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여인실록 - 시대가 만들어낸 빛과 어둠의 여인들
배성수 외 지음 / 온어롤북스 / 2017년 2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는 저자들이다. 이 책은 현직역사 교사들이 집필했다. 물론 현직역사 교사들이 집필한 책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명의 교사가 다양한 시각에서 역사적 사실들을 제시한 경우는 거의 본 적이 없다는 점에서 분명히 다른 책들과는 구별된다. 또한 현직역사 교사 4명이 집필하다보니 각 파트마다 색깔도 다르다. 어떤 파트는 마치 수업 시간을 연상시키는 듯한 분위기로 설명하고 어떤 파트는 말 그대로 정통적인 역사 교과서적인 분위기가 풍기기도 한다.

 

이 책의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조선시대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책이라는 점이다. 조선 시대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들도 다양하게 출판되었지만 그들을 한 자리에 모아 현재의 상황과 비교하며 설명한 책은 많지 않았기에 그 의미가 남다르다.

 

저자들이 이 책을 집필한 이유는 우리가 이름은 많이 들어 익히 알고 있지만 왜 그녀들이 역사에 이름을 남겼는지는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점과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이 그녀들을 어떻게 평가했는지를 알리기 위해서라고 한다.

 

저자들이 다룬 인물들은 이미 알고 있는 인물들이었다. 어을우동, 신사임당, 황진이, 허난설헌, 김개시, 김만덕. 이들의 이름은 한 번쯤 들어본 정도가 아니라 관련 서적들을 상당히 많이 읽을 정도로 우리에게 익숙한 이들이다(김개시나 김만덕은 다른 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름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각 장의 구성은 먼저 해당 인물이 살았던 시대적 배경을 간략하게 설명한 후 인물에 대한 관심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그 후 사료 등을 근거로 객관적인 내용을 전하기도 하고 사료를 바탕으로 한 저자 나름의 추측을 전달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각 인물과 오늘날의 역사를 빗대어 설명하면서 각 장을 끝마친다.

 

책에서는 시간 순서에 따라 설명하였지만 가장 궁금한 인물인 김개시부터 읽기 시작했다. 김개시에 대한 내용이 궁금했던 이유는 오늘날의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비선실세라는 말로 온 나라를 뒤흔든 인물과 김개시가 상당부분 유사한 모습을 보였기에 저자들은 그녀를 어떻게 판단했는지 무척 궁금했다.

 

한 권의 책에서 6명이나 되는 인물을 다루다보니 아주 깊이 있는 내용이 담겨있지는 않지만 전반적인 시대 상황에 비추어 여성의 활동이 금지된 조선에서 이름을 떨친 이유를 분명하게 알 수 있게 설명한다. 또한 오늘날의 모습과 비교한 부분에서 독자 각자가 나름의 판단을 해야 할 화두를 던져 보다 폭넓은 시선을 갖출 수 있게 한다.

 

시대를 앞서간 여섯 명의 인물을 만나 이 시대를 다시 돌아본다. 우리는 지금 어떤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는지 깊이 생각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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