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스캔들 -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예술가들의 삶과 사랑
박은몽 지음 / 책이있는풍경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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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그 누구에게나 똑같이 작용하는가 보다. 가난한 자나 부자나, 똑똑한 사람이나 그렇지 못한 사람이나, 유명한 사람이나 평범한 보통 사람이나 모두에게 똑같이 기쁨과 행복을 주기도 하고 슬픔과 아픔을 주기도 한다.

 

<인문학 스캔들>은 시대를 앞선 예술가, 철학가, 시인 등의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다. 너무나 유명한 조르주 상드와 쇼팽, 사르트르와 보부아르의 사랑 이야기에서부터 잘 알지 못했던 한나 아렌트와 하이데거, 실비아 플라스와 테드 휴즈 등의 이야기까지 사랑의 면면들을 보여주는 유명인들의 이야기가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다양한 이들의 이야기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끈 이야기는 시인 유치환과 시조시인 이영도에 관한 것이었다. 저자가 이들의 사랑을 지칭한 착한 불륜이라는 말이 딱 그들에게 어울린다. 분명 불륜의 관계이지만 마냥 그들에게 지탄의 눈길만 보내기에는 그들의 사랑이 안타까운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것 또한 사실이기에 그렇다.

 

5000통에 달하는 편지에 담긴 사랑과 그리움.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질 않는다. 시대가 달라 편지가 두 사람을 이어주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고 시인이기에 글 쓰는 일이 익숙할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5000통이라는 편지는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거의 매일 같이 편지를 썼다는 것인데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 사랑이 과연 얼마나 될까?

 

사랑은 평범한 사람도 시인으로 만든다고 한다. 사랑에 빠지면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이니 정말 그런 것 같다. 문학, 미술, 철학 등의 분야에서 명작을 남긴 이들에게도 사랑이 미친 영향은 상당한 듯하다. 그것이 사랑의 아픔 때문이든, 사랑의 기쁨 때문이든 간에.

 

사랑, 참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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져주는 대화 - 대화의 승부에서 이기면 승리감을 얻지만, 져주면 사람을 얻는다
박성재 지음 / 책이있는마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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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겨도 찝찝한 경우가 있다. 정정당당한 시합을 하지 못한 경우가 그렇다. 이겼지만 자신이 잘못한 것이 있으니 개운할 리가 없다. 이와는 달리 정정당당한 마음과 태도로 임했지만 개운치 않은 경우도 있다. 대화에서 그런 경우를 자주 만나게 된다. 특히 술을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다 다툼으로 이어져 객관적으로는 이겼는데 무언가 묵직한 게 가슴에 남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돌이켜보면 대화에서 이기고 사람과의 관계는 잃어버린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내 생각이 옳다는 마음에 대놓고 쏘아대는 바람에 상대방과의 관계가 서먹해지고 심지어는 관계 단절이라는 극단의 상황에 이른 경우도 있다. 이런 내게 <져주는 대화>가 얼마나 귀중한 조언을 들려주었는지...

 

대화의 승부에서 이기면 승리감을 얻지만, 져주면 사람을 얻는다.

 

대화는 승부가 아니다. 서로 간의 생각을 나누고, 계획을 나누고, 마음을 나누는 방법이다. 그런 대화를 하나의 승부로 보는 것 자체가 문제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인간의 마음이란 게 그렇지 않아서 대화를 하다 생각이 갈라지는 지점에서 결국 핏대를 높이며 싸우게 된다.

 

저자는 이런 상황에서 도움이 될 만한 져주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15초의 법칙과 30초의 법칙은 대화를 할 때 꼭 명심해야 할 방법이다. 물론 쉽지는 않다. 15초간 화를 다스리며 참는다는 게 어떤 때는 불가능해보이기도 한다.

 

또한 아무리 화가 나고 극단적인 표현을 삼가라는 조언도 잊지 말아야 한다. 말 한 마디가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는 수없이 경험했다. 특히 상대방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은 항상 최악의 상황을 불러일으킨다.

 

대화의 목적은 소통이다. 소통을 위해서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과 태도와 방법이 필요하다. 이 책은 대화의 본질에서부터 실생활에서 필요한 대화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지고도 이길 수 있는 방법,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지혜로운 방법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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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각사 (무선) 웅진지식하우스 일문학선집 시리즈 3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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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소설은 독자의 마음에 한없이 퍼지는 울림을 일으킨다. 소설 <금각사>가 내게는 그런 책이었다. 일본 작가의 작품을 자주 읽는 편이 아니기에 미시마 유키오라는 작가에 대해서 거의 알지 못한 채 읽기 시작한 책이지만 소설 속 한 문장 한 문장이 너무 매력적이라 그 속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미시마 유키오는 탐미 문학의 대가이자 노벨문학상 후보로 세 차례나 거론된 작가로 그의 작품 <금각사>는 1950년에 일어난 실제 방화 사건을 토대로 한 소설로 작가의 내면이 반영된 고백 소설 혹은 성장 소설로 분류되기도 하고 탐미주의의 정수를 보여주는 소설이라고도 한다.

 

금각 혹은 우이코로 대변되는 미와 추남이자 말더듬이인 주인공 미조구치가 대변하는 추의 대립적인 모습이 그려지는 내용이 쉽지 않다. 솔직히 어렵다. 미와 추의 기준도 확실하지 않고, 미를 추구하는 인간의 본능적인 마음이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지만 또 한편으로는 과연 절대적인 미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을까, 그것보다는 결국 스스로를 추하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역으로 드러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면과 외부 세계의 불일치로 인한 절망으로 인한 자기 파괴의 모습도 상당히 충격적이다. 악함이 어떻게 드러날 수 있는지도 역시 그랬다. 이런 충격은 나 역시 그러하기 때문일 것이다. 결코 악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그런 존재이기에 말이다.

 

한 번 읽는 것으로 이 소설을 충분히 이해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탐미주의, 미와 추, 예술, 인간의 악함 등이 한데 어우러진 소설이기에 한 페이지를 넘기면서도 수없는 생각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이 소설이 매력이 바로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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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넘어 인문학 - 미운 오리 새끼도 행복한 어른을 꿈꾼다
조정현 지음 / 을유문화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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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어리다보니 매일 밤 동화책을 읽어준다. 반복적으로 읽어주면서 예전에 어렸을 때 읽었던 기억도 새록새록 살아난다. 그렇지만 동화책은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을까? 동화 속 이야기를 그렇게 깊이 생각해본 적은 없다. 그저 아이들에게 교훈적이고 유익한 이야기라고 받아들였을 뿐.

 

이런 내 생각을 완전히 뒤집어엎은 책이 있다. 조정현의 <동화 넘어 인문학>이다. 동화에서 인문학으로 이어지는 사유의 과정이 이렇게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 준 책이다. 겉표지에 실린 글처럼 동화로 어른의 마음속에 잠들어 있던 사유를 깨우치게 만들어준다.

 

어린 시절 이불 두 채와 맞바꾼 동화 전집으로 인문학적 사유를 넓혀나갔다는 저자의 이야기에 처음에는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로 동화책에 그렇게 깊은 의미가 담겨있었던가? 그렇다면 내가 읽은 동화책은 도대체 무엇이었던가?

 

저자는 ‘1부 동화로 나의 숨은 마음을 읽다’, ‘2부 동화로 내가 모르는 세상을 풀다’로 나누어 동화 속에 담긴 인문학적 메시지를 설명한다. 이미 한 번 이상은 읽은 동화들이라 내용적으로 전혀 어렵지 않다. 그렇다고 저자가 설명하는 인문학적 메시지가 가볍다는 의미는 아니다. 동화에서 발견한 이야기를 인문학 서적으로 연결하면서 일반 독자들을 조금 더 깊은 사유의 세계로 초대한다.

 

아이에게 이 책에 담긴 인문학적 메시지를 말해주면 어떨까? 갑작스레 든 생각이지만 계속해서 생각하게 된 화두이다. 아직은 너무 어린 나이이기에 솔직히 현실적이지는 않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동화 속에 담긴 깊은 이야기를 한 번쯤 미리 맛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저자의 말처럼 우리는 인문학이라는 말에 지레 겁을 먹는다. 어려울 거라고,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재미없을 거라고. 하지만 인문학은 말 그래도 사람에 관한 이야기이다. 사람에 관한 이야기는 그 어떤 것이라도 인문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동화에 담긴 깊은 인문학적 메시지처럼 말이다.

 

오늘 저녁 아이와 함께 동화책을 읽을 때 또 어떤 인문학적 메시지를 찾아볼 수 있을지, 벌써부터 가슴 설레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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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학자처럼 생각하라 -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그리고 다가올 미래
세실리 사머스 지음, 이영구.김효원 옮김 / 골든어페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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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을 하는 내게 꼭 있었으면 하는 능력을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주저하지 않고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이라고 말할 것이다. 급변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하루 뒤의 일조차도 예측하기 힘들다. 그러다보니 급격한 변화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수없는 노력을 하지만 그렇게 큰 효과를 본 방법은 많지 않다.

 

세실리 사머스의 <미래학자처럼 생각하라>는 변화를 구성하는 네 가지 힘(자원, 기술, 인구, 거버넌스), 좌뇌와 우뇌를 넘나드는 능력, 발견의 공간, 5퍼센트 규칙 등을 통해 앞으로 만나게 될 문제들을 효과적으로 풀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한다.

 

색다른 저자의 주장에 그녀의 이력을 살펴보니 저자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독특하다. 발레리나 생활을 하다, 해부학과 지압 치료 분야를 연구하여 대학 강사로 활동하였다고 한다. 미래학이라는 분야와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경험이 남들과는 다른 그녀만의 모델을 제시할 수 있는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싶다.

 

1부에서 미래학자가 변화를 구성하는 네 가지 힘을 분석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 후 2부에서는 최선의 결정을 내리는 방법과 효과적으로 상상력을 활용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3부에서는 시간과 인력, 돈의 5퍼센트만 미래를 위해 투자하라는 5퍼센트 규칙에 대해 알려준다. 마지막 4부에서는 미래학자는 어떤 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지를 보여준다.

 

책 디자인에서 보여주듯이 미래학자처럼 생각하라는 제목은 미생으로 줄여서 표현할 수도 있다. 몇 년 전 크게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와 같은 단어로 줄인 이유는 분명해 보인다.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에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그런 의미.

 

그렇기에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미래를 향한 비전을 가지고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저자가 이 책에서 주장하는 모델을 통해서이든, 자신만의 모델을 만들어나가면서이든 간에 말이다. 이를 위해서는 책에서 설명하듯이 나는 누구인지,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분명하게 확인해야 한다. 그 이후에야 진정한 미래를 예측하고 만들어갈 수 있는 상상의 나래가 제대로 펼쳐질 수 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자. 나이를 핑계로, 돈을 핑계로, 기회를 핑계로, 능력을 핑계로. 두려움 없이 변화의 물살을 탄다면 우리의 생각보다 더욱 멋진 미래를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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