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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글, 뜻
권상호 지음 / 푸른영토 / 2017년 9월
평점 :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신문에 한글과 한문이 혼용되어 사용되었고 학교에서도 한문 수업을 별도로 진행하였다. 그러다 어느 순간 점점 우리 주변에서 사라지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 신문이나 어디에서도 한문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요즘에는 한자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져 한자능력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도 한자능력시험을 준비한다고 하니 한자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표의문자인 한자는 상당히 어렵다. 의미도 그렇고, 쓰는 것도 쉽지 않고. 그런 한자를 조금은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 있다. 권상호의 <말, 글, 뜻>이다. 다양한 한자의 의미와 사용법 등을 알려주는 책으로 예전에 무조건 외우기만 했던 내게 색다른 재미를 더해준 책이다.
한자의 3요소도 새롭게 다가왔다. 모양과 음과 뜻. 겨울 동자로 설명한 내용을 읽으니 기막히다는 표현을 이럴 때 써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한자에 담긴 말, 글, 뜻이 오묘하다. 겨울 동(冬)의 음이 동인 이유는 추위에 얼어 죽지 않기 위해서 부단히 움직여야 하기에 움직일 동자의 동, 추우면 동굴에 들어가야 하니 동굴 동. 이런 식으로 한자 공부를 한다면 랠리처럼 끝없이 이어날 수 있지 않을까?
겨울 동처럼 한 글자의 단어에서 치산치수, 민주주의 등 여러 글자로 된 단어, 문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한자 이야기를 재미나게 풀어간 책이라 누가 읽어도 부담 없이 한자를 접할 수 있다. 또한 저자의 말처럼 사라지기 쉬운 말과의 짧은 만남이 글과의 긴 여운으로 남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책이다. 깊은 사색의 순간에 빠지는 건 두말할 필요도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