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부터 시작하는 백세운동 - 백 세까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법
나영무 지음 / 비타북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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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이라는 나이가 되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불혹이라는 말이 내게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나이가 아니라 오히려 가장 많이 유혹에 흔들리는 나이라는 생각을 버릴 수 없을 정도였으니까..

 

두 번째로 든 생각은 마흔이라는 여전히 젊고 건강하다는 것이었다. 20-30대 때 운동을 많이 해서 그런지 마흔을 넘겨서도 몸이 힘들다거나 피곤하다거나 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종종 피곤하기도 했지만 운동을 하면 피곤함을 가볍게 떨쳐버릴 수 있었다.

 

마흔을 넘기고 몇 해가 흐르자 이런 생각이 확 바뀌었다. 불혹이라는 말의 의미도 조금씩 다가오기 시작했고 마흔이라는 나이가 정말 중년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 이유 중 하나가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었다. 운동을 해도 피곤함이 가시기는커녕 오히려 피곤함이 더욱 커져갔다. 아픈 데도 알게 모르게 하나둘씩 늘어만 가고.

 

<마흔부터 시작하는 백세운동>의 저자 나영무 박사는 마흔부터는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운동을 해야 한다고 한다. 20-30대와는 달리 40대가 되어서는 재미보다는 건강 목적의 운동, 평생 안전하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헬스대회에 나가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운동을 했던 20-30대를 생각하고 그때와 비슷하게 근육 운동을 한 후 일주일 내내 아파서 끙끙댄 적이 있던 나로서는 저자의 주장에 절대적으로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저자의 말처럼 40대에는 관절과 근육의 유연성을 기르고, 몸의 중심이 되는 코어 근육을 키워야 한다. 또한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균형감각을 키우는 운동을 해야 한다. 이렇게 말하면 굉장히 어려워 보이지만 이 책을 보면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음을 알게 된다.

 

저자는 40대 이후에 어떻게 운동을 해야 하는지를 설명한 후 하루 10분 동안 운동함으로써 백세까지 건강할 수 있는 동작을 가르쳐준다. 12개의 동작으로 이루어진 ‘하루 10분 백세운동’을 사진과 함께 설명하기에 어려움 없이 따라할 수 있다. 또한 ‘코어 백세운동’과 ‘부위별 백세운동’으로 코어 근육과 균형감각을 키우는 방법을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각종 질환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적합한 ‘질환별 맞춤 운동’을 알려준다.

 

100세 시대라고 한다. 하지만 백세까지 건강하게 살지 못한다면 그 시간은 지옥에서 사는 것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건강하면서 행복한 중년, 노년의 시간을 보내려면 지금 바로 하루에 10분만 투자하면 된다.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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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당의 비밀편지
신아연 지음 / 책과나무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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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강사 시절 아이들과 면담을 하면서 자주 물어봤던 질문 중의 하나가 ‘나중에 어떤 사람이 되 싶냐’는 것이었다. 이런 질문을 던지 의도는 장래 직업에 대한 질문이 아니었는데 대부분의 아이들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이야기하곤 했다. 그 중에서 많은 여학생들이 얘기한 장래 희망 중 하나가 현모양처였다.

 

의외였다. 현모양처가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그것보다는 자신의 꿈을 찾는 방법이 너무 소극적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현모양처라고 답한 아이들에게 현모양처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대부분이 신사임당을 얘기하면서 그런 분처럼 되고 싶다고 했다. 그렇지. 현모양처하면 신사임당이지.

 

당연하게 여겼던 이런 사실이 신사임당을 재조명하는 여러 책들을 보면서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신사임당이 정말로 현모양처인 걸까? 이 소설은 그런 의문을 토대로 사임당의 진짜 모습을 역사적 사실에 더해 작가의 상상력을 덧붙여 그리고 있다.

 

아들의 도움으로 남편과 이혼한 신인선에게 어느 날 16세기에 살았던 서인선의 편지가 도착한다. 서로 다른 듯 닮은 두 여자의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현모양처로만 인식되던 신사임당의 모습이 아닌 인간 서인선의 모습이 그려진다.

 

한 사람의 이미지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보여준 한 마디가 가슴 깊이 다가왔다. 그래, 내가 아닌 남들이 만들어낸 이미지에 갇혀 평생을 사는 모습은 비단 신사임당의 고통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내게도 역시 그런 감옥 아닌 감옥이 있다.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엄마가 아닌 한 명의 주체적인 삶을 사는 사임당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예술가로서의 사임당, 사랑을 꿈꾸는 사임당의 모습을 소설 속에서 만나게 된다. 작가는 사임당을 통해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누구든지 간에 자신을 잃지 말고 살아가라고.

 

소설적 장치가 마음을 불편하게 한 것도 사실이지만 새로운 시각으로 사임당을 바라보며 자신을 돌아볼 수 있어서 기분 좋았던 시간이었다. 소설이 이래서 좋은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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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완벽한 1년
샤를로테 루카스 지음, 서유리 옮김 / 북펌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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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 모예스의 <미 비포 유>, 로맨스 소설을 별로 읽지 않는 내게 상당히 흥미롭고 재미난 소설이었다. 그녀의 다른 작품들도 다 찾아서 읽을 정도로. 그런 소설을 뛰어넘는 소설이라면, 당연히 읽어야하지 않을까?

 

<당신의 완벽한 1년>을 읽은 이유는 오로지 <미 비포 유>를 뛰어넘는 플롯, 빠져나올 수 없는 이야기라는 문구 때문이었다. 도대체 어떤 이야기를 펼쳐지기에 이런 문구를 자신 있게 사용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이 책을 펼친 이유이다.

 

책을 읽기 전에 먼저 작가를 살펴보았다. 대단한 필력을 가진 작가가 분명한데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작가라 궁금해서였다. 작가 샤를로테 루카스는 비프케 로렌츠의 필명이라는데, 비프케 로렌츠도 누구인지 모르겠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유명한 미스터리 작가이다. 호, 미스터리 작가인데 이번에는 다른 필명으로 로맨스 소설을... 기대된다.

 

소설은 요나단과 한나라는 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의 이야기를 번갈아 들려주면서 진행된다. 베프와 바람이 난 아내,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둔 요나단. 유명 출판사를 소유했기에 어렵고 힘든 상황들을 돈으로 해결하면서 살아간다. 반면 남자친구 지몬과의 행복한 결혼을 꿈꾸던 한나는 암에 걸린 남자친구에게서 청혼 대신 헤어지자는 말을 듣는다. 전혀 다른 공간과 시간에서,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는 두 사람.

 

두 사람은 어떻게 만나게 되는 걸까? 미스터리 작가라서 그런가, 묘하게 수수께끼 같은 설정들이 은근히 여기저기에 숨겨져 있다. 자신과 남자친구 지몬을 위해 ‘당신의 완벽한 1년’이라는 다이어리를 작성한 한나와 자신의 자전거 핸들에 걸린 가방에서 찾은 다이어리를 읽고 그대로 따라하는 요나단. 호, 궁금증이 커져간다. 도대체 누가 다이어리를 요나단의 자전거에 가져다 둔 것인지, 왜 그런 것인지....

 

요나단과 한나라는 인물을 통해 사랑을 얘기하지만 그 속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 대한 한 단면을 들려주기도 한다. 삶이란 특정한 어느 순간, 어느 사건에 의해 완벽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매일의 삶 속에서 만나는 너무나 평범한 순간들과 사건들이 바로 그 순간을 완벽하게 만드는 행복이라는 것을.

 

얼마 전에 읽은 책에서도 같은 얘기를 들었다. 카르페디엠, 현재를 즐기라고. 당신의 행복은 바로 그 현재에 있다고. 매 순간을 행복하게 즐긴다면 그 순간들이 쌓인 1년이 어떻게 완벽해지지 않겠냐고. 그런 완벽한 순간들을 살고 싶다. 나와 내 옆 또한 내 안에 있는 이들과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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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플라이 데드맨 시리즈
가와이 간지 지음, 권일영 옮김 / 작가정신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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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이 간지라는 이름을 어디선가 들어보긴 했는데 어떤 작품을 쓴 작가인지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의 전작이 <데드맨>이라는데 이 책 또한 본 적이 없다. 도대체 어디에서 본 걸까 궁금해서 찾아보니 <데블 인 헤븐>의 저자란다. 호, 그 책 나름 재미있게 읽었는데 왜 저자 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았던 걸까?

 

궁금증을 뒤로 하고 첫 장을 펼쳤다. 프롤로그에서 그려진 어찌 보면 환상적인 사건 같기도 한 기묘한 사건. 이걸 뭐라고 해야 할지. 진짜로 일어난 일인 걸까, 아니면 그냥 미스터리에 SF적 요소를 집어넣은 걸까? 또 하나 궁금한 점. 도대체 그래서 그가 누구라는 걸까?

 

첫 장면부터 독자를 끌어당기는 힘이 남다르다. 일단 미스터리 소설답게 무슨 일인지 맞춰 보라는 듯 툭 던져진 프롤로그가 식욕을 돋우는 전채요리처럼 독자의 흥미를 들끓게 하면서 책 속 깊이 빠져들게 한다.

 

본격적인 소설의 시작을 알리는 시체의 발견. 윽. 상상조차 하기 싫은 모습이다. 폐를 제외한 모든 내장을 빼낸 후 불을 질러 태워버린 시체. 엽기 살인마인가 생각하려할 때 툭 던지는 가부라기 형사의 한 마디. 시체의 모습이 무언가 다른 의미가 있는 듯하다고. 범인의 연민, 죄의식, 후회, 슬픔 등이 담겨있다고. 이건 또 뭐지? 무언가 심연처럼 깊은 이야기가 숨어있는 듯한 한 마디에 궁금증은 더욱 커져간다.

 

사건 해결을 위해 모인 가부라기, 마사키, 사와다, 히메노는 시체 주변에서 찾은 목걸이를 추적해가면서 20년 전 이즈미의 부모가 살해당한 사건과 댐 건설과 관련해 히류무라에서 벌어진 일들을 알게 되고 범인을 점차 구체화한다.

 

이 소설의 재미는 범인을 찾는 데 있지 않다. 범인의 윤곽은 어쩌면 소설 초반부에서부터 혹은 늦어도 중간쯤 가면 눈치를 챌 수 있지만 과연 범인의 동기가 무엇인지는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의 재미는 범인의 동기를 파악하고 과연 진실이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여정에 있다.

 

가부라기 형사와 이즈미의 시선으로 사건을 쫓아가는 구성도 흥미진진하고 조금은 비현실인 모습이라 생각되는 장면들이 적절히 섞이면서 진위 여부에 관심을 쏟기도 한다(실제로 메가네우라가 존재했었는지, 무카시톤보는 어떤 종인지 검색했다는...).

 

적지 않은 분량이지만 단숨에 읽었다. 그만큼 스토리를 끌고 가는 힘이 굉장한 작품이다. <데드맨>에 대한 찬사가 결코 과장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다음 작품은 민들레를 뜻하는 <단델라이언>이라는 데 이 작품도 상당히 흥미로울 듯. 민들레의 꽃말인 ‘풀기 힘든 수수께끼’와 정말 잘 어울리는 작품이라고 하니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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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된 악인, 유다 - 누가 그를 배신자로 만들었는가
피터 스탠퍼드 지음, 차백만 옮김 / 미래의창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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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나오는 인물 중 가롯 유다만큼 사람들의 질책을 받는 인물은 없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얼마 안 되는 돈인 은화 30냥에 스승인 예수를 판 인물로 결국 죄책감에 자살로 생을 마감하였으니 사람들의 시선이 곱지 않을 수밖에.

 

이런 유다를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고자 한 사람이 바로 이 책의 저자 피터 스탠퍼드다. 영국의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유다가 과연 사람들이 말하는 배신의 아이콘인지 아니면 다른 사도들과 후대의 기독교 세력에 의해 사용된 희생양인지, 또한 유다의 배신은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위해 예정된 계획은 아니었는지에 관심을 가지고 유다의 삶을 다시 조명한다.

 

저자는 1부 유다, 증명된 이야기에서 유다의 이름에서부터 시작해 유다라는 존재가 배신의 아이콘이 되는 과정을 사대복음부터 시작해 다양한 주장들을 토대로 설명하고, 2부 사탄의 도구, 유다에서는 유다라는 이름이 중세 시대에서부터 어떻게 활용되었는지를 보여주며, 마지막 3부 신의 대리인, 유다에 이르러서는 유다에 대한 새로운 시각에서부터 현대의 반유대주의 등 여전히 계속되는 유다와 관련된 논쟁과 주장들을 제시한다.

 

읽는 내내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성경을 바라보는 시각이 나와는 완전히 다르기에 그럴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세상의 시각으로는 그렇게 바라볼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성경의 무오성을 믿는 내게는 저자의 주장이 쉽게 다가오지 않았다.

 

저자가 어떤 결론을 내려 유다가 배신의 아이콘인지 혹은 기독교 확장을 위한 희생물이었는지 분명하게 말하지 않는다. 다양한 주장들을 제시하며 인문학적 관점으로 유다를 재조명한다. 쉽지 않은 책이다. 종교적인 시각에서도, 인문학적 시각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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