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랩
멜라니 라베 지음, 서지희 옮김 / 북펌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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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을 살인한 용의자를 바로 눈앞에서 목격했다면? 아마 평생을 두고 그 얼굴을 잊지 못하지 않을까 싶다. 이 소설은 바로 그런 상황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멜라니 라메. 이름도 생소한 작가의 작품이기에 솔직히 책을 읽기 전까지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다. <트랩>이라는 제목도 그렇게 강렬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어디선가 몇 번은 본 듯한 제목이기에 더욱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동생 안나가 살해당한 후 자신의 집에서 나오지 않은 채 자신이 쓴 소설로만 세상과 소통하는 린다. 자신만의 세계에서 살던 그녀가 어느 날 텔레비전 뉴스에서 자신이 목격했던 살인자의 얼굴을 확인한다. 결코 잊을 수 없던 살인자의 얼굴. 분노에 사로잡힌 그녀는 자신의 손으로 동생을 살해한 그 남자를 직접 잡으려고 새로운 소설을 쓰기로 하는데..

 

소설이 재미있어지기 시작했다. 현실 속 린다와 그녀의 소설에 나오는 조피의 이야기가 번갈아 나오기 시작하면서 과연 린다가 동생의 살해범으로 확신하는 빅토르 렌첸에게 어떤 덫을 놓을지, 과연 그가 진범일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져갔다.

 

어라, 점점 분위기가 묘해진다. 빅토르 렌첸을 잡을 준비를 끝낸 린다. 두 사람은 린다의 새 책에 대한 인터뷰를 하기 위해 만나는데 분위기가 점점 묘하게 변하면서 빅토르 렌첸이 진범이 아니라 오히려 사건이 발생했던 그 당시의 주용의자가 바로 이 모든 덫을 준비한 린다였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더해 자신조차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린다의 모습에 독자는 더욱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다. 도대체 안나가 살해당한 그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멜라니 라메. 그녀의 이력을 다시 돌아보았다. 도대체 어떤 작가이기에 이렇게 뛰어난 작품을 쓴 걸까? 소설 속 소설이라는 독특한 구조, 독자의 눈길을 돌릴 수 없게 만드는 뛰어난 심리묘사, 생각지도 못한 반전의 반전. 스릴러 소설이 갖춰야할 모든 장점들을 다 보여준 소설을 쓴 그녀. 다시 돌아볼 수밖에 없었다.

 

<트랩>, 제목도 역시 다시 보인다. 소설 속 이야기를 압축한 제목이라고만 생각했던 트랩은 다름 아니라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을 위한 것이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진정 놀라운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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