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군분투 책 일기
최유리 지음 / 위즈플래닛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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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군분투 책 일기] 서로 위로하고 공감할 수 있는 우리들의 일기

_독서_인문_글쓰기


나는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다 읽고 난 후 책에 대한 느낌을 글로 잘 표현하지 못한다.

분명 읽으면서 생각하고 느끼는 것들이 있을 텐데도,

막상 글로 풀어내려고 하면 생각이 엉키고 꼬이고 띄엄띄엄 간헐적으로만 생각나서,

내가 느낀 것들이 그냥 막 허공을 떠돌고 있는 것만 같다.


작가는 평소에 책 읽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일기쓰는 것은 게을리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 작가는 책을 읽은 후의 느낌을 일기처럼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섞어 이야기한다.


어떤 책에 대해서는, 스토리 자체와 크게 상관없어 보이는 자신의 이야기들을 하기도 하는 것 같고,

또 어떤 책에 대해서는, 책의 줄거리를 중심으로 풀어내고 자신의 이야기를 잠깐 얹은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일기'라는 제목답게,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고 가감없이 드러내서 읽는 동안 작가 자체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일기'이기 때문에 작가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데, 가족의 이야기가 많았다.

아버지, 어머니, 할머니, 동생 이야기 등 말이다.

작가와 내 나이가 약간 차이나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8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이라서일까, 작가가 이야기하는 부모님의 모습 속에 우리 부모님의 모습도 겹쳐졌다.

그래서 읽는 동안, '나도 그랬었지', '우리 엄마도 그랬었어'라며 공감가는 부분들이 많았다.


80년대 초기생인 나와는 달리, 작가는 80년대 후기생으로 보인다.

그래서 작가는 책에 언급한 것처럼, 청년들이 삼포세대를 넘어 칠포세대로 이어지는 한국에 살고 있다.

이런 사회임에도 여전히 어른들은 '결혼'을 강요하고, '결혼'하지 않는 성인들에 대해 무언가 무자라고 부족한 사람이라고 인식하고,

"우리 때는 안 그랬다, 너희들은 정말 편하고 좋은 세상에 살고 있는 거다"라며 어쩔 수 없이 '포기하는 삶'을 선택한 젊은이들을 비난한다.

정말 고군분투한 삶이 아닐 수 없다.
 

독서를 통해 현재의 청년들의 '고군분투한 삶'을 보고 겪고 느끼고 있는 작가의 '고군분투한 글쓰기'...

공감과 안타까움을 함께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다.


또 내가 읽은 책보다 안 읽은 책들이 더 많이 소개되어 있어, 다양한 독서를 한 작가가 대단하고 부럽기도 했다.

나도 작가처럼 다양하게 읽고, 다양하게 생각하고, 다양하게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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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가끔가다 내 생각을 하지 난 가끔가다 딴 생각을 해 with 일러스트 (밤 에디션 스페셜 커버)
원태연 지음, 강호면 그림 / 자음과모음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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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끝으로 원을 그려봐, 네가 그릴 수 있는 한 크게, 그걸 뺀 만큼 너를 사랑해"

너무 유명하고, 여전히 입에 착 붙는 문장이다.

책에도, 시에도 무심한 꼬맹이 신랑에게 이 말을 아는지 슬쩍 물어보니, 자신도 아는 말이란다.


위 시가 언제쯤 나왔는지 확인해 보니, 93년도에 발간된 시집이다.

아, 정말 세월이 많이도 흘렀구나.

나는 초등학생, 중학생 시절 만화만큼 많이 읽었던 것이 시였다.

어쩌면 '시'라고 이름 붙여질 수 있는 문장들 말이다. 짧지만 마음을 진하게 두드리는 문장들에 빠져 있었던 시절이었다.

손편지 쓰는 것도 좋아해서 좋아하는 구절을 정성스럽게 적어서 친구들에게 주기도 하고,

좋아하는 오빠를 생각하며 일기장 한 쪽에 이쁜 문장들을 끄적거리기도 했었다.


위 문장만큼 유명한 원태연 시인의 "넌 가끔가다 내 생각을 하지, 난 가끔가다 딴 생각을 해" 시집이 150만부 판매 기념으로 새롭게 개정되어 출간되었다.

세월이 이렇게나 많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그의 문장들은 세련되고 감성적이고... 그냥 좋았다.

이번엔 그의 문장과 함께 강호면 님의 일러스트도 볼 수 있는데, 일러스트도 참 좋았다.

문장만으로도 좋은데, 그 문장과 이어진 듯한 일러스트라서 더 매력적이었고,

일러스트 또한 스토리가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져서 또 다른 재미가 있었다.


문장과 일러스트를 보며, 문득 '사랑이란 무엇일까'라고 생각했다.

서로 바라보는 양방향의 사랑이 모든 사람들(사랑을 하는 커플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까지)을 행복하게 할 테지만,

두 사람의 사랑이 결실을 맺기까지는 각자가 마음을 확인하는 과정도 필요하고, 주변 사람을 통해서 그 사람이 사랑이었구나를 확인하는 과정도 어쩌면 필요할 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어떤 두 사람의 '사랑'에는 누군가의 아픔이나 슬픔도 함께 포함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괜히 이런 생각들이 들었다.

서로가 딱 보는 순간 '우리가 운명이야'를 알아볼 수 없기 때문에,

누군가는 어떤 사소한 일로도 인연이 아닌가보다라며 그(그녀)와 헤어졌다가,

다른 이와의 관계에서 다시 예전의 그(그녀)가 생각나 새롭게 만난 사랑에게 상처를 줄 지도 모른다.

또 누군가는 혼자인 듯한 그(그녀)가 계속 눈에 밟혀 주변을 맴돌며 자신을 돌아봐주기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괜히 감성적이 되어서, 괜히 그런 생각들이 들었다는... 말이다.


시간이 흘렀지만, '사랑'은 여전하고, 그 '사랑'의 주변도 여전한가 보다.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읽어도, 그의 문장이 여전히 마음을 두드리는 걸 보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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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흉기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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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한창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에 빠져 그의 작품들을 찾아 읽었던 적이 있었다.

당시에 이 책, '아름다운 흉기'라는 제목을 보고 도대체 어떤 이야기일지 참 궁금해하며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새롭게 개정판으로 출간된 '아름다운 흉기'를 다시 읽었다.

예전에 읽었던지라 내용이 어렴풋이 기억나는 정도였는데, 다시 읽으니 새롭고 재미있었다.


어느 밤, 호숫가의 별장에서 화재가 일어나고, 화재 현장에서 총상을 입은 센도 고레노리의 시체가 발견된다.

사건 수사중, 별장 뒤편의 창고를 확인하러 간 파출소의 순사가 사체로 발견되고 설상가상으로 순사의 권총도 사라진다.

창고에서 발견된 머리카락으로 확인된 것은, 순사를 죽인 범인이 여성이라는 것...

여성은 죽은 센도 고레노리가 키운 캐나다 출신의 육상 7종 경기 선수였다. 키는 190cm가 넘고, 힘과 체력도 상당하다.

그녀는 자신을 이렇게 키운 센도 고레노리를 죽인 범인을 쫓아 도쿄로 간다.

그녀는 복수를 할 수 있을까?

범인은 왜 센도를 죽인 걸까?

이들 사이에는 어떤 비밀이 있는 걸까?


흔히 스포츠를 가리켜,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한다.

그만큼 순간순간의 선택과 흐름에 의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더 높은 곳을 향해 가고자 하는 열망으로 인해 순간의 나쁜 선택을 하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나쁜 선택은 한 번이면 괜찮다고 여기지만, 최초의 나쁜 선택으로 인해 다음의 선택도 어쩔 수 없이 더 최악의 선택을 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물론 두 번째 선택은 과거를 반성하고 후회한다면 지금이라도 정당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기회였지만,

책 속의 인물들은 과거가 드러나고 자신이 현재 누리고 있는 영화가 사라질까 두려워 두 번째도, 세 번째도 더 나쁜 선택을 하고야 만다.

그리고 계속해서 잘못한 선택을 한 이들의 결말은 안타깝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 책 역시 흡입력이 너무 좋고,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 쉽게 책장을 덮을 수가 없었다.

위에서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한 거 아니야? 라고 할 지도 모르지만, 

히가시노 게이고를 안다면 마음을 너무 놓지는 말기를... 

마지막에 드러난 진실은 생각지 못한 내용이라 놀랐고, 또 등장인물에 대한 안타까움도 더 커졌다.


최고가 되고 싶은 인간의 욕심을 탓하고 싶지는 않지만,

순간의 선택으로 그 욕심을 채우기 위한 나쁜 선택지를 고르는 건 말리고 싶다.


어찌되었든, 약간은 서글프고 슬픈 이야기...

하지만,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말이 나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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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런하우스 - 너에게 말하기
김정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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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모든 아픔엔 이유가 있어"      _ 뉴런하우스


심리치료 소설이라는 약간은 특이한 소설, 뉴런하우스를 만났다.

심리치료 관련 서적은 거의 소설 형태보다는 자기계발서로 출간되는 것을 많이 봐 왔는데,

이 책은 '뉴런하우스'라는 곳에 사는 개개의 인물들을 중심으로 심리와 그 치유 과정을 보여준다.


베를린에서 여자친구인 한나와 심리치료 연구소를 운영하던 영민은 어느 날 문득 한국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셰어하우스인 뉴런하우스에서 심리치료사로 다른 입소자들과 함께 지내게 된다.

뉴런하우스는 다른 주변 집들보다 방값이 저렴하지만, 조건이 있다.

매주 2번 열리는 집단심리치료에 참가하는 것(이건 '창문 닦기 대화모임'이라고 불린다)과 절대 자살하지 말 것, 이 두가지이다.


입소자들은 처음에는 창문 닦기 모임을 어렵고 껄끄럽게 생각하고, 서로 이야기도 잘 하지 못한다.

가끔 큰 다툼이 벌어질 만한 상황들도 생기기도 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사람들간의 사이도 친밀해지고 서로 믿고 의지하는 마음도 생기고, 또 그러는 과정에서 자신이 숨겨왔던 아픔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입소자들은 겉으로는 무척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이었지만, 자기 나름의 아픔을 한 가지씩 간직하고 있었고,

사는 동안 그런 아픔을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봉인한 채로 지내고 있었던 듯 하다.


그러고 보면, 나 역시도 어쩌면 "나는 너무나도 평범한 사람이다"라고 인지하고 있지만,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인지하지 못하는 무의식 속에서는 무언가 봉인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책을 읽는 동안 대화는 조금 어색했고(실제로는 사용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 문체도 가끔 자기계발서의 문체 마냥 건조한 느낌이 있긴 했다.

하지만, 위에서 말한 것처럼 딱딱하게 느낄 수 있는 심리치료와 관련한 내용들을 소설 형식을 빌어,

개개인의 사연을 소개하고 그 사연을 말하게 된 상황이나 계기, 또 그것을 함께 해소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쉽고 재미있고 공감을 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책을 읽으면서, 내 자신에 대해서 조금 돌아볼 수 있었고,

겉으로만은 알 수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혹은 아픔?)가 있을 수 있으니, 함부로 판단하지 말자라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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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남당 사건수첩
정재한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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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연남동 777-17번지의 빨간 대문 집 '미남당'은 일대에선 유명한 점집이다.

그 곳에는 기가 막히게 뭐든지 잘 맞추는 잘 차려입은 박수무당 남한준이 있다.

책 표지에서 깔삼하게 정장을 차려입고, 부채를 들고 있는 남자 되시겠다^^


사실 남한준은 무당이 아닌, 전직 프로파일러 출신의 가짜 점쟁이... 즉 사기꾼이다.

그런데 어찌 그렇게 손님들에 대한 점괘를 딱딱 잘 맞추는고 하니,

천재적인 해커인 동생 혜준과 흥신소를 운영하는 수철과 한 팀을 이루어 해당 손님에 대한 모든 정보를 끌어모아 왜 왔는지를 맞추고, 은근한 해결책을 주기 때문이다.


그렇게 돈을 벌며 승승장구하고 있던 어느 날, VIP 단골손님의 의뢰로 손님의 집에 가게 되고 손님의 의뢰를 해결하는 중에 하수구에 있는 불에 탄 시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 후 거영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인 박진상에게 받은 의뢰를 처리하는 중 커다란 사건에 직면하게 된다.


책은 우선 무척 재미있다.

미남당 3인방인 한준, 혜준, 수철, 그리고 경찰인 예은, 또 다른 등장인물들까지 개개의 캐릭터도 개성있고 매력적이고,

미남당을 찾는 의뢰인들의 사건도 흥미롭고, 때로는 감동적이다.

그 중 주사건은 위 박진상의 의뢰와 관련한 건인데, 그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도 흥미롭다. 


책을 읽고 나면, 드라마나 영화화해도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개성있는 캐릭터들과 이야기, 그리고 한준과 예은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될까에 대한 기대도 그것에 한 몫했다.

그래서인지 책을 다 읽은 후에도 다음 이야기, 시즌2를 기다리게 만드는 이상한 마력이 있다.^^


읽는 순간에는 이야기의 매력에 흠뻑 빠지고,

책장을 덮은 후엔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게 되는 굉장히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소설~~!!!


작가님~ 다음 이야기도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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