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미사변
이태상.김미래 지음 / 자연과인문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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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와 20대가 서로의 생각과 삶을 나누는 일이 가능할까? 이성적으로는 당연히 가능하다고 말하지만 현실에서 그런 경우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몇 살 차이에서도 세대 차이를 느끼는 오늘날에는 더욱 그렇다.

 

이 책의 매력이 바로 거기에 있다. ‘80세의 노인과 24세 소녀의 사상로맨스’는 부제에서 볼 수 있듯이 적지 않은 나이차를 극복하고 다양한 분야에 걸쳐 서로의 생각을 나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들에게 전혀 연결고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같은 학교 출신이라는 연결고리가 있지만 그것도 너무 차이가 많이 나기에 별다른 의미는 없다. 겉보기에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이 어떻게 서로의 생각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게 된 것일까?

 

나이차를 극복하고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경우 중 하나는 공통의 신념을 가졌을 때가 아닌가 싶다. 종교적 혹은 사상적으로 비슷한 신념을 가진 이들이라면 분명 다른 이들에 비해 서로 간의 교제가 깊어질 여지가 높다.

 

이 책에서 서로의 생각을 나눈 두 사람은 그런 공통점으로 엮여있지는 않다. 오히려 다양한 분야에 대한 생각이나 경험이 달라 괴리감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는 모습에서 이들의 교류는 더욱 깊어진다. 80세 노인의 생각을 고루하다고 여기지 않고, 20대 청년의 생각을 철부지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태도야말로 소통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소양이 아닐까?

 

늦은 나이에 결혼해 딸아이와의 나이차이가 상당하다. 앞으로 딸아이를 어떻게 키워야할까 고민하는 중인데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면서 딸아이와 이런 관계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선천적인 관계에 후천적인 소통까지 이루어지는 그런 관계. 생각만으로도 왠지 흐뭇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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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30 17: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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