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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멈춤, 교토 - 서두르지 않고, 느긋하게 교토 골목 여행
송은정 지음 / 꿈의지도 / 201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교토는 왠지 느긋한 느낌을 주는 도시이다.
교토는 번화하고 문명의 편리함이 가득차 있는 오사카와는 또 다른 느낌을 주고,
근교 도시인 고베와도 확연하게 느낌이 다르다.
교토는 교토만의 고즈넉하고, 재촉하지 않고 천천히 걸어도 될 듯한 느긋함이 있는 도시이다.
책은, 이런 느긋하고 고즈넉한 옛 도시 '교토'에서 그 도시가 주는 느낌 그대로 "서두르지 말고, 느긋하게" 교토의 골목 골목을 안내한다.
작가는 교토의 중심과 동, 서, 남, 북으로 나누어 해당 지역에 대하여 자신의 느낌을 넣어 소개하고,
카페나 식당 등 감성적인 공간을 소개한다.
P. 59, <고조>
생경한 풍경이 선사하는 설렘만큼이나 익숙한 곳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하는 일은 언제나 흥미롭다.
그런 이유로 이미 다녀온 도시 혹은 장소를 다시 찾아가는 여행을 좋아한다.
당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다른 것처럼 지금 서 있는 자리의 계절과 바람, 공기가 그때와 사뭇 다르므로 이 여행은 결국 새롭게 시작된다.
P. 107, <기요미즈데라>
뒤로 한 발짝 물러나 바라본 니넨자카의 풍경은 그 안에 섞여 있을 때보다 한결 부드럽게 느껴졌다.
어깨를 부딪치지 않기 위해 애쓰느라 무심히 지나쳤던 행인 한 사람 한 사람의 사연을 상상할 여유마저 생긴다.
얼마간의 간격을 두고 서 있는 것.
때로는 그 적당한 거리감이 상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자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P. 112, <진구마루타마치역>
어째서인지 이 동네에선 매번 시간 감각을 상실하고 만다.
곧장 걸으면 불과 10분 남짓 걸리는 짧은 도로이건만 시계를 확인해 보면 반나절이 훌쩍 지나가 있다.
눈 깜짝할 새에 시간을 도둑맞은 기분이다.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는 길 건물 뒤편으로 난 샛길 하나가 유난히 눈에 밟혔다. 좁다란 길 너머가 까닭 없이 궁금해졌다.
'왜'라는 질문 대신 홀리듯 빠져나간 골목 끝에는 해 질 녘의 가모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예고 없는 등장에 가슴이 울컥했다. 아름다웠다. 감사했다.
이름 모를 누군가를 향해 어쩌면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행복이 이토록 쉽고 간단한 것이어도 괜찮은 것일까.
이런 자신이 한심스럽다가도 속수무책으로 행복에 물드는 모습이 영 싫지만은 않다.
지역을 소개하면서 작가는 간단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데,
문장이 간결하고 조용하면서도 눈에 밟혔다. 마치 이 교토라는 도시처럼 말이다.
또한, 작가가 소개하는 예쁘고 감성적인 공간들, 카페, 식당, 서점, 샵 등은 모두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교토'의 매력을 알았다.
다른 교토 책을 통해서는 옛 것, 옛 전통을 오랫동안 지키고 보존하며 계승하려는 모습을 주로 보았는데,
이 책을 통해서는 전통적인 것 뿐만 아니라, 트렌디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가게들도 볼 수 있어 너무 좋았다.
나는 너무 오래전에(벌써 10년도 넘은 것 같은데ㅎㅎ) 교토를 방문했고, 오사카 중심의 여행이라 교토를 당일치기로 다녀왔었다.
말 그대로 그냥 훑고만 왔는데, 요즘 교토 관련 책들을 볼 때마다 그 때 제대로 보고 오지 못한 아쉬움이 많이 든다.
그래서일까, '교토'는 언제나 가고 싶은 도시 1번이다.
차곡차곡 교토에 대한 정보를 모아, 느긋하고 여유로운 교토여행을 할 수 있도록 조금씩 준비해야겠다.
조용하게, 느긋하게, 따뜻한 커피 한 잔 곁들여 천천히 여행하고 싶은 교토,
이 책을 통해 다른 분들도 느껴봤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