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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스쿨 ㅣ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정경호 옮김 / 오픈하우스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내 꿈은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해서 군인이 되는 것이었다. 아버지와 삼촌이 경찰 공무원이셨고 사촌 형들이 장교였던 집안 분위기에서 군인에 대한 꿈을 꾼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해 보인다. 이런 내 꿈은 고등학교 2학년이 되면서 완전히 바뀌었지만.
잭 리처는 내가 꿈꾸던 바로 그런 군인이다. 육체적으로 강인하여 어떤 임무도 결코 실패하지 않는 군인. 그뿐이 아니라 두뇌 또한 뛰어나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작전을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한 전술, 전략을 짜낼 수 있는 군인. 잭 리처와 같은 군인은 많은 남성들이 로망으로 꿈꾸는 인물이다.
리 차일드라는 작가가 머릿속에 각인된 이유는 그가 만들어낸 잭 리처라는 인물 때문이었다. 얼마나 멋지게 인물을 그려냈던지 다음 작품이 나오기를 매번 손꼽아 기다렸다. 이번에 <나이트 스쿨>이라는 책에서 만난 잭 리처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하며 책을 읽었다.
나이트 스쿨이라는 제목에서는 이 소설이 어떻게 흘러갈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우리말로 번역하기도 애매해서였을까, 나이트 스쿨이라는 영어 표현을 그대로 쓴 것은? 이런 생각을 하면서 읽기 시작한 소설은 잭 리처가 미 육군이 수여하는 훈장을 받은 후 다시 학교에 다니라는 명령을 받으면서 시작한다.
학교로 위장한 그곳에는 FBI와 CIA 요원들도 차출되어 잭 리처와 한 팀을 이루었다. 이들에게 주어진 임무는 CIA 스파이가 보낸 1억 달러의 거래를 쫓아 진실이 무엇인지를 찾는 일이다. 여기에서부터 작가의 뛰어난 이야기 구성 능력이 발휘하기 시작한다.
1억 달러에 해당하는 그 무엇과 거래를 제안한 미국인이라는 두 가지 의문 사항을 두고 잭 리처와 동료들은 이를 추적해간다. 한 가지씩 진실이 그 모습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다른 사건들이 얽히고설키고, 상대편의 허를 찌르는 다양한 두뇌 싸움에 독자는 결코 책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또한 강력한 하드보일드 액션에 더해진 싱클레어와 리처의 야릇한 관계는 이 소설이 주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소설마다 각각의 매력 포인트가 다르겠지만 이 책의 매력이라고 하면 화끈한 액션과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지적 게임이 마치 실제 상황처럼 눈앞에 펼쳐진다는 점이다. 책이 아니라 영화를 보는 것처럼. 이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을 이유로 충분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