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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학년이 되는 꿈 ㅣ 보름달문고 102
심순 지음, 이소영 그림 / 문학동네 / 2025년 11월
평점 :

누구나 꿈을 꿉니다. 그건 누구나 이루고 싶은 목표나 소망을 품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고, 잠자는 동안 일어나는 현상을 말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5학년이 되는 꿈'은 어떤 꿈을 말하는 걸까요?
<5학년이 되는 꿈>은 창비 좋은어린이책 대상을 수상한 심순 작가의 단편집으로, 현실인듯 현실 아닌 현실 같은 꿈 이야기입니다. 그 꿈은 이루고 싶은 소망을 의미하는 꿈일 수도 있고, 잠자는 동안 일어나는 현상일 수도 있는데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꿈에 대한 두 정의가 묘한 조화를 이루고, 경계가 허물어짐을 느끼게 됩니다. 무엇보다 5학년이 되어 나타난 아빠의 이야기는 독자들로 하여금 꿈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 보게 만들며, 쥐며느리, 머리카락, 구멍 등 생각지도 못한 등장인물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생각지도 못한 반전은 이야기의 재미를 더합니다.

선생님 옆에 가무잡잡하고 넙데데한 얼굴의 남자아이가 서 있었다. 모두가 호기심 어린 눈망울을 굴리는 가운데 가윤이가 저도 모르게 흡, 소리를 냈다. 그도 그럴 것이 교실 안에 선 아이는 가윤이가 너무 잘 아는 사람, 왜 그 자리에 있는지 도저히 알 수 없는 사람, 그러니까 가윤이의 아빠였기 때문이다. p.9
가무잡잡하고 넙데데한 얼굴, 비록 가르마 비율은 다를지라도 이상하게도 아빠와 똑 닮은 듯한 전학생이 나타났습니다. 보면 볼수록 아빠와 닮은 전학생, "나도 가윤이처럼 학교 다니고 싶다, 회사 다니지 않고."라는 말을 했던 아빠, 정말 홍삼희는 아빠인 것은 아닐까요?
어쨌든 홍삼희는 오자마자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가윤이네 반 친구들은 아재개그를 하는 삼희 주위에 몰려들었는데요. 그건 분명 가윤이가 아빠에게 했던 아재개그였습니다. 이런 우연이 있을 수 있는 걸까요?
삼희의 존재감이 점점 더 커지고, 더불어 반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아지면서 가윤이네 반의 분위기도 바뀌어 갑니다. 남자들, 여자들로 편이 갈려 서로 앙숙이 된 아이들은 마치 마법이라도 걸린 듯 삼희 주변으로 몰려들었고, 삼희의 행동을 따라 하기까지 했습니다. 거기에 더해 방귀나 뀌고 우스갯소리나 하고, 삼 대 팔 가르마를 한 삼희를 보고 매력적이라느니, 머리가 좋다느니, 귀엽다고까지 합니다. 이게 정말 가능한 일인 걸까요?
저는 이미 꿈을 이루었습니다. (중략) 초등학교 5학년이 제 꿈입니다. 저는 5학년이 되고 싶었는데 이미 5학년이거든요. p.31
담임선생님 재량 수업 시간에 '꿈'이야기를 할 때, 무엇이 되고 싶은지 스스로 알지 못했던 가윤이는 누가 들어도 거슬리지 않을 평범한 직업을 이야기하는데요. 삼희는 초등학교 5학년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며, 이미 꿈을 이루었다고 말합니다. 우연일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학교에 다니고 싶다던 아빠의 꿈과 겹치는 것은 왜일까요? 어디 그뿐일까요? 삼희 목 뒤에는 아빠와 똑같은 검은 점이 있었습니다. 이쯤 되면 정말 아빠가 아닐까 하는 의심이 점점 더 짙어질 수밖에 없는데요. 정말 삼희는 가윤이의 아빠인 걸까요?

빽빽마을에 큰일이 생겼습니다. 여느 날처럼 자고 일어났을 뿐인데, 마을 한가운데 살던 주민들이 단체로 사라져 버렸거든요. 건강이 나쁘거나 수명이 다해 죽는 경우는 흔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주민이 일시에 갑자기 사라진 적은 없습니다. p.68
마을 한가운데 살던 주민이 단체로 사라져 버린 빽빽마을, 주민들이 사라진 곳엔 수백 개의 작은 점만 남아 있습니다. 혹시 누가 납치라도 한 걸까요? 혹시 세상이 멸망하려는 걸까요? 몇 주 전에는 일가족의 몸이 온통 노랗게 변하는 이상한 일이 있었기에, 주민들의 불안감은 커져만 갑니다. 어쩌면 사라진 주민들은 노랑노랑가족처럼 화학공격을 받았을지도 모릅니다.
불안감에 서로를 의심하던 주민들은 병든 땅 때문에 일어난 일일지도 모른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고, 더 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땅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생김새만 비슷할 뿐 모든 것이 다른 무리가 주민들이 사라진 희멀건 땅에 들어섰습니다. 빽빽마을 주민들은 낯선 그들을 몰아내려 했지만, 그래도 빈 땅이 메워진 것에 만족하며 그들을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빽빽마을은 다시 활기를 되찾았습니다. 그나저나 새로 온 낯선 무리는 누구이며, 기존에 살던 주민들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5학년이 되는 꿈>은 창비 좋은어린이책 대상을 수상한 심순 작가의 단편집으로, 현실인듯 현실 아닌 현실 같은 꿈 이야기입니다. 그 꿈은 이루고 싶은 소망을 의미하는 꿈일 수도 있고, 잠자는 동안 일어나는 현상일 수도 있는데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꿈에 대한 두 정의가 묘한 조화를 이루고, 경계가 허물어짐을 느끼게 됩니다. 무엇보다 5학년이 되어 나타난 아빠의 이야기는 독자들로 하여금 꿈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 보게 만들며, 쥐며느리, 머리카락, 구멍 등 생각지도 못한 등장인물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생각지도 못한 반전은 이야기의 재미를 더합니다.
꿈오리 한줄평 : 현실인듯 현실 아닌 현실 같은 이야기, 어쩌면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를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