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올빼미 농장 (특별판) 작가정신 소설향 19
백민석 지음 / 작가정신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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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 작가정신에서 중편소설의 의미와 가치를 알려주기 위해 특별판으로 출간한 다섯 작품 중에서 세 작품을 연달아 읽었다. 이응준의 <전갈자리에서 생긴 일>, 정영문의 <하품>, 그리고 백민석의 <죽은 올빼미 농장>이 바로 그 작품들이다.

 

세 작품의 분위기가 흡사하다. 뭔가 음산하고 그로테스크하면서 씁쓸한 느낌이 물씬 풍겨난다. 이 작품 역시 그렇다. 제목부터 남다르다. 단어의 조합이 무언가 기기묘묘하다. 묘한 분위기의 이 소설은 작가가 소설가를 그만두기 직전에 쓴 작품이었는데 이번에 일부를 다듬어서 다시 출간하였다고 한다.

 

누군가에서 온 두 통의 편지. 자신에게 보낸 편지가 아니었지만 무언가에 홀린 듯 편지에서 언급한 죽은 올빼미 농장을 찾아 나선 주인공. 마을에 도착해서 농장에 대해 물어보지만 그곳은 이미 30여 년 전에 폐허가 되어 농장의 흔적도 찾을 수 없는 허허벌판이었고, 농장에서 살던 사람들도 이미 세상을 떠났다. 그렇다면 주인공에게 편지를 보낸 이는 과연 누구지? 게다가 그와 함께 하는 인형은 또 어떤 존재인 걸까?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지만 소설은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지는 않는다. 대신 ‘나’라는 인물의 내면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어른이지만 어른이지 되지 못한 채 어른의 모습을 가진 ‘나’. 그가 집착하는 자장가. 그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 이들을 통해 작가는 성장과 소통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

 

한 번 읽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지만 이 소설의 내용을 모두 이해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수많은 질문을 스스로 던지며 하나하나 짚어나가야 작가의 의도를 제대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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