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도 함께
존 아이언멍거 지음, 이은선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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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도 함께>라는 제목이 참 의미심장하다. 평상시에도 제목에 모든 것이 함축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터라 이 책의 제목이 과연 무슨 의미일지 읽기 전부터 궁금했다. ‘고래라는 대상이 의미하는 바, ‘라는 조사가 의미하는 바, ‘함께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가 다 남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을 처음 본 순간에는 자연을 대표하는 고래와 더불어 살아가는 자연친화적 환경 소설 정도가 아닐까 생각했다. 얼마 전에 멸종 위기에 처한 고래 종에 관한 글을 읽어서 더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소설을 읽으면서 인간과 자연이라는 부분도 없지 않아 생각하기도 하였지만 그보다 더 크게는 지구 안에 존재하는 모든 존재들, 즉 인간과 인간, 인간과 동물 등을 모두 아우르는 이야기가 그 속에 담겨있음을 알게 되었다.

 

조 학이라는 낯선 남자가 세인트피란이라는 자그마한 마을에 알몸으로 떠밀려오면서 이야기가 이어져 간다. 조 학이라는 인물은 주가 예측 프로그램 캐시를 개발하였지만 그로 인해 오히려 회사가 망했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이 세상의 멸망을 예측하자 런던을 떠나 바다로 간다. 두려움에 빠져 있던 그는 고래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하게 되고, 다시 그가 마을사람들과 함께 고래를 구한다. 세상의 멸망에 마주친 조 학은 마을 사람들을 위해 전 재산을 털어 식료품을 비축해간다.

 

실제로 이 세상에 재앙이 몰아닥친다면 인류는 어떻게 대응할까? 다른 사람들을 희생해서라도 자신만 살겠다고 아등바등 거릴까? 아니면 서로의 공존을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한 걸음씩 서로 도우며 나아갈까?

 

고래도 함께, 라는 제목에서 살짝 엿볼 수 있듯이 재앙이 몰아닥쳤을 때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은 이기심과 두려움만이 아니다. 오히려 희망을 잃지 않고 자신의 자리에서 서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 거기에 더해 이 소설에서는 고래도 인류가 살아남는 데 일조한다.

 

단 세 편의 소설만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는 이력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가볍지 않은 내용의 이야기를 저자 나름의 위트와 유머로 덧입힌 채 부드럽게 이끌어가며 우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지금 이 순간 바로 우리 옆에 희망이 있다고. 바로 당신이 그 희망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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