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다시 마키아벨리인가 -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로마사 이야기
박홍규 지음 / 을유문화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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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하면 자연스럽게 <군주론>이 떠오른다. 강력한 권력을 가진 군주의 통치를 주장했던 그는 현대 민주주의 사회와는 완전히 반대 입장에 선 인물로 여겨진다. 그런데 이런 일반적인 의견에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이가 있다. 바로 르네상스 전문가이자 법학자인 박홍규 교수이다.

 

박홍규 교수는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그의 사상 중 일부만을 담은 책이라고 주장하면서 그의 사상을 온전히 이해하고 싶다면 <리비우스 강연>을 깊이 연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마키아벨리가 <리비우스 강연>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민주공화정을 꿈꿨다고 말한다.

 

무슨 말인지 선뜻 다가오지 않는다. 강력한 힘을 가진 권력자, 정치권에서의 권모술수만을 주장한 인물로 알고 있던 마키아벨리가 그와는 정반대되는 민주공화국을 이상으로 삼았다고 하다니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마키아벨리는 자신의 이상과 사상을 분명하게 보여주기 위해 고대 로마 역사가인 리비우스가 로마 공화정의 역사를 담은 <도시가 세워지고부터>라는 책의 강연을 진행한다. 리비우스가 남긴 이 책은 총 142권이나 현재 전해지는 것은 제1-10권, 제21-45권으로, 35권에 불과하다. 이 책들 중 마키아벨리가 리비우스의 책 중에서 강연한 대상은 첫10권이다.

 

마키아벨리의 사상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마키아벨리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그렇기에 저자는 제1장에서 마키아벨리와 그가 거주했던 피렌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언뜻 보면 피렌체 여행 안내서라고 느껴질 정도로 피렌체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2장에서는 리비우스에 대해 설명한다(리비우스의 작품은 현재 우리말로 번역되어 있지 않다). 리비우스라는 인물과 그의 삶에 대해 설명한 후 리비우스가 쓴 로마사 <도시가 세워지고부터>를 각 권별로 소개한 후 마지막으로 집정관, 원로원, 민회, 호민관, 정무관, 법무관, 조영관 등으로 이루어진 로마공화정의 구조와 성격에 대해 설명한다.

 

3장에서는 마키아벨리가 자신의 사상을 설명하기 위해 리비우스를 인용하여 강연한 내용을 담았다. 이 장에서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마키아벨리를 만날 수 있다. 마키아벨리는 고대 로마를 통해 민주공화국 사상을 발전시켰고 이를 통해 유럽 여러 나라에 고대 로마식 민주공화국을 세우려고 했다.

 

마지막 4장에서는 저자가 읽은 마키아벨리의 <리비우스 강연>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를 오늘날의 현실과 연결해서 해석한다.

 

대한민국이 어수선하다. 민주공화국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헌법 제 1조의 기조가 무너지는 듯한 현실에서 마키아벨리의 사상은 다시 한 번 이 땅의 온전한 디딤돌이 될 만한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 모두의 바람인 민주공화국을 세우기 위한 디딤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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