장하고도 짜릿한 감동을 온 마음으로 느낄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더 많은 이야기는 <이토록 다정한 그림책>을 통해 만나보시길요! 꿈오리 한줄평은 책속 문장으로 대신합니다.

 

오로지 당신만을 위해 빈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이 자리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오직 그림책을 보는 순간일랑 날선 마음은 넣어 두세요. 비난하지 않고 당신의 이야기를 들을게요. 질투하지 않고 당신에게 박수를 보낼게요. 애쓴 당신을 꼭 안아드릴게요. 당신이 밀쳐둔 세계와 잃어버린 소중한 기억을 돌려드릴게요. 당신은 다정한 사람입니다. 당신이 잃어버린 다정함을 그림책에 담아 돌려드립니다.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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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 택시에는 특별한 손님이 탑니다 여기는 커스터드, 특별한 도시락을 팝니다
가토 겐 지음, 양지윤 옮김 / 필름(Feelm)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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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그친 후의 풍경처럼 느껴지는 거리의 횡단보도 앞, 마치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고양이 한 마리와 멈춰 선 택시 한 대, 무언가 묘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요? <로터스 택시에는 특별한 손님이 탑니다>라는 제목 그대로 무언가 특별하면서도 기묘한 일이 일어날 것만 같습니다.

 

<로터스 택시에는 특별한 손님이 탑니다>는 가토 겐의 전작 <여기는 커스터드, 특별한 도시락을 팝니다>의 스핀오프(기존의 영화, 드라마, 게임 따위에서 등장인물이나 설정을 가져와 새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 또는 그런 작품-네이버 사전) 소설로 도시락집 손님이었던 택시기사 기무라가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택시에 탔던 특별한 손님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오늘도 저희 로터스 교통을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운전기사 기무라입니다. 목적지까지 짧은 시간이나마 아무쪼록 편히 모시겠습니다. p.9

 

음주운전 뺑소니차에 치어 목숨을 잃은 주인의 복수를 위해 택시에 탄 고양이 손님, 물놀이 사고로 아들을 잃은 부모님의 마음을 달래주고 싶은 초등학생 손님, 남편의 내연녀를 마중하러 가는 부부 손님, 로터스 택시에 탄 특별한 손님들은 모두 누군가의 가족이었던 유령으로, 마지막장에선 남겨진 가족들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특히 남편의 내연녀를 마중하러 가는 손님들의 사연은 커스터드 도시락집과 관련이 있기에, 전작을 읽은 독자들은 숨겨진 비밀을 알고 난 후 깜짝 놀랄 듯합니다.

 

옷차림보다 여자의 눈이 인상 깊었어요. 유독 커다랗고 날카로웠거든요. 무서운 눈이었는데 이따금 번득이기도 했죠. 기분 탓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p.13

 

전철도 끊긴 새벽 1, 술 취한 아저씨와 젊은 여자 손님이 택시에 탑니다. 택시에 타라고 명령하듯 말하는 젊은 여자 손님은 술에 취해 잠든 아저씨를 향해 경멸의 말을 내뱉고, 남자가 밤마다 악몽을 꾸는 것까지 알고 있습니다. 둘은 대체 어떤 관계일까요?

 

인생은 짧아요. 당장 내일도 알 수 없어요. (중략) 언제 불의의 사고로 죽어버릴지 몰라요. 해야 할 일은 당장 시작해야 해요. p.37~38

 

기무라는 여자 손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요. 자신이 평생 택시라는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기무라의 말에 여자 손님은 "언제 불의의 사고로 죽을지 모르니,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당장 시작하라"는 말을 합니다.

 

121, 심야에 발생한 뺑소니 사고의 목격자를 찾습니다. (중략) 한잔한 정도가 아니라 거나하게 취했다고 해도 좋을 만큼 술에 떡이 된 상태였어. 음주운전이었잖아.. 그렇지? p.56~63

 

술에 취한 남자 손님은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치고 달아난 뺑소니 운전자였으며, 젊은 여자 손님은 뺑소니차에 목숨을 잃은 주인의 모습을 한 고양이였습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던 주인을 기다리던 고양이, 고양이는 죽은 주인 대신에 뺑소니 범을 죽이려 하는데요. 택시기사 기무라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슬픈 일이나 괴로운 일은 머지않아 희미해지기 마련이니까. 하루하루 기억을 쌓으면서 과거를 덮어나가는 거야. 산다는 건 그런 거니까. p.140

 

여름 해변학교에서 자신에게 도움을 주었던 친구, 전학을 간 이후 한 번도 만난 적은 없지만 기무라의 기억엔 뚜렷하게 남아 있는 친구, 하지만 친한 친구들조차 알지 못한다는 친구 다도코로, 다도코로는 왜 기무라의 기억에만 남아 있는 것일까요?

 

커스터드 도시락 가게 주인 히나타를 기다리며 드라마를 보는 기무라, 그런데 드라마가 조금 독특합니다. 마치 관객과 소통하는 연극을 보는 것처럼 전개되는 드라마, 게다가 드라마에 나오는 장소가 커스터드 도시락 가게처럼 보입니다. 드라마에 나오는 주인공들에겐 어떤 사연이 있으며, 커스터드 도시락 가게와는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요?

 

뺑소니 사고로 목숨을 잃은 주인 사나다와 홀로 남겨진 고양이, 고양이 덕분에 뺑소니 범이 잡히게 되면서 조금이나마 응어리를 풀게 된 사나다의 남겨진 가족들, 물놀이로 목숨을 잃은 다도코로와 어린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평생 주변 탓을 하며 살아온 다도코로의 아버지, 상심에 빠진 부모님의 마음을 달래주고 싶은 아들과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야 아들이 늘 곁에 있었음을 깨닫게 된 아버지, 아내와 엄마를 잃고 남겨진 커스터드 도시락 가게의 기쓰와 히나타와 그들의 빈자리를 메워 줄 기무라..., 갑작스럽게 닥친 가족의 죽음을 받아들이기는 너무나 힘든 일이지만, 그럼에도 "슬픈 일이나 괴로운 일은 머지않아 희미해질 것이며, 하루하루 기억을 쌓아가면서 과거는 덮여나갈 것"입니다. "산다는 건 그런 것(p.140)"이겠지요? 꿈오리 한줄평은 책속 문장으로 대신합니다.

 

한 시절을 공유했던 친구든 애지중지했던 자식이든 끝내 악연이 되고만 부부 사이든 한집에서 살던 반려동물이든, 거기에 사랑이 존재하는 한 그러한 기억들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옮긴이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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