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각사 (무선) 웅진지식하우스 일문학선집 시리즈 3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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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소설은 독자의 마음에 한없이 퍼지는 울림을 일으킨다. 소설 <금각사>가 내게는 그런 책이었다. 일본 작가의 작품을 자주 읽는 편이 아니기에 미시마 유키오라는 작가에 대해서 거의 알지 못한 채 읽기 시작한 책이지만 소설 속 한 문장 한 문장이 너무 매력적이라 그 속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미시마 유키오는 탐미 문학의 대가이자 노벨문학상 후보로 세 차례나 거론된 작가로 그의 작품 <금각사>는 1950년에 일어난 실제 방화 사건을 토대로 한 소설로 작가의 내면이 반영된 고백 소설 혹은 성장 소설로 분류되기도 하고 탐미주의의 정수를 보여주는 소설이라고도 한다.

 

금각 혹은 우이코로 대변되는 미와 추남이자 말더듬이인 주인공 미조구치가 대변하는 추의 대립적인 모습이 그려지는 내용이 쉽지 않다. 솔직히 어렵다. 미와 추의 기준도 확실하지 않고, 미를 추구하는 인간의 본능적인 마음이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지만 또 한편으로는 과연 절대적인 미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을까, 그것보다는 결국 스스로를 추하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역으로 드러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면과 외부 세계의 불일치로 인한 절망으로 인한 자기 파괴의 모습도 상당히 충격적이다. 악함이 어떻게 드러날 수 있는지도 역시 그랬다. 이런 충격은 나 역시 그러하기 때문일 것이다. 결코 악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그런 존재이기에 말이다.

 

한 번 읽는 것으로 이 소설을 충분히 이해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탐미주의, 미와 추, 예술, 인간의 악함 등이 한데 어우러진 소설이기에 한 페이지를 넘기면서도 수없는 생각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이 소설이 매력이 바로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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