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의 도덕경 수업
이상윤 지음 / 모티브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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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인생은 수많은 선택의 연속이라고 한다. 살아보지 진짜 그랬다. 수많은 선택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그 모든 선택들은 어땠을까? 결과적으로 옳았을까? 아니면 잘못된 선택이었을까? 지금도 여전히 정확한 답은 알지 못한다. 그냥 그럴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할 뿐이다.

네가 그것을 정답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 그것은 진정한 정답이 아닐 것이다.

노자도 그런 관점에서 이런 말을 했던 걸까?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1과 2 사이에 놓인 수많은 숫자들이 있기에 여전히 그 무엇보다 정확한 정답이 아니다. 단지 그 속에서 균형을 찾고자 할 뿐이다. 물론 균형을 찾기도 쉽지 않다. 끝과 끝을 알지 못하는데 그 사이의 균형을 안다고 말할 수는 없으니까. 작가의 설명처럼 수많은 흔들림과 치우침이 있기도 하니까.

이 책은 작가의 말처럼 도덕경을 설명한 해설서라기보다 노자의 말을 통해 얻은 작가의 경험과 식견을 들려주는 일종의 경험담이라고 보면 더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기에 어렵지 않다. 노자의 도덕경 자체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 거기에 우리가 삶에서 모두가 경험하는 이야기로 풀어냈으니 말 그대로 모든 사람들이 어렵지 않게 그 깊은 의미를 받아들일 수 있다.

도덕경에서 발췌한 내용과 그에 대한 작가의 설명, 마지막에 덧붙인 작가의 한 줄로 이루어져 있는데 200페이지 정도로 분량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서 한 번 읽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작가가 법정 스님의 말씀을 인용해서 설명한 것처럼 좋은 책이라 그런지 자꾸 멈추고 또 멈추게 된다. 그만큼 우리를 들여다보게 만들고 책을 다시 들여다보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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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환
앨러스테어 레이놀즈 지음, 이동윤 옮김 / 푸른숲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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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소설책을 자주 읽는데 잘 안보는 분야가 있다. SF물이다. 딱히 별다른 이유가 있지는 않다. 그저 별다른 감흥이 없어서 안 읽다보니 어느새 관심조차 모두 사라졌다.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그 생각이 바뀌었다. 앨러스테어 레이놀즈의 소설 《대전환》을 읽었기 때문이다.

저자 앨러스테어 레이놀즈는 ‘하드 SF의 거장’, ‘스페이스 오페라의 대가’ 라고 불린다. SF물에 관심이 없던 내게는 당연히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인물이다. 저자에 관해 잠깐 살펴보니 천문학자인 저자는 대학원시절부터 글을 쓰기 시작해 30년 넘게 수많은 소설들을 발표했고 로커스상, BSFA상 등을 수상한 유명 인사였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제대로 된 작품이 출간된 적이 없어서 이번 작품으로 저자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소설은 19세기의 한 원정대가 ‘데메테르호’를 타고 균열 너머에 존재하는 미지의 구조물을 찾아 나서지만 균열을 찾아낸 순간 모두 죽음에 이르고 만다. 그 후 20세기에 또다른 데메테르호가 균열을 통과하여 미지의 구조물을 찾아나서고 역시 똑같은 결말에 이른다. 탐험과 죽음이 반복되는 타임 루프 유형의 소설이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은 그렇게 가볍지 않다.

소설의 중심을 이루는 사일러스 코드라는 인물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끝없는 도전과 죽음, 그 가운데 놀라운 대전환의 일환으로 다가오는 천재 수학자 뒤팽. 균열 너머에 있다는 미지의 구조물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소설은 독자의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그리고 진실 속에서 경험하는 대전환의 이야기는 SF물에 흥미가 없는 내게 색다른 재미를 주었다. 아마 앞으로 다른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이 소설은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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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대전환을 만들었는가 - 인구, 식량, 에너지, 경제, 환경으로 본 세계의 작동 원리
바츨라프 스밀 지음, 안유석 옮김 / 처음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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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학교 다닐 때 문명의 생성과 번영의 수수께끼를 밝힌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를 읽고 꽤 감동했던 기억이 있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나와 같은 사람들은 그저 하루를 살기에도 바쁜지라 돌아보는 일이 거의 없는 그런 분야를 파고들어 연구한 이에 대한 존경심 때문이었다. 이런 감동을 다시 한 번 느낀 책이 바츨라프 스밀의 《무엇이 대전환을 만들었는가》이다.

저자는 방대한 역사적 데이터와 통계를 기반으로 인구, 농업, 에너지, 경제, 환경이라는 다섯 가지 분야에서 일어난 거대한 변화들이 생긴 이유와 그 결과가 현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자세하게 설명한다. 평소에 그렇게 큰 관심을 둔 분야가 아니었기에 처음에는 그저 그런가보다 하면서 읽었는데 읽을수록 점점 더 깊이 빠져들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역시 기아와 빈곤에 시달리던 나라 중 하나였다. 그랬던 우리나라가 이제는 식량이 부족하다는 말은 거의 들어본 적이 없을 정도로 풍족함을 누리는 나라가 되었다. 기술 발전의 덕분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는 풍부한 에너지가 가져다준 변화이기도 하다. 즉, 저자가 말하는 다섯 가지 분야는 각각 하나의 영역에서 별도로 바뀌지 않았다. 서로의 영향 하에 변화를 이루어갔다.

앞으로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아마 지금 우리보다는 훨씬 많은 것들을 누리고 훨씬 발전된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다섯 가지는 대전화는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그리고 미래를 향해서도 계속 이루어질 것이다. 그런 변화 속에서 인류는 어떻게 적응해야 할까? 저자의 주장처럼 한 쪽으로 치우진 편향된 생각을 버리고 함께 미래를 만들어가는 화합과 협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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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속 눈 이야기 - 예술과 의학 사이에서 명화를 만나다
기홍석.박광혁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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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학교 다닐 때 그림을 잘 그리지는 못했는데 상은 여러 번 받았다. 그때 상을 받았던 기억 때문인지 미술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좋아하고 자주 찾아보는 편이다. 그렇다고 작품에 대해 잘 안다는 건 아니다. 작품 감상은 꽤 오랫동안 이어왔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들도 상당하다. 그런 작품들은 이해하려고 애쓰지 않고 그저 바라볼 뿐이다.

안과의사와 내과의사가 바라본 명화 속 눈 이야기는 내가 미술 작품을 바라보는 방법과 비슷하다. 그저 내가 볼 수 있는 눈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그렇다. 저자의 말처럼 미술을 감상하는 좋은 방법은 미술관이든 어디든지 작품을 자주 보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작품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 이들의 시선을 이해하려고 하면 된다.

예술과 의학 사이에서 명화를 만나다 명화 속 눈 이야기》는 그런 점에서 꽤 매력적인 시각에서 명화를 바라본다. 안과 의사의 시선이라는 독특하면서도 색다른 시선에서 말이다. 한 번도 그런 관점에서 바라본 적이 없었기에 저자가 설명하는 눈에 관련된 수많은 의학적 이야기들은 재미도 있고, 신비롭기도 하고, 미지의 무언가를 알게 된 꽤 신선한 기쁨도 선사한다.

눈꺼풀, 각막, 눈물, 백내장, 녹내장 등 다양한 안과 관련 질환이나 증상 등으로 그림 속 인물들의 눈을 살피니 그 속에 담긴 안과적 의미 뿐 아니라 삶의 다양한 모습들도 함께 보이는 건 무슨 까닭일까. 눈은 마음의 창이라는 말처럼 눈에는 육체적인 아픔 뿐 아니라 우리가 겪는 수많은 감정과 경험들이 녹아내려 있기 때문일까.

미술에 관심과 재능이 있는 딸아이도 함께 보았는데 자기는 화가들이 이렇게 깊은 곳까지 세밀하게 살펴 표현하는지 몰랐다고 한다. 나 역시 그랬다. 작품 하나에 얼마나 많은 의미가 담겨있는지, 어떤 한 부분도 아무 의미 없이 그린 곳은 없다는 생각에 작품에 대한 존경심과 화가에 대한 경외감이 더욱 깊어졌다.

미술 작품만 그렇겠는가. 소설이나 시도, 영화도, 음악도, 수많은 인류의 문화유산들이 다 그렇지 않겠는가. 부디 이런 유산들이 앞으로도 더 많이, 오랫동안 이어지기를 바란다. 그 속에서 또 다른 미래를 꿈꾸고 그려낼 다음 세대를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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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의 어깨에서 존재와 참을 묻다 거인의 어깨에서 묻다 철학 3부작
벤진 리드 지음 / 자이언톡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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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거인시리즈 3부작 중 첫 번째인 《거인의 어깨에서 존재와 참을 묻다》. 제목에서 풍기는 강렬함에 나도 모르게 한참동안 책 소개를 들여다보았다. AI가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현실을 반영하듯 인류의 위대한 지혜와 사상을 디지털 세상에서 인공지능 기술로 다룬다는 자이언톡 프로젝트의 열매가 바로 철학 3부작 거인 시리즈라고 한다. 인류의 전 역사를 통틀어 위대한 족적을 남긴 60 거인의 사유를 만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나 매력적인 책이라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책속으로 빠져들었다.

처음의 설렘과는 달리 머리말 첫 문장부터 생각의 근본이 다름을 알게 되었다.

인간은 신을 창조하여 세계를 이해하려고 했고,

기독교인인 내게는 이 첫 문장에서 저자의 생각이 나와는 얼마나 다른지를 알 수 있었다. 그래도 생각과 믿음이 서로 다를 수 있다는 걸 인정하고 읽어 나가는데 PART1에서 또 다시 마음에 걸리는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세상의 창조가 신적 희생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나온 문장이다.

세계의 창조는 아니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으로 인간이 원죄로 인해 신과 단절된 상태를 극복하고 구원받을 수 있게 되었다는 신화도 의미심장하다.

신화? 위키백과에서 정의한 신화의 의미는 이렇다.

신화(神話, myth)는 한 나라 혹은 한 민족, 한 문명권으로부터 전승되어 과거에는 종교였으나, 더 이상 섬김을 받지 않는 종교를 뜻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결코 신화가 아니다.

60명의 거인들이 남긴 생각을 대략 4-5장 걸쳐 설명하기에 깊은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수많은 사상의 기본 개념을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인간의 사유가 어떤 식으로 흘러왔는지를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기에 철학을 전공하지 않은 분들도 인류의 사상이 어떻게, 어떤 내용을 담아 이어졌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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