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사로 본 비즈니스 전략 - 역사에 기업 경영의 노하우를 묻다
석산 지음 / 북카라반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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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역사는 단순히 지나간 과거가 아니다. 역사는 그 순간을 살았던 모든 이들이 만들어낸 치열한 투쟁의 역사이자 끝없이 이어진 삶의 결과이다. 그런 역사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면 그는 정말 아둔한 바보일 뿐이다.

 

그런데 역사에서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머릿속으로 분명 무언가 배운 듯하지만 실제 삶에서는 역사에서 배운 교훈을 제대로 적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 외교장관회담 합의를 보라. 결국 일본은 예전과 달라지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역사에서 위안부의 증거를 찾을 수 없다는 뻔뻔한 말만 늘어놓으면서. 그런 일본과의 합의를 이루어낸 이들은 역사에서 무얼 보았을까, 무얼 보았기에 그런 결과가 최선이라고 말하는 걸까?

 

이처럼 역사에서 무언가를 배워 실제로 적용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정치적인 면에서도 그럴진대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얼마나 어려울까? 역사와 비즈니스, 왠지 서로 별개의 분야일 것 같은 두 영역을 빗대어 설명한 책이 바로 <조선사로 본 비즈니스 전략>이다.

 

저자는 조선의 주요 사건을 통해 컨틴전시 플랜, 합리적 의사 결정 방씩, 파워풀한 워딩 전략 등 11가지의 전략을 이끌어냈다. 각각의 사건과 비즈니스 전략을 연결하면서 독자가 꼭 알아야 할 부분은 별도의 색깔로 구분하여 한 눈에 들어오게 하였다.

 

놀랍다. 정말 놀랍다. 어우동이라는 인물을 통해 시장 세분화에 따른 정확한 타키팅이라는 마케팅 전략을 설명하고 흥선대원군과 명성황후의 권력투쟁이라는 사건을 통해 변화 전략 로드맵을 그려낸다. 이런 게 진정한 통합의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

 

11가지 사건과 전략 중에서 나의 관심을 끈 부분은 바로 천하 명군 이성계와 이지란의 대결이라는 소제목의 두 번째 이야기로, 두 사람의 관계를 보여주면서 리더와 팔로워의 파트너십이라는 비즈니스 상황을 설명한다. 현재 친구들과 사업을 하면서 때때로 곤란함을 느끼는 부분이 바로 이 문제였다.

 

어렸을 때부터 친하게 지낸 친구들이다 보니 서로를 존중하는 게 지나쳐 때로는 의사결정이 늦어지거나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과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했던 나에게 이 이야기는 분명한 길을 제시했다. 1인자와 2인자가 서로를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이처럼 이 책에서 설명하는 11가지 전략은 그저 책 속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실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전략들이다. 이런 전략에 기본적인 비즈니스 개념들도 설명하고 있기에 기초가 부족한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역사와 비즈니스, 서로 다른 길에 서있다고 생각한 두 가지가 합쳐지면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이 사회에서 어떤 전략을 세워야할지를 알려주는 이정표가 만들어졌다.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비즈니스맨이라면 이 책에서 일러주는 이정표대로 걸어가는 것, 그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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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레이얼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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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작가의 묘사가 너무 맛깔스러워서였을까, 생뚱맞게도 실제 모나코의 날씨가 어떤지 무척 궁금했다. 카사블랑카, 에사우이라, 와르자자트, 사하라 사막 등등 로빈이 폴의 뒤를 쫓아가는 여정에서 묘사된 모나코의 도시들은 책을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턱하고 막히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 아마 그녀의 질식할듯한 상황이 마치 모나코의 날씨처럼 느껴지면서 이를 보는 나도 고통스러웠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도 모나코의 날씨가 궁금했던 이유는.

 

또 다른 궁금증. 책 전체에 스며들어 있는 로빈의 절절한 슬픔과 분노는 누구라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그려져 있다. 하지만 폴의 생각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폴이 로빈을 배신을 했을까? 그렇게 애틋하게 사랑하는 사람인데. 단순히 폴의 보헤미안적 기질 때문일까? 아니면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일어났던 과거의 비밀 때문에? 그런가보다 생각하고 넘어가기에는 자책하는 폴의 모습에 더욱 비밀스러운 무언가가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물론 그 마음은 결코 알 수 없는 의문으로 남았지만 말이다. 그래서였을까, 폴의 생각과 마음이 너무 궁금했던 이유는.

 

세 번째 궁금증. 폴의 뒤를 쫓는 로빈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도움을 베푸는 이들, 그런 이들이 대한민국 서울에서 살아가는 내 주변에도 과연 있을까, 라는 그런 궁금증. 가난하지만 남을 돕고 나눌 줄 아는 마이카 가족, 아티프, 이름 없는 베이커리 주인과 같은 그런 사람들을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는데. 응답하라 1988을 보라, 그 속에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이들이 있지 않은가. 그런데 지금은??? 여전히 선한 사마리아인들이 우리 주변에 있겠지만 그렇게 쉽게 찾을 수 없으리라는 마음이 더 큰 건, 단순히 나만의 잘못된 생각일까. 아부의 한 마디가 내 속에서 끝없이 울리며 외치고 있다.

 

미츠바는 늘 미츠바로 보답을 받습니다. (p.400)

 

모두가 그런 마음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제 소설 속 내용을 조그만 살펴보자.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선택의 주체가 자기 자신인지, 또한 자신에게 벌어지는 문제가 결국은 자기 스스로 만들어 놓은 함정인 것은 아닌지, 라는 질문을 던진다. 로빈을 보면 이에 대한 답은 분명해 보인다.

 

우리는 나는 왜 이리 불행하지?’ 라고 생각하며 불만을 토로하기 일쑤지만 정작 스스로 불행을 자초하며 사는 게 아닐까? (p.184)

 

로빈은 폴에게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와의 결혼을 강행한다. 자신이 폴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이상한 확신에 찬 채로. 그런데 그런 확신과 선택의 이면에는 그녀 자신도 인지하지 못한 채 가슴 속 깊은 곳에 숨어있던 죄책감 혹은 안타까움이 있었다. 결국 그녀는 무언가에 떠밀려 스스로 나락 속으로 빠져든 셈이다. 이는 또 다른 의미에서 스스로가 인생의 가장 큰 장애물이 된 것이다. 마치 그녀가 폴을 바라보며 느낀 것처럼.

 

누구에게나 인생의 가장 큰 장애물은 자기 자신이다. 폴 역시 자기 자신이 장애물이 되어 성공의 수혜를 누릴 수 없게 되었다. (p.442)

 

그렇지만 이런 선택이 불행하기만 한 걸까? 결코 그렇지 않다. 쉽지는 않지만 이런 선택도 분명히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시도하는 모든 일의 밑바탕에는 두려움과 불안감이 깔려 있다. 우리는 두렵고 불안한 마음을 벗어던지는 순간 행복을 느끼게 된다. 연인이나 배우자가 있을 경우 상대의 두려움과 불안감도 자신의 몫이 된다. 부부가 짊어지고 있던 짐들을 모두 내려놓을 때 비로소 배우자 덕분에 생의 축복이 내렸다고 생각할 수 있게 된다. 매우 고귀하고 드문 순간이다. (p.92)

 

어려웠겠지만 분명 폴과 로빈도 함께 행복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폴이 자신이 지고 있었던 짐을 로빈 앞에 모두 내려놓았다면 말이다. 피하거나 숨기지 말고 진심으로 부딪쳤다면 말이다. 결국 그와는 정반대의 길로 나아갔지만.

 

절망에 절망을 더한 시간을 보낸 로빈에게 그래도 행복은 여전히 그녀의 곁에 맴돌고 있었다. 그녀가 손을 내밀고 잡아달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꿈은 스스로 이루어야 한다. 행복도 마찬가지도. 다른 사람에게 의지해 행복해지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p.439)

 

그렇다면 결국 작가는 모든 선택이 자기의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걸까, 행복으로 가는 것도 불행으로 가는 것도. 선뜻 그렇다는 대답이 나오질 않는다. 솔직히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한 번만 다시 깊이 생각해보아야겠다. 무엇이 진정한 답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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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신화는 재미가 있어요. 사람들이 상상하는 온갖 이야기들이 신화 속에 녹아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북유럽 신화는 평상시에 자주 접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더욱 흥미진진한 내용들로 가득차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생기네요. 이름만 알았던 내용들에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지 꼭 한 번 읽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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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마리아 못된 마돈나
박초초 지음 / 나무옆의자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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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책은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읽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런 점에서 내가 소설을 읽는 목적은 분명하다. 재미다. 남들이 아무리 좋은 소설이라고 말해도 재미가 없으면 다른 어떤 책보다 읽기 싫은 게 소설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내 마음에 쏙 쓴다. 470페이지의 두툼한 분량이 순식간에 지나가버릴 정도로 가독성이 좋은 책이다. 박초초라는 신예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라는데 대단한 작가가 등장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용도 상당히 흥미롭다. 어떤 면에서는 조심스러운 소재이기도 하지만. 일제강점기 시대의 경성이라는 장소를 무대로 펼쳐지는 사랑 이야기. 경성을 배경으로 한 소설들이 적지 않지만 이 책은 경성이라는 낯설던 우리의 도시를 조금은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세밀하게 그려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그런 상황에서 삶을 이어나갔던 이들의 모습도 자세히 그리고 있다.

 

물론 소설의 중심에는 사랑이 있다. 어릴 때 함께 지냈던 여인을 찾고자 모든 것을 뿌리치고 경성으로 온 다카오카 교이치와 유림의 가풍을 이어받아 명륜학원에서 유학을 가르치는 유학자 영방. 이들이 사랑하는 여인은 화려한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에렌과 학식과 미모를 모두 갖춘 연혜이다.

 

사실 이들의 사랑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특히 같은 남자로써 교이치와 영방의 선택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겠다. 어떤 점에서는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솔직한 심정으로는 결코 현실에서는 이루어지지 않을 선택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만주국 군부대 위문공연을 갔다가 모든 것을 버리고 새로운 삶을 선택한 에렌과 연혜의 모습도 상당히 혼란스럽다.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과연 그 방법밖에 없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다.

 

모든 부분에 공감할 수는 없었지만 참 재미있게 읽었다. 작가의 말처럼 허구의 세계에서 조금이나마 진실과 맞닿은 부분도 볼 수 있었고. 그녀의 다음 작품은 어떨까, 또 다른 허구의 세계에서 진실을 볼 수 있을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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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 번 읽은 책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다 - 10년이 지나도 잊어버리지 않는 독서법
카바사와 시온 지음, 은영미 옮김 / 나라원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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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 번 읽은 책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다>

 

오호. 감탄사가 절로 튀어나왔다. 아니 어떤 비법을 가지고 있기에 한 번 읽은 책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다는 걸까, 정말로 그런 비법이 있는 걸까? 있다면 당연히 배워야한다. 학생이든 직장인이든,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당연히 배워야하지 않을까.

 

저자는 1장에서 책이 주는 이로움에 대해 설명하지만 정보가 아닌 지식을 얻고, 시간을 절약하고, 문장력을 늘려주고,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자기성장을 가져온다는 등 기존에 익히 알고 있는 독서의 장점과 그다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독서가 뇌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다양한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하여 설명한 점과 저자의 삶을 바꾼 운명의 책을 들려준 부분은 독서의 강점을 더욱 현실적으로 느끼게 한다.

 

저자가 말하는 독서법의 핵심은 2장에서 찾을 수 있다. 책을 읽은 후에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면 책을 읽은 의미가 없다. 저자는 책을 읽고 깊게 이해하는 독서법인 심독을 해야 하고 책의 내용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책을 읽은 후 7-10일 이내에 3-4회 아웃풋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3-4회 아웃풋을 하는 방법도 어렵지 않다. 책을 읽으면서 메모를 하거나 형광펜으로 밑줄을 긋고, 다른 사람에게 책을 추천하면서 간략하게 내용을 이야기하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짧은 감상평을 공유하고, 블로그 등에 서평과 리뷰를 쓰는 것이 바로 아웃풋하는 방법이다.

 

간단해 보이는 이 방법이 의외로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책을 읽는 방법부터 그렇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 같은 경우는 책에 낙서를 거의 하지 않는다. 심지어 교과서에도 메모나 밑줄을 그은 적이 없다. 별다른 이유는 없고 그저 책은 깨끗하게 읽어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이었다.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는 일도 만만치 않다. 일단 책 얘기 자체가 힘들다. 관심을 가지고 들어주는 이도 많지 않고 간략하게 추려서 이야기하는 일도 쉽지 않다(이를 위해서는 저자가 말하는 심독이 필요하다).

 

앞의 두 가지 방법도 그럴진대 감상평과 리뷰는 또 얼마나 힘들겠는가.

 

그렇지만 저자가 제시하는 아웃풋 방법들이 뇌에 자극을 주어 오랫동안 기억하게 만드는 확실한 방법이다. 이는 이미 이전의 경험으로도 알고 있던 바이다. 친구에게 문제를 푸는 방법을 설명한 내용은 오랜 시간이 흘러도 잊어버리지 않았다. 또한 서평을 쓰기 시작한 이후로 분명 책에 대한 기억이 그전과는 다르다는 것도 몸소 경험한 바이다.

 

그렇다면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들을 당연히 시도해야 한다. 심리적 방어선을 깨고 형광펜으로 중요한 부분에 밑줄을 긋거나 다양한 생각을 메모로 남기고, 심독으로 책의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감상평을 남길 수 있을 정도로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10년이 지나도 책의 내용을 경험하고 싶다면 말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든다. 정말 내 마음을 울리지 않는 책이라면 이런 방법들이 다 무용지물이라는. 저자도 역시 그렇게 말한다. 뇌에 오랫동안 남는 또 한 가지 이유는 나를 깨우는 책을 만났을 때라고. 그렇다면 어떤 책을 읽는지가 무척 중요해진다. 이에 대한 답은? 책을 읽어보면 알 수 있다.

 

책을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책을 읽는 것이 즐겁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독서가 주는 즐거움이 단순한 즐거움에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삶을 바꿀 정도의 힘을 가지기 위해서는 적절한 독서법이 필요하다. 이 책과 함께 자신만의 독서법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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