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권 쟁탈의 한국사 - 한민족의 역사를 움직인 여섯 가지 쟁점들
김종성 지음 / 을유문화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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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에 담긴 의미 중 하나는 우리가 배운 역사가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이런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과연 무엇이 진실일까?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만나게 되는 역사적 토대 중 하나는 김부식의 <삼국사기>와 신채호의 <조선상고사>이다. 두 저자의 역사적 관점은 완전히 다르다. 물론 시대가 다르고 각자가 가진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두 저자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역사를 있는 그대로 본 것이냐, 아니면 무언가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 것이냐가 아닐까 싶다.

 

저자는 고조선에서부터 1910년에 이르는 시기의 우리나라 역사를 패권 쟁탈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이는 기존의 관점들과는 상당히 다른 시각에서 바라본 역사이다. 특히 고대 역사에 대해서는 더욱 그러했다.

 

고대 역사에 대한 논쟁은 상당하다. 고대 역사에 따라 이후의 역사가 완전히 달라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앞서 말한 김부식과 신채호의 차이가 상당하게 다가온다. 저자 역시 이런 점을 강조한다. 신라의 우월성을 높이기 위해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 김부식 때문에 우리는 제대로 된 역사를 바라보지 못했던 것이다. 이런 역사적 왜곡으로 고조선이 어느 정도의 패권 국가인지를 알 수 없었다. 그저 우리 민족의 시초가 되는 국가 정도로만 기억할 뿐이었다.

 

놀라운 사실 중 하나는 고구려, 백제 뿐 아니라 신라도 역시 중국을 지배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역사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나도 이런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신라가 중국을 지배했다고. 그 기간이 길지 않아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김부식의 사관이 한반도 중심 사관이었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설명에 놀라움을 넘어서 절망감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역사는 있는 그대로 기록되어야 한다. 사관의 관점에 의해 뒤바뀐 역사는 역사가 아니다. 패권의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의 역사가 지금은 제대로 아는 이가 없는 역사가 되어버린 모습에서도 이런 폐단을 찾을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써나가는 지금의 역사가 올바르게 기록되지 못한다면 또 다른 왜곡의 역사가 생기게 될 것이다. 역사가 없는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고 말하듯이 올바른 역사가 전해지지 않는 민족에게도 미래가 없다. 그렇기에 패권의 역사를 올바르게 들려준 저자의 노력처럼 수많은 묻혀버린 혹은 왜곡된 역사를 제대로 전달하는 일에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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