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하는 책들 - '빨간책방'에서 함께 읽고 나눈 이야기_인문 교양 지식 편
이동진.김중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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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럽다는 생각이 가시질 않는다. 예전에는 결코 부럽다고 생각해보지도 않았던 일 때문에. 바로 독서 토론. 친한 친구 중에 한 명이 독서모임을 운영하는 데 계속해서 나오라고 권했지만 나가지 않았다. 별반 기대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내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바로 이 책 때문이다.

 

이동진 영화평론가와 김중혁 소설가의 <질문하는 책들>은 빨간책방에서 함께 읽고 나눈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이들과의 만남은 이미 전작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에서 이루어졌다. 그때는 별다른 생각 없이 넘어갔던 이런 나눔이 이번에는 왜 이렇게 부럽게 다가오는 걸까? 부러우면 지는 건데.

 

한 권의 책을 두고 영화, 소설, 철학 등을 넘나들며 두 사람의 생각을 서로 나누는 데 문득 이들처럼 내게도 이런 생각들을 나눌 사람이 있는지가 궁금해졌다. 친한 친구들도 있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기도 하지만 이처럼 깊이 있는 얘기를 나눈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래서였다. 그들의 나눔이 부러웠던 것은.

 

두 사람의 생각을 나누는 과정이 참 보기 좋다. 때로는 서로의 생각에 공감하며 이야기를 더욱 깊이 끌어나가고 때로는 서로의 다른 생각을 자연스럽게 엮어나간다. 토론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내게 그런 모습조차 너무 신선하게 다가온다.

 

이들의 진행방식도 너무 좋았지만 더욱 좋았던 것은 그들이 선택한 책들이다. 제목처럼 이들에게 의미 있는 책은 꼬리를 물고 질문이 이어지는 책이다. 이들이 소개한 모든 책들에는 하나의 생각에서 다른 생각으로 이어지는 질문들이 수없이 담겨있다. 때로는 전혀 엉뚱한 질문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그 또한 재미나다.

 

이들이 소개하는 책들 중 절반 정도는 이미 읽은 책인데 그들의 대화에 빠져들면서 모든 책을 다시 읽고 싶은 마음이 강해졌다. 내가 읽을 때는 놓쳤던 부분들이 적지 않았기에. 정말 이들이 말한 생각이 내게도 깊이 스며들지 궁금하기도 하고.

 

좋은 책들을 소개하는 책들이 수없이 많지만 이 책이 특히 좋은 이유는 단 하나의 시각에서 바라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시선이 교차되면서 독자에게 또 다른 시선을 갖출 수 있도록 이끌어주기 때문이다. 앞으로 또 어떤 책을 소개할지 모르겠지만 벌써부터 기대된다. 이들이 함께 들려주는 책 이야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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