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수근 평전 : 시대공감
최열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 미술계의 거장이 된 화가 박수근에 대한 일대기를 그린 평전이다. 주변에서 많은 말을 듣고 이름과 그림은 알고 있었으나 왜 그의 그림이 그리 유명한지 미술에 문외한인 나에게 항상 의문이었다. 이 책의 내용을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니 왜 그런지 알게되었다. 이 책을 접하면서 박수근이라는 사람을 제대로 알게 되었고 한장 한장 넘기면서 네덜란드 화가인 고흐가 문득 생각났다. 고흐처럼 그도 삶 자체가 고난의 연속이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고흐의 경우도 사후 후대의 사람들은 그를 재평가하면서 그의 그림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예술이 되었다. 박수근 또한 그러한 인생이지 않나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박수근이 밀레의 그림에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그림들이 모두 화강석처럼 돌 같은 느낌이 많이 나는 이유가 그의 출생 배경과 관련이 있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기존의 화가들이 하지 않은 방법으로 그림을 그림으로써 동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많은 공감을 받지 못했지만 그가 가고 난 후 그의 그림은 한국을 대표하는 예술이 되어버렸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박수근하면 잘 모르는 사람이 많지만 고흐나 피카소는 잘 아는 사람이 많은 게 현실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박수근이라는 화가가 살았던 시대에 함께 예술 활동을 했던 김환기,이중섭,천경자,김기창,김창열,이응노,이대원,윤명로 같은 유명인들의 이름을 접할 수 있어서 더욱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 아닌가 싶다.
책 속에 앙리 루소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면서 그와 비슷한 류의 화가라는 걸 처음 알았고 단순히 동네 아줌마들을 그린 화가가 아닌 반 추상화가라는 사실도 놀라웠다. 물론 내가 아는 화가가 김환기,이중섭,김창열 정도라 그럴 것이라 생각되지 그림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알고 있는 사실이 아니었나 싶기도 했다.
이 책은 이 시대의 유명화가, 박수근의 일대를 그린 평전으로써 미술에 문외한인 나 같은 미술 초보자들에게 딱 맞는 책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장르가 예술이라 그리 재미를 느끼는 독자가 많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왜 박수근의 그림은 하나같이 어두운가? 왜 항상 가지만 앙상한 나무를 그렸나? 왜 아낙내들이 많이 등장하는가? 라는 질문에 궁금한 미술 초보자들에게 책을 권하고 싶다. 문득 이 책의 표지에도 사용했으며 우리집 마루에 걸려있는 판화로 된 그의 유명 작품인 [나무와 두 여인]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엄청 크게(130 x 89cm) 그렸던 그림이란 생각을 하니 더욱 더 신기하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